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999화

얼마 지나지 않아, 진석은 아크로빌에 도착했다.

그는 위층으로 올라가더니 문을 밀고 하영의 침실로 들어갔다.

하영이 침대에 웅크리고 있는 모습을 보며 진석은 왠지 모르게 가슴이 답답했다.

그렇게 침대 앞으로 걸어간 진석은 의자를 가져와서 하영의 옆에 앉았다.

인기척을 듣고 하영은 눈을 뜨며 진석을 바라보았고 힘없이 물었다.

“당신의 전화는 그냥 장식품인가요?”

진석은 멈칫했다.

“나한테 전화했었어?”

말하면서 진석은 핸드폰을 꺼내 보았다.

부재중 전화가 있는 것을 보며 진석은 사과했다.

“미안해, 정말 몰랐어.”

하영은 몸을 받치고 일어나더니 진석의 머리카락을 힐끗 보았다.

그녀는 곰곰이 생각하다 입을 열었다.

“오늘 회사에 갔죠?”

“응.”

진석이 말했다.

“넌...”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하영은 그의 말을 끊었다.

“당신 몸에서 나는 담배 냄새 때문에 속이 울렁거려요.”

말하면서 하영은 기침을 했다.

“좀 씻고 나서 이야기하면 안 될까요?”

진석은 눈살을 찌푸렸다. 오늘 회의실에는 확실히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있었다.

하영이 아직 감기에 걸렸다는 것을 생각하자, 진석은 일어섰다.

“그래, 네 욕실 좀 빌려 쓸게.”

말을 마치자, 진석은 욕실로 가서 샤워를 했다.

하영은 가슴이 두근거렸는데, 그녀는 진석이 욕실에 들어가지 않을까 봐 두려웠다.

그러나 진석이 이렇게 협조할 줄이야.

안에 있는 목욕 수건은 하영이 새로 꺼낸 것인데, 진석이 그것으로 머리를 닦으면 기필코 머리카락을 남길 것이다.

오직 이렇게 해야만 하영은 진석의 DNA를 얻을 수 있었다.

약 10분 후, 진석이 화장실에서 나왔다.

그는 하영의 곁에 앉았다.

“지금은? 아직도 담배 냄새 나?”

하영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내가 당신에게 전화한 이유는, 나 대신 전신 검사 좀 예약해 달라고 부탁하기 위해서였어요.”

“언제 검사하고 싶은데? 내가 미리 시간 비워두라고 할게.”

“요 며칠로 정해요.”

하영은 일부러 물었다.

“저녁에 뭐 하러 왔어요?”

“아주머니가 너 하루 종일 밥을 안 먹었다고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