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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1화

“내가 거짓말이라도 했어요? 과장 안 하고 그대로 말했을 뿐인데요.”

독고 청의가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진도하는 그를 흘겨보며 말했다.

“청의 씨가 한 말이 은소혜 씨의 명성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은 안 해봤어요?”

진도하의 말에 독고 청의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는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작게 말했다.

“그렇게 심각한가요?”

그렇게 말했지만 마음속에서는 이미 뭔가 잘못되었다는 걸 느끼고 있었다. 잠시 망설이던 독고 청의는 설명했다.

“사실 난 일부러 그런 건 아니에요. 그냥 수업 전에 사람들이 어제 오후에 두 분이 뭐 했는지 떠드는 걸 듣고 있었는데 그 얘기들이 너무 지나치더라고요. 그래서 내가 나서서 진실을 말했을 뿐이에요.”

그러면서 독고 청의는 답답한 듯 덧붙였다.

“그때는 몰랐어요. 그 사람들이 내 말을 그렇게 부풀려서 온 서원에 퍼뜨릴 줄은 정말 몰랐어요...”

진도하는 그의 설명에 콧방귀를 뀌었다.

굳이 보지 않아도 상황이 어떻게 돌아갔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분명 사람들이 자신과 은소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을 때, 독고 청의가 의기양양하게 나서서 사실을 말하고 사람들의 주목을 즐겼을 것이다.

독고 청의가 입이 가벼워 비밀을 잘 지키지 못한다는 건 진도하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진도하가 독고 청의를 탓하는 건 아니었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진도하는 남자여서 명성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이 사건이 자신에게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은소혜는 달랐다. 그녀는 여자고 아무리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는다고 해도 자신의 명성이 훼손되는 건 참기 힘들었을 것이다. 그래서 이 일에 대해서는 독고 청의가 은소혜의 용서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생각한 진도하는 독고 청의를 바라보며 말했다.

“이번 일은 청의 씨가 잘못한 거예요. 직접 가서 은소혜 씨에게 용서를 구해요.”

그러자 독고 청의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

“못 가요. 내가 가면 그 여자가 나를 죽일지도 몰라요.”

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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