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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4화

소원은 잠깐 멈칫하더니 박장대소를 지었다.

“들켜버렸네. 그래, 내가 한 거 맞긴 한데 날 탓하면 안 되지. 나도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인데.”

소원의 표정은 후회와 광기가 뒤섞어 무척 고통스러워 보였다.

그는 냉정해지려고 두 손으로 머리를 쥐어뜯었다.

“악!”

외침 끝에 그의 눈빛은 악독스러움만 남아 다른 감정은 보이지 않았다.

이주안은 이 모습을 보고 침묵했다.

소원은 이들의 앞으로 서서히 걸어가더니 말했다.

“마지막으로 10초 셀 동안 진도하가 어디 있는지 말해주지 않으면 죽여버릴 거야.”

소원은 말을 마치자마자 주위를 둘러보았다.

“진도하. 어디 숨어서 보고 있지만 말고 얼른 나와. 아니면 한 사람 한 사람 죽여버릴 거니까.”

이주안 등은 서로 쳐다만 볼 뿐이다.

이때 이주안이 소리쳤다.

“도하 형님, 절대 나오지 마세요. 곳곳에 함정이 숨겨져 있어요. 절대 나오면 안 돼요!”

이어 현지수, 정이준도 따라서 외쳤다.

진도하는 걱정 해주는 이들의 모습에 마음이 따뜻해지면서 스승을 쳐다보게 되었다.

스승이 아까 나서지 말라고 했던 이유가 바로 곳곳에 숨겨진 함정 때문이 아닐까 싶다.

진도하는 다시 이주안 등을 쳐다보더니 속으로 중얼거렸다.

“아직 시간 남았어요. 조금만 더 버텨보세요. 시간이 되는대로 구하러 갈게요.”

소원은 이들이 외치는 소리를 듣고 말했다.

“그렇게 소리쳐봤자 무슨 소용 있어! 주위에 있다면 곧 모습을 나타내겠지. 하하.”

소원은 진도하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이때 카운트하기 시작했다.

“10! 9! 8...”

카운트는 어느새 막바지에 달했다.

“3! 2! 1!”

소원은 이렇게 냉랭하게 말했다.

“아무도 말하지 않겠다? 그러면 한 놈 먼저 죽여볼까?”

소원은 칼을 꺼내 이주안, 현지수와 정이준을 가리키면서 약 올렸다.

“먼저 누구부터 죽여볼까? 가위바위보로 정하는 건 어때?”

정이준은 침을 칵 뱉었다.

“필요 없어. 나부터 죽여. 난 살 만큼 살았으니까.”

정이준의 도발에도 소원의 표정은 평온하기만 했다.

“그래. 굳이 죽겠다는데 그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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