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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3화

은소혜가 독고 청의를 보자마자 냉소를 흘리자 독고 청의는 몹시도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진도하는 은소혜에게 말했다.

“우린 소혜 씨에게 사과하러 온 거예요.”

그러면서 독고 청의 팔을 살짝 쳤다. 그러자 독고 청의는 서둘러 은소혜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소혜 씨, 미안해요. 제가 잘못했어요. 제가 함부로 말하는 게 아니었어요.”

하지만 은소혜는 다시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사과는 필요 없어요!”

독고 청의는 그 말을 듣고 더 이상 뭐라 말해야 할지 몰라 난감해했다. 그는 진도하의 소매를 잡아당기며 도와달라는 신호를 보냈다.

진도하는 사실 이런 식으로 사과를 해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은소혜 옆으로 다가가 말했다.

“소혜 씨, 청의 씨가 진심으로 잘못을 깨달았어요. 용서를 바라는 건 아니에요. 다만 제발 화만 풀어주세요. 이 일로 소혜 씨가 받은 피해를 최소화하려고 최선을 다할 거라고 약속하더라고요.”

은소혜는 걸음을 멈추고 진도하를 쳐다보더니 말했다.

“저 사람은 입이 없어서 도하 씨가 대신 말해주는 거예요? 그럼 밥도 대신 먹어줄래요?”

“...”

진도하는 은소혜의 직설적인 말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는 자신이 이런 상황에 처하게 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어찌할 바를 몰라 난감한 표정으로 독고 청의를 바라보며 두 손을 벌렸다. 자신도 더 이상 도와줄 수 없다는 뜻이었다. 더 말했다가는 은소혜에게 더 크게 공격받을 게 분명했다.

독고 청의는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이를 악물며 은소혜 옆으로 다가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소혜 씨, 제가 정말 잘못했어요. 제발 용서해 주세요. 용서하지 않더라도 제 잘못을 지나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가 꼭 이 일을 바로잡을 거예요. 절대 이 소문이 더 이상 퍼지지 않게 할게요.”

은소혜는 독고 청의를 힐끗 쳐다봤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비록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이전보다 태도가 확실히 부드러워진 것을 독고 청의는 느꼈다.

그는 마음이 살짝 놓이면서 다급히 덧붙였다.

“정말이에요. 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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