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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5화

“그렇죠.”

은소혜는 당당하게 말했다.

“어쨌든 도하 씨가 내 세 가지 부탁을 들어주기로 약속했으니 내가 생각나면 그때 가서 하면 되죠.”

진도하는 속으로 답답함을 느꼈다. 은소혜는 진도하의 찡그린 얼굴을 보고 웃음을 참으며 덧붙였다.

“걱정하지 마요. 내가 살인이나 방화를 시키진 않을 거니까.”

은소혜의 말을 듣고 나서야 진도하는 겨우 표정을 되찾았다.

사실 그가 가장 걱정했던 것은 은소혜가 자신이 원하지 않는 일을 시킬까 봐서였다. 그러나 은소혜의 말투로 보아 그녀는 자신을 곤란하게 만들려는 의도가 없는 듯했다. 이 생각에 진도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진도하는 은소혜를 흘끗 쳐다보며 말했다.

“그러니까 빨리 생각해봐요. 가능하면 3개월 안에 말이에요.”

은소혜는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말했다.

“도하 씨랑 뭔 상관이에요? 난 3개월 뒤에나 생각할래요...”

진도하는 그 말에 속이 끓어오르는 느낌이었다. 그는 답답한 듯 말했다.

“3개월 후면 난 청룡성을 떠날지도 몰라요. 그때가 되면 나 찾는 것도 쉽지 않을 거예요.”

진도하의 말을 듣고 은소혜는 의아한 듯 물었다.

“도하 씨가 청룡성을 떠난다고요? 그럼 다시는 안 돌아오는 거예요?”

진도하는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몰라요. 어쩌면 좀 있다가 돌아올지도 모르고, 어쩌면... 영영 돌아오지 못할지도 몰라요.”

그가 영영 돌아오지 못할지도 모른다고 말한 것은 자신이 청룡성으로 다시 돌아올 생각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그런 기회가 없을 수도 있다는 의미였다.

은소혜는 살짝 놀랐다.

“어딜 가려는 거예요? 왜 다시는 못 돌아온다는 거예요?”

진도하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무튼 3개월 안에 생각해내도록 해요. 그래야 내가 떠나기 전에 그 세 가지 부탁을 다 들어줄 수 있으니까.”

은소혜는 생각에 잠긴 듯했다. 그러더니 갑자기 물었다.

“3개월 후에 현무성에 있는 고풍서원으로 가려는 거예요?”

말을 마치자마자 은소혜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죠. 만약 고풍서원에만 가려는 거라면 영영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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