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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8화

작가: 김평화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06-01 19:00:00
사실 평소에 이주안은 이렇게까지 화를 잘 내지 않는다.

조금 전 소원이 자신을 심하게 때려서 얼굴에 멍이 들었기 때문에 이주안은 화가 잔뜩 나 있었다.

소원은 이주안의 말을 듣고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대답하고 싶지 않은 질문에는 절대 대답하지 않을 거야!”

“너!”

이주안은 앞으로 나아가 소원을 때리려고 했다.

소원은 다시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이주안, 넌 고작 금단경일 뿐이니 난 네가 두렵지 않아!”

이주안은 잠시 멍해 있더니 이내 소원의 몸을 걷어차며 말했다.

“내가 두렵지 않다면 이 검은 어때?”

소원은 발차기를 맞아 화가 났지만, 여전히 용음검을 들고 자신을 겨누고 있는 진도하를 바라보자 마음속의 분노를 억지로 참을 수밖에 없었다.

이주안은 이어서 말했다.

“현광서원의 원장으로서 다른 사람을 죽인 것까지는 이해할 수 있지만, 현광서원의 사람들까지 살려두지 않다니, 네가 그러고도 인간이야?”

이주안이 가장 이해할 수 없었던 점이 바로 이것이었다.

어쨌거나 소원은 현광서원의 원장이었고 모든 사람들이 그를 따랐는데, 그가 자기 사람조차 살려두지 않았다는 것은 정말 극도로 악의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말을 들은 소원은 전혀 죄책감을 느끼지 않고 오히려 웃음을 터뜨렸다. 그의 눈에서 매우 뜨거운 기운이 흘러나왔다.

“주인을 위해 죽는 것은 그들의 영광이야! 게다가 그들은 실제로 죽은 것이 아니라 불멸의 존재가 된 거야.”

소원은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

진도하는 눈썹을 치켜들고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소원을 바라보았다.

“주인? 당신이 지금 다른 사람을 위해 이런 일을 한다는 뜻인가요?”

진도하는 지금까지 이 모든 것이 소원이 주도하고 저지른 짓이라고 생각했지만 그 뒤에 다른 사람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는 차가운 눈빛으로 소원을 바라보며 물었다.

“당신의 주인이 누구인데요?”

소원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난 절대 말하지 않을 거야. 물론 네가 알고 싶다면 다른 방법이 있긴 해.”

“그게 뭔데요?”

진도하는 눈썹을 치켜올렸다. 그는 소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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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쨌거나 내 주인님을 위해 일할 수 있다는 것은 내 인생 최고의 영광이야!”소원은 자랑스럽게 말했다.진도하는 역겨운 표정을 지었다. 소원이 ‘주인님, 주인님’ 하면서 자신을 그렇게 낮출 줄은 몰랐다.소원은 계속해서 말했다.“너희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알아. 얼마 지나지 않아 너희들이 지금 얼마나 어리석은지 깨닫게 될 거야.” 소원은 코웃음을 치며 이어서 말했다.“됐어, 너희들은 영원히 모를 거야. 허허... 우리 주인님이 너희를 죽일 거니까!”이렇게 말하면서 그는 진도하를 바라보았다.“당장 용천섬을 떠나지 않으면 너희는 영문도 모른 채 죽게 될 거야.”진도하는 소원의 말을 듣고 머리를 만지며 말했다.“걱정하는 척 그만 해요.”하지만 소원은 담담하게 말했다.“허허, 네가 충고를 듣지 않는다 해도 나는 할 수 있는 게 없어. 우리 주인님에게 덤볐다가는 죽음뿐이야.”진도하가 막 말을 하려던 참에 이주안은 다시 소원의 몸을 걷어찼다.“글쎄, 우리가 죽을지 안 죽을지는 모르겠지만 넌 지금 당장 죽을 거야!”그리고 이주안은 진도하를 바라보며 말했다.“도하 형님, 더 이상 이 자식이랑 쓸데없는 말 하지 말고 그냥 바로 죽여 버립시다. 그러면 그 주인이라는 사람이 나타나는지 보자고요.”이렇게 말한 후 이주안은 진도하에게 눈짓을 보냈다.진도하는 이주안이 소원에게 겁줘서 배후를 밝히게 하려는 것임을 알았다.하지만 진도하는 지금 소원의 열정적인 태도 때문에 아무리 겁을 줘도 쓸데없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그래도 이주안에게 협조하며 말했다.“좋아요. 주안 씨 말대로 해요.”말을 마친 후 진도하는 용음검을 앞으로 뻗었다.소원은 황급히 몇 발짝 뒤로 물러나더니 당황한 표정으로 말했다.“날 죽이지 마. 날 죽이면 너도 용천섬을 떠날 수 없을 거야.”“정말요?”진도하는 눈썹을 치켜들고 소원을 바라보았다.소원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너희 여기서 괜히 나를 겁주는 척하지 마. 나 소원은 지금까지 겁먹은 적이 없어.”진도하는 그 말을 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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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행 비서의 이중 신분   제700화

    이주안, 정이준, 현지수 세 사람 모두 진도하의 말을 듣고 즉시 장검을 뽑아 소원을 겨눴다.그러나 소원은 웃으며 말했다.“이렇게까지 할 필요 있어? 나한테 달려드는 사람 너무 많은 거 아니야? 내가 도망칠까 봐 두려운 거야? 아니면 도대체 뭐가 걱정돼서 그래?”소원은 웃는 얼굴로 진도하와 다른 사람들을 바라보았다.진도하는 소원이 갑자기 대담해진 것을 보고 마음이 조금 당황스러웠다. 혹시 소원에게 도망칠 방법이 있는 걸까? 아니면 주변의 공범들이 움직이려고 하는 걸까? 지금 이러는 게 공범에게 신호를 주는 건 아닐까?진도하의 눈에 살의가 더해졌다.이주안과 다른 사람들은 소원의 작은 움직임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 그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반면 소원은 진도하의 눈에서 살의가 느껴지는 것을 보고 오히려 웃음을 터뜨렸다.“왜? 지금 날 죽이게? 헤헤... 너무 늦었어!”진도하는 소원이 왜 이렇게 자신 있어 하는지 몰라 눈썹을 치켜들며 말했다.“너무 늦었다고요? 그래요?”말을 마치자마자 진도하는 공격하려고 했다.그런데 바로 이때 제단에서 갑자기 눈 부신 빛이 발사되었다.진도하는 눈이 부셔서 앞을 똑바로 볼 수 없었다. 이주안과 다른 사람들도 어쩔 수 없이 눈을 감았다.늦다면 늦고 빠르다면 빠른, 빛은 아주 잠깐 나타났다.빛이 사라진 후 진도하는 황급히 소원을 돌아보았고, 그가 여전히 제자리에 서서 그들을 향해 미소 짓고 있는 것을 보았다.그제야 진도하는 마음을 내려놓았다.그러나 그러자마자 진도하는 갑자기 소원의 하체가 어둠 속에 숨겨져 있는 것처럼 사라졌다는 것을 깨달았다.‘어?’진도하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소원을 바라보았다.그리고 손에 쥐어진 장검을 내밀자 무시무시한 힘이 진도하가 들고 있는 용음검에서 뿜어져 나왔다.지금 손을 쓰지 않으면 진짜로 너무 늦을 거라는 것을 그는 알고 있었다.쓱!용음검이 소원의 몸을 관통했다.하지만 소원의 입가에는 여전히 미소가 번졌다.“헤헤... 내가 너무 늦었다고 했잖아!”진도하는 의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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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때 현지수가 진도하에게 다가와 말했다.“소원이 갑자기 사라진 것은 이 제단과 관련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제단과 관련이 있다고요?”진도하는 놀란 표정을 지으며 이 제단을 유심히 관찰했다.하지만 주위를 둘러봐도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다.현지수가 말했다.“이건 제단이 아니라 순간이동 장치인가 봐요.” “순간이동 장치요?”진도하는 다시 한번 놀랐다.“맞아요!”현지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전에 사부님께 순간이동 장치에 대해 들은 적이 있는데,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순식간에 이동할 수 있는 것 같았어요.”예전 같았으면 진도하는 순간이동 장치 같은 것을 믿지 않았겠지만, 지금은 많은 것을 경험하고 놀라운 것을 많이 보았기 때문에 현지수의 말을 믿게 되었다.이때 정이준도 와서 말했다.“맞아. 이 제단은 분명 순간이동 장치일 것이야. 고서에서 본 적이 있어.” 진도하는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이 제단, 아니 이 순간이동 장치는 우리가 여기 오기 전부터 있던 거예요, 아니면 여기 온 후에 새로 생겨난 거예요?”그는 이 순간이동 장치가 언제부터 존재했는지 전혀 알 수 없었기 때문에 이렇게 물었다.현지수는 바로 말했다.“이 순간이동 장치는 우리가 이곳에 잡혀 왔을 때부터 있었어요.”진도하는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그런데 다들 어쩌다 소원에게 잡힌 거예요?”현지수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모르겠어요. 그때는 기절해 있어서 다시 의식이 돌아왔을 때는 이미 소원에게 잡혀 있었어요.”진도하는 또 정이준과 이주안을 바라보았고, 두 사람 역시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우리도 지수 씨와 마찬가지로 깨어났을 때 이미 소원에게 잡혀 있었어요.” 정이준은 잠시 생각하더니 덧붙였다.“처음 우리를 잡았을 때 그 사람은 나타나지 않았어. 아마도 너의 행방을 찾고 있었던 것 같아.”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제야 어느 정도 이해가 되었다.소원은 용천섬까지 따라 들어왔지만 알 수 없는 이유로 다른 사람들과 달리 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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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도하는 스승이 계속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놀라지 않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네, 소원이 도망쳤습니다.”스승은 여전히 뒤돌아보지 않았다. 대신 그는 말했다.“왜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어?”“네, 이해가 안 돼요.”진도하는 고개를 저었다.“그가 왜 도망쳤는지 이해가 안 된다는 거야, 아니면 내가 분명히 그 사람을 죽일 수 있었는데도 왜 죽이지 않았는지 이해가 안 된다는 거야?”스승은 뒤를 돌아보며 미소를 지은 채 진도하를 바라보았다.진도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스승이 그의 정곡을 찔렀다. 그는 소원이 어떻게 이 순간이동 장치를 통해 도망쳤는지, 이 순간이동 장치가 소원을 어디로 전송했을지 전혀 알지 못했다.하지만 진도하는 스승이 왜 나서지 않았는지 이해했다. 그 자신도 소원이 갑자기 떠날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발밑의 제단이 순간이동 장치라는 것을 알았다면 주저하지 않고 나섰을 것이고, 소원을 그렇게까지 몰아붙이지도 않았을 것이다.스승은 진도하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을 보고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됐어, 이 문제는 생각하지 마. 오히려 잘 된 것일지도 몰라!” 스승의 말을 듣고 진도하는 놀란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설마 일부러 소원을 놓아주신 건가요?”진도하는 잠시 고민하더니 방금 마음속으로 깨달은 점을 물었다.스승은 곧바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맞아. 일부러 놓아주었어.”진도하는 의아한 표정으로 스승을 바라보며 물었다.“그 사람을 살려둔 데 무슨 이유라도 있으신가요?”그러자 스승은 즉시 정정했다.“그 사람을 살려둔 게 나한테 용도가 있어서가 아니라 너한테 도움이 될 거라서 그래.”“저한테요?”진도하는 놀란 표정으로 자신의 코를 가리켰다.그는 스스로 멍청하다고 생각했다. 스승의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스승이 말했다.“이 순간이동 장치는 모두가 수련자인 다른 세계로 연결되는데, 내가 일부러 소원이라는 자를 놓아준 이유는 그가 너에게 길을 인도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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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승은 뛰어난 실력을 갖췄고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 볼 수 있으니 당연히 지금 진도하의 마음이 혼란스러우리라는 것도 알았다.그는 진도하의 곁으로 걸어와 진도하의 어깨를 두드렸다.한줄기 온기가 진도하의 마음에 흘러들자, 그는 즉시 온몸이 따뜻해지며 마음속의 분노가 갑자기 진정되었다.스승은 계속해서 말했다.“이놈아, 지금 네가 해야 할 일은 실력을 제대로 키우는 것이야. 실력을 잘 키워야만 네가 알고 싶은 정보를 얻을 수 있어.”진도하는 그 말에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였다.스승이 매우 직설적으로 말했지만, 진도하 역시 스승이 한 말이 맞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매우 강해져야만 자신이 알고 싶은 것을 알 수 있다.그는 스승을 올려다보며 물었다.“제가 어떤 경지까지 올라가야 소원의 주인을 찾으러 갈 수 있는 겁니까? 음... 원만한 경지에 이른 다음엔 가도 되나요?”스승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넌 이 세계를 잘 이해하지 못할 거야.”“네?” 진도하는 의아한 표정으로 스승을 바라보았다.스승은 말했다.“소위 말하는 원만한 경지에 도달한다는 것은... 수련의 시작일 뿐이야.”진도하의 눈이 갑자기 커졌다.그가 막 말을 하려던 찰나, 스승이 계속 말했다.“지금은 설명할 수 없지만, 간단히 말해서 네가 원만한 경지에 도달하고 다시 이 순간이동 장치를 통과해 현실 세계에 도달하면 지금 내가 한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할 수 있을 거야.”진도하는 스승의 말이 무슨 뜻인지 몰랐지만, 힘없이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조금 전에 소원도 진도하더러 아직 현실 세계를 보지 못했다고 말했고, 이제 스승도 그에게 현실 세계를 보지 못했다고 말한다.그렇다면 현실 세계는 정확히 어떤 모습일까? 진도하는 한참을 생각했지만 답을 알 수 없었다.실력이 강해져야만 자신이 알고 싶은 모든 것을 알 수 있을 것 같았다.이 순간 진도하는 깊은 무력감을 느꼈다. 하지만 그는 스스로 자신을 통제할 수 없었다.스승은 진도하의 몸에서 흐트러진 느낌을 감지하고 다시 한번 진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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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말을 들은 열몇 명의 수련자들은 더욱 두려워졌다.이때 문 밖에서 시끄럽고 혼란스러운 발걸음 소리가 들려오자 수련자들은 의아한 표정으로 문 쪽을 바라보았다.곧 그들 앞에 나타난 사람들은 다름 아닌 같은 문파의 동료들이었다. 그들의 얼굴에는 놀란 표정이 가득했다.“이...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일흔 명이 넘는 동료들이 입가에 피를 흘리고 창백한 얼굴로 절망적인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이었다.“너희 단전이 파괴된 거야?”금세 누군가가 상황을 깨닫고는 두려움에 떨며 물었다.하지만 그 수련자들은 아무 말 없이 진도하와 은소혜를 비켜 지나 문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이 광경을 목격한 나머지 수련자들은 커다란 충격을 받았다.비록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자세히는 모르지만 그들은 동료들의 단전이 파괴된 것이 바로 진도하 때문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진도하는 숫자를 세기 시작했다.“10!”“9!”“8!”세 개의 숫자가 떨어지자마자 그중 한 명이 기운을 모아 자신의 단전을 가격했다.첫 번째로 나선 사람이 나오자 두 번째, 세 번째로 자진해서 단전을 파괴하는 이들이 연달아 나왔다.결국 열몇 명 모두 단전을 스스로 파괴했다.그제야 진도하는 만족한 듯 몸을 돌려 문을 나섰고 은소혜도 뒤를 따랐다.두 사람은 독고 청의와 주선우가 기다리고 있던 곳으로 돌아왔다.독고 청의가 물었다.“다 해결된 거죠?”“네, 해결됐어요.”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러자 주선우가 물었다.“그럼 저들을 그냥 이렇게 놔둬도 되는 거예요?”진도하는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그냥 두죠.”비록 그들이 고천혁과 함께 악행을 저질렀지만 이제 그들은 단전이 파괴된 폐인이 되었으니 굳이 끝까지 몰아붙일 필요는 없었다. 게다가 때로는 살아 있는 것이 죽는 것보다 더 고통스러울 때도 있으니까.주선우는 고개를 끄덕이고 한동안 생각에 잠겼다가 갑자기 흥분한 듯 진도하에게 말했다.“형님! 고천혁도 죽고 고문파도 거의 전멸했으니 이제 상고성에는 더 이상 문파가 없어졌어요.”“네?”진

  • 수행 비서의 이중 신분   제1030화

    그 한 마디가 마치 천둥소리처럼 크게 울려 퍼졌다.은소혜는 귀를 문지르며 속으로 생각했다.‘도하의 실력이 점점 강해지고 있구나.’문 앞에 있던 독고 청의와 주선우를 비롯한 다른 수련자들도 본능적으로 귀를 막았다.진도하의 목소리는 고문파의 본거지에 울려 퍼졌고 안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들었을 것이다.아니나 다를까 1분도 지나지 않아 십여 명의 수련자들이 장검을 들고 진도하 앞에 분노에 찬 얼굴로 모습을 드러냈다.그들 중 선두에 선 마흔 즈음의 중년 남자가 화난 표정으로 진도하를 노려보며 말했다.“우리 고문파 앞에서 감히 고함을 치다니, 너 죽고 싶어?”그러자 진도하는 무표정하게 대답했다.“고천혁은 이미 죽었어. 너희도 단전을 스스로 파괴하면 목숨만은 살려줄게. 그렇지 않으면 너희는 죽음을 맞이하게 될 거야.”그 중년 남자는 갑자기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너희 둘 미쳤어? 여기가 어딘 줄이나 알아? 감히 여기서 그런 허튼 소리를 하다니, 죽고 싶어서 안달이 났구나!”단전을 자진 파괴한 고문파 수련자들이 아직 돌아오지 않았기에 그는 고천혁이 죽었다는 사실도, 다른 수련자들이 이미 단전을 스스로 파괴했다는 사실도 전혀 몰랐다.그는 진도하를 분노에 찬 눈빛으로 바라보며 바로 칼을 뽑을 듯한 기세였다.진도하는 화를 내지 않았고 그저 웃으며 중년 남자에게 물었다.“너희 고문파 사람들은 모두 여기에 있어?”그와 동시에 진도하는 자신의 감지력을 넓혀 주변을 탐지했다.중년 남자는 대답 대신 화를 내며 소리쳤다.“어서 나가! 안 그러면 우리 세 개 주성의 수장님이 돌아오시면 넌 반드시 죽을 거야!”그는 진도하와 은소혜가 풍기는 강력한 기운을 느끼고 자신이 그들을 상대할 수 없음을 직감했다.그러나 평소 상고성에서 악명을 떨치며 권력을 휘두르던 그는 이들을 딱히 신경 쓰지 않고 세 개 주성의 수장을 언급하며 그들을 위협하고 쫓아내려고 했다.이때 은소혜가 칼을 들고 중년 남자 옆으로 성큼 다가가며 말했다.“네가 말하는 ‘세 개 주성의 수장’이 고

  • 수행 비서의 이중 신분   제1029화

    그때 백발의 노인이 말했다.“길을 안내해드릴까요?”“좋습니다!”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였다.이미 고천혁을 제거한 이상 고문파의 나머지 사람들도 빨리 처리해야 했다. 그들을 놓쳐서 도망가게 한다면 더 큰 골칫거리가 될 것이 분명했다.이런 생각이 들자 진도하는 말했다.“어르신, 젊은 분 한 분만 보내주세요. 어르신께서 굳이 함께 가실 필요는 없습니다.”백발의 노인은 진도하의 뜻을 알아차리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철수야, 네가 발도 빠르고 민첩하니 진 대사님을 안내해드려라.”“알겠습니다!”철수는 사람들 속에서 뛰어나와 신나게 말했다.“진 대사님, 저를 따라오시죠!”“가요!”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이고 한 발짝 앞으로 나서며 철수의 팔을 가볍게 잡았다.“철수 씨는 방향만 알려주면 돼요.”“알겠습니다!”철수는 곧장 대답했다.“이 길 끝까지 가서 왼쪽으로 꺾으면 됩니다!”철수가 방향을 알려주자 진도하는 환허보를 발휘해 고문파 본거지로 빠르게 향했다. 가는 동안 철수는 입을 틀어막고 있었고 언제든지 토할 것처럼 보였지만 이를 악물고 참아냈다. 은소혜와 독고 청의 일행도 그 뒤를 따랐다.얼마 지나지 않아 단전을 자진 파괴한 고문파 수련자들이 진도하의 눈에 들어왔다.그들도 진도하를 보자마자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우린 이미 단전을 끊었는데 왜 또 우리를 죽이려는 거야?”그들은 진도하를 두려워하며 물었다.그러자 진도하는 냉담하게 대답했다.“걱정하지 마. 나는 약속은 꼭 지켜.”“그런데 왜...”그들은 여전히 불안한 눈빛으로 진도하를 바라보았다.그러나 진도하는 대답하지 않고 철수에게 다시 방향을 물었다. 철수가 또 다른 방향을 가리키자 진도하는 곧바로 그 자리를 떠났다.단전이 파괴된 고문파의 수련자들은 진도하가 사라지자 그제야 긴장을 풀고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그들은 서로 눈을 마주쳤고 얼굴에는 씁쓸한 표정만 남아 있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상고성에서 위세를 떨치던 수련자들이 이제는 단전이 파괴된 폐인이 되었으니 당연히 감

  • 수행 비서의 이중 신분   제1028화

    그 수련자는 눈빛이 흔들리며 혼란스러워졌다.진도하는 분노에 차 소리쳤다.“설마 나를 직접 나서게 만들 생각이야?”고문파의 수련자들이 자진하여 단전을 끊고 있을 때 진도하는 자신의 감지력을 모두 풀어놓았다. 혹시라도 누군가가 거짓으로 단전을 끊는 척할까 염려했기 때문이다.지금 진도하 앞에 있는 이 수련자가 바로 그런 경우였다. 그는 자신의 단전을 때리는 시늉만 했을 뿐 실제로는 기운을 모으지 않았고 피를 뱉는 척까지 했다. 그의 단전은 멀쩡했다.그 수련자는 복잡한 눈빛으로 진도하를 바라보더니 침을 몇 번 삼키며 눈을 감았다. 이어서 그는 제대로 자신의 단전을 향해 손바닥을 내리쳤다.퍽.이번엔 진짜로 선홍빛의 피가 튀어나왔다.그제야 진도하는 손을 휘저으며 말했다.“꺼져!”그 수련자는 단전이 파괴된 고통을 억지로 참고 비틀거리면서 자리를 떠났다.곧 고문파의 수련자들은 모두 단전을 스스로 끊고 떠났다. 그제야 진도하는 용음검을 거두었다.그는 뒤돌아 은소혜와 그녀 뒤에 있는 수련자들을 보며 물었다.“우리는 사상자가 있어?”“사상자는 없지만 부상자는 몇 명 있어.”은소혜가 대답했다.조금 전 그들이 고문파의 수련자들과 싸울 때 은소혜는 계속해서 상황을 주시하고 있었고 위험한 상황이 생길 때마다 바로 달려갔기 때문에 다행히 죽은 사람은 없고 몇 명의 부상자만 나왔을 뿐이었다.“그래도 부상 당한 사람들은 이미 치료를 받았어. 지금 다들 몸 상태가 좀 허약할 뿐이지 큰 문제는 없어.”은소혜가 덧붙였다.그러자 진도하는 안도하며 품에서 약병을 꺼냈다.“이 약들은 내가 직접 만든 거예요. 수련에 큰 도움이 될 테니 모두 한 알씩 가져가요.”이들은 진도하의 부탁을 거절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그를 도왔기에 진도하는 그들에게 깊은 감사를 느끼고 있었다. 그는 수련자들에게 보답하고 싶어 이 약을 내놓은 것이었다.진도하는 약병을 가장 가까이 있던 수련자에게 건네주었고 그 수련자는 약을 하나 꺼낸 다음 옆 사람에게 다시 약병을 넘겼다.바로 그

  • 수행 비서의 이중 신분   제1027화

    진도하는 말을 마치자마자 다시 한번 용음검을 뽑아들고 고문파의 수련자들을 향해 검을 겨누었다.검 끝에서 느껴지는 서늘한 살기가 고문파의 수련자들을 압도했고 이에 모두가 침묵 속에 휩싸였다.‘어떻게 해야 하지?’아무도 쉽게 입을 열지 못했다.그들이 망설이는 사이 은소혜와 독고 청의를 비롯한 다른 수련자들이 모두 다가와 고문파 수련자들을 포위했다.그들의 숫자는 고문파보다 적었지만 그들의 전의와 사기는 하늘을 찌를 듯했다.그들은 무기를 움켜쥔 채로 고문파의 수련자들을 차가운 눈빛으로 응시했으나 말은 하지 않았다. 그들의 의도는 명확했다. 시간이 다 되면 진도하와 함께 일제히 달려들겠다는 것이다.“남은 시간은 50초.”진도하의 냉혹한 목소리가 울렸다.고문파의 수련자들은 한 마디도 하지 못했다. 그 누구도 진도하의 검을 견딜 자신이 없었고 죽고 싶지도 않았다.“내가 단전을 끊으면 정말로 날 살려줄 거야?”갑자기 누군가가 물었다.진도하의 시선이 그를 향했다. 대부경 1단계의 수련자였다.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스스로 단전을 끊는 자는 살려 보낼 거야.”“그 말 꼭 지켜.”그 남자는 그렇게 말한 뒤 손에 기운을 모아 자신의 단전을 향해 내리쳤다.퍽.남자는 입에서 피를 뿜어내며 단전의 파괴로 인한 고통을 억지로 참아냈다. 그는 이를 악물고 진도하를 바라보며 말했다.“이제 난 가도 되는 거지?”“가.”진도하가 고개를 끄덕였다.첫 번째로 단전을 끊은 자는 몸을 돌려 휘청거리며 멀리 걸어갔다. 10미터쯤 걸어간 뒤 누구도 그를 쫓지 않자 그는 단전을 움켜쥐고 빠르게 거리 끝으로 도망쳤다.이 광경을 본 고문파의 다른 수련자들은 진도하가 정말로 그 남자를 놓아주었다는 사실에 더욱 망설이기 시작했다.진도하는 다시 한번 말했다.“남은 시간은 이제 30초.”이 말을 듣자 고문파의 수련자들은 모두 당황했다.퍽.또 한 명의 수련자가 기운을 모아 자신의 단전을 내리쳤다.“푸우...”그는 피를 뱉어내고 몸을 돌려 떠나갔다.진도하는

  • 수행 비서의 이중 신분   제1026화

    진도하의 영적 기운이 섞인 외침은 천지를 진동시키는 것 같았다.은소혜와 다른 일행들, 그리고 고문파의 수련자들까지도 순간 멈칫하며 진도하를 바라보았다.진도하가 어깨에 메고 있는 고천혁을 보자 은소혜 일행은 놀라움과 기쁨이 섞인 표정을 지었다. 그들은 진도하가 또다시 대부경 7단계의 수련자를 처치했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진도하는 대부경 7단계가 아니었지만 그 이상의 실력을 보였다.반면 고문파의 수련자들은 공포에 질린 표정으로 당황스러워했다.“우리 문주님이 죽었어?”“어떻게 문주님이 저놈을 이기지 못할 수 있어?”고문파의 수련자들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그들은 고천혁이 다른 수련자들과 겨루는 모습을 여러 번 봐왔고 고천혁이 대부경 7단계의 수련자 앞에서조차도 주눅 들지 않는 모습을 목격했었기 때문이다.상대가 아무리 강하더라도 고천혁이 옥판을 꺼내 들면 그 즉시 상대는 가루가 되어 사라지곤 했다. 그런데 이번엔 고천혁이 실패했다니.그들은 마음이 혼란과 두려움으로 가득 찼고 더 싸워야 할지 망설이기 시작했다.진도하는 고천혁의 시체를 땅에 던지고 고문파 수련자들을 향해 냉정하게 말했다.“고문파의 수련자들, 잘 들어라! 고천혁은 죽었어! 너희가 자진해서 단전을 끊는다면 목숨만은 살려줄게! 그렇지 않으면 너희를 맞이할 건 죽음뿐이니까 각오해!”진도하의 말이 떨어지자 고문파의 수련자들은 모두 침묵에 잠겼다.그들의 얼굴에는 망설임이 드러났다. 단전을 자진해서 끊어야 할지, 아니면 목숨을 걸고 싸워야 할지 갈등에 빠진 것이다.그때 누군가 외쳤다.“우리를 속이려 해도 소용없어! 단전을 끊으면 결국 죽을 운명 아니야?”진도하는 그 말을 한 이를 바라보았다.“음? 대부경 4단계군.”그 대부경 4단계의 남자는 고문파의 다른 수련자들을 향해 돌아서더니 외쳤다.“모두 속지 마요! 죽을 각오로 싸우면 어쩌면 살 수 있는 길이 있을지도 몰라요! 단전을 끊는다는 건 우리 목숨을 칼 위에 올려놓는 거나 다름없어요. 저놈들이 우리를 살려줄지 죽일지는

  • 수행 비서의 이중 신분   제1025화

    쿵.거대한 굉음이 울렸지만 이번에는 피가 튀지 않았다.고천혁은 순간 멍해졌다.그는 속으로 생각했다.‘설마 진도하 몸에 또 무슨 비장의 무기가 있단 말이야?’그는 재빨리 진도하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그리고 그 순간 진도하가 크게 외쳤다.“아아아!”이 외침은 매우 고통스럽게 들렸고 천지를 뒤흔들 듯했다. 고천혁은 그 외침에 영혼마저 뽑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다음 순간 한 줄기 빛이 진도하의 어깨뼈에서 튀어나왔다.퍽.그 빛줄기는 바로 고천혁의 가슴 앞에 닿았다.크게 놀란 고천혁은 생각했다.‘이건 또 뭐야?’그는 서둘러 옥판을 조종해 방어하려 했다.그리고 그제야 공격해 온 것이 뼈 한 조각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곧바로 그 뼈 조각이 옥판과 충돌했다.쾅.두 물체가 부딪히며 엄청난 에너지가 폭발했다.끼익.옥판은 깨졌고 수많은 조각으로 부서져 주변으로 흩어졌다.“젠장!”고천혁은 차가운 숨을 내뱉었다.옥판을 소유한 이후 그는 거의 무적이었는데 귀일경 이하에서는 그와 맞설 자가 없었다.옥판 덕분에 그는 상고성과 다른 두 주성의 문파를 멸망시키고 3대 주성의 수장이 될 수 있었다.하지만 지금 그의 비장의 무기가 산산조각이 났다니?고천혁은 얼어붙은 채 믿기지 않는 표정을 지었다.그러나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그의 어두운 눈빛 속에 갑작스럽게 빛이 스쳤다.‘뭐지?’뼈 조각은 옥판을 부순 후 고천혁을 향해 빠르게 날아오고 있었다.눈 깜짝할 사이였다.“오지 마!”고천혁의 얼굴은 공포로 일그러졌다. 그는 급히 몸을 뒤로 뺐지만 그의 속도는 뼈의 속도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쉭.뼈 조각은 고천혁의 호신 영기에 부딪혔다.쾅.고천혁의 호신 영기는 산산조각이 났다.“뭐야?”고천혁의 눈이 커졌다.뼈 조각은 여전히 속도를 줄이지 않고 고천혁의 가슴을 뚫고 지나갔다. 고천혁은 움직임을 멈췄고 얼굴에 당혹감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그리고 가슴에는 축구공만 한 구멍이 뚫려 있었다.그는 그 자세를 유지한 채 3초간 서 있다가 결국 땅

  • 수행 비서의 이중 신분   제1024화

    고천혁은 말을 마치자마자 손에 들고 있던 옥판을 던졌다.옥판은 빠르게 회전하며 진도하와 고천혁 사이에 자리 잡았다.하지만 진도하는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 어차피 스승님이 준 비취색 목걸이가 있으니 이 목걸이는 귀일경의 전력을 막아낼 수 있었다.그러니 옥판의 힘도 충분히 막아낼 수 있다고 믿었다. 그것이 진도하가 가진 자신감이었다.진도하는 마음을 굳혔다. 만약 옥판의 공격을 막지 못한다면 바로 스승님이 준 비취색 목걸이를 꺼낼 생각이었다.하지만 그 순간 옥판에서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났다.슝.옥판에서 수많은 빛줄기가 쏟아져 나왔고 곧이어 검기와 영기가 진도하를 완전히 뒤덮었다.진도하는 반응할 틈도 없이 공격을 당했다.따다다다.그 빛줄기들이 빗방울처럼 진도하의 몸을 강타했고 그의 몸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다.고천혁은 잔인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이건 네가 자초한 일이야!”옥판은 여전히 회전 중이었고 진도하의 호신 영기는 이미 산산조각이 났다. 그의 몸에는 상처가 끊임없이 늘어났다.진도하는 저항하고 싶었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상처가 늘어날 뿐만 아니라 죽음의 기운이 그의 온몸을 감싸고 있었다.진도하는 자신의 수명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음을 느꼈다. 피가 다 흘러나가기도 전에 그의 수명은 모두 사라질 듯했다.“아아아!”진도하는 크게 소리치며 억지로 체내의 영기를 끌어모았다.다시 한번 호신 영기를 형성했지만 머릿속은 혼란스러웠다. 어떻게 해야 할지 방법을 찾기 위해 필사적으로 고민했다.그러나 죽음의 기운에 압도당해 비취색 목걸이조차 꺼낼 수 없었다.이것이 옥판의 무서움인가? 고천혁이 3대 주성의 수장이 될 수 있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었던 건가?수많은 수련자들이 그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이 때문일 것이다.그 순간 호신 영기는 다시 산산조각이 났다.끝없이 쏟아지는 빛줄기들이 진도하를 향해 끊임없이 날아왔다.푹. 푹. 푹.진도하의 몸은 점점 더 많은 상처로 가득 찼고 그의 영기도 계속 소모되었다.결국 진도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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