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나를 보자, 하영은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그녀는 손을 높이 들며 인나를 향해 흔들었다.“인나야!”하영의 목소리에 인나는 고개를 돌려 하영을 바라보았다.그녀가 과장될 정도로 화장한 것을 보고 인나는 하마터면 하영을 알아보지 못할 뻔했다.인나는 놀라서 빠른 걸음으로 하영에게 다가갔다.“세상에, 하영아, 한동안 못 봤는데, 너 스타일 바뀌었어?! 뭐 클럽이라도 가려는 거야?!”하영은 얼른 인나의 팔을 안았다.“아니, 이 일은 말하자면 길어. 이따가 차에 올라가서 자세히 말해줄게.”이 말을 듣자, 인나는 그제야 깨달았다.“아, 나 알겠다. 현욱 씨가 너에 관한 일을 말해줬거든.”하영은 눈빛이 어두워졌다.“음... 이런 기분 나쁜 일은 일단 뒤로 하자. 이따가 너도 외국에 있을 때의 일을 이야기해줘.”두 사람이 차에 탄 후, 인나는 오히려 자신이 A국에 있었던 일을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대신 그녀는 하영에게 말했다.“밥 먹으러 가지 말고 먼저 주민을 찾아가자.”하영은 멍해졌다.“벌써 그 여자를 찾으러 가려는 거야?”인나는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응. 그렇지 않으면 나도 이 일을 알고 밤새 비행기표를 끊으며 돌아오지 않았을 거야. 심지어 현욱 씨에게도 아직 알리지 않았어.”하영은 잠시 침묵했다.“그래, 알았어. 우리 부진석의 별장에 가서 주민을 찾으러 가자.”“두 사람 같이 지내는 거야?” 인나가 물었다.“응, 그동안 줄곧 뉴스를 지켜봤기 때문에 주민이 부진석의 별장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인나는 걱정을 금치 못했다.“하영아, 나도 정 대표님의 일을 전해들었어. 너...”“괜찮아, 인나야.” 하영은 그녀의 말을 끊었다. “난 아무렇지도 않아. 그리고 나도 그이가 이렇게 죽었다는 것을 믿지 않거든.”“참, 허 비서의 일은 알고 있는 거야? 김호진은?”하영은 눈살을 찌푸렸다.“허 비서가 지금 부진석을 따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김호진에 관한 일은 잘 몰라.”“그 사람 죽었어.”인나가 말했다. “목이 칼
주민은 저도 모르게 사방을 둘러보았는데, 누군가 이미 창문을 열고 머리를 내민 것을 보고, 그녀는 안색이 돌변했다.분노와 억울함을 참으며 주민은 입을 열었다.“할 말 있으면 들어가서 말해요!”인나는 움직이지 않았다.“왜요? 당신이 한 짓이 남에게 알려질까 봐 두려운 거예요?”주민은 몸이 경직해지더니 감정을 통제할 수 없었다.“들어가서 말하라고요!!”“당신이 들어가라고 하면 내가 들어가야 하는 거예요?” 인나가 말했다. “내가 당신들의 이 더러운 소굴에 들어가고 싶은 줄 아냐고요?!”주민은 두 손을 꼭 쥐고 있었다.“도대체 무슨 일로 찾아온 거죠?!”인나가 주민에게 다가가자, 경호원은 바로 인나를 가로막았다.인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경호원을 힐끗 쳐다보더니 주민에게 말했다.“얘기하고 싶으면 이 사람들 물러나라고 해요.”주민은 내색하지 않고 숨을 들이마시며 호흡을 조절했다.“너희들 먼저 물러나.”경호원이 길을 비켜섰다.인나는 주민 앞으로 걸어갔고, 주민은 저도 모르게 뒤로 물러섰다.인나는 차갑게 웃었다.“내가 이렇게 무서운 이상, 애초에 왜 날 그렇게 대한 거죠?”주민은 자신이 변명해도 소용없다는 것을 알고 인나의 말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내가 오늘 여기에 온 것은 딱 한 가지 일을 알려주고 싶어서예요.” 인나가 말했다.“현욱을 협박하는 일, 그만했으면 좋겠어요! 그렇지 않으면, 난 내일 바로 기자회견을 열어서 주씨 가문의 큰 아가씨인 당신이 얼마나 비열하고 파렴치한 수단으로 날 모함하고, 날 에이즈에 걸리게 했는지를 전부 밝힐 거예요!”주민의 안색은 유난히 흉해졌다.“이렇게 하면 당신에게 무슨 좋은 점이 있는 거죠?! 전 김제의 사람들에게 당신 우인나가 에이즈 환자란 것을 알리고 싶은 거예요?!”“그럼 어때서요?” 인나는 피식 웃었다. “당신을 괴롭힐 수만 있다면, 난 무엇을 하든 상관없어요!”주민은 애써 진정을 하려 했다.“내가 했다는 증거 없잖아요. 그러니 그런 기사를 발표해도 아무도 당신을
‘이제 이 물건을 쓸데가 된 것 같군.’이제부터 주민은 이 약제를 어떻게 이용해야만 인나가 하영처럼 병고에 시달리게 할 수 있는지를 잘 생각해야 했다!주민이 약을 다시 내려놓자, 복도에서 익숙한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이어 밖에서 문 여는 소리가 들렸다.문이 열리자, 진석은 객실 문 앞에 나타났다.주민이 있는 것을 보고 진석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여기서 뭐 하는 거죠?”주민은 가슴이 덜컹 내려앉았다.평소에 진석이 이 방에서 지냈기 때문에, 그의 질문에 주민은 마음이 찔렸다.그녀는 옷장을 힐끗 보더니 저도 모르게 입을 열었다.“당신을 도와 옷장을 좀 정리하고 싶어서요.”진석은 열린 옷장 문을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아주머니 시키면 돼요.”주민은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요. 그럼 내일 아주머니 한 분 구할게요. 참, 진석 씨, 물어보고 싶은 말이 있는데.”진석은 넥타이를 풀었다,“말해요.”“저녁에 우인나와 강하영이 찾아왔었어요.”진석은 동작을 멈추었다.“우인나 씨가 돌아왔다고요?”“네.”주민이 말했다.“배씨 가문에 손을 대지 말라고 협박을 하더라고요.”“그래서, 승낙했어요?” 진석은 차갑게 물었다.주민은 눈을 드리웠다.“미안해요, 진석 씨. 나도 어쩔 수 없었어요. 내가 명령을 철수하지 않으면 내가 자신에게 한 짓을 대중에게 공개하겠다고 협박했거든요. 이것은 내 명성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난 동의를 할 수밖에 없었어요.”진석은 아무렇지도 않아 보였다. “그래요, 알았어요.”“나는 따로 방법을 생각해서 우인나를 상대할 거예요. 나도 결국 배씨 가문을 참을 만큼 참았거든요.”“당신 마음대로 해요.” 진석이 말했다. “이제 나가봐요.”주민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그럼 난 내일 아주머니 하나 찾을게요.”주민이 방을 나가며 문을 닫는 순간, 진석의 눈 밑에 차가운 기운이 떠올랐다.‘난 주민을 너무 얕잡아봤군.’‘하지만 괜찮아, 난 천천히 기다릴 수 있으니까.’다른 한편, 하영은 인나를 데리고 레스
이 문자를 보자, 하영은 즉시 몸을 일으켰다.‘어떻게 희원이 줄곧 부진석을 미행했단 걸 잊은 거지?’그리고 소희원의 문자는 확실히 그들로 하여금 기선제압을 하게 할 수 있었다!하영은 얼른 답장을 보냈다.[희원아, 나 대신 아주머니 하나를 배치해줄 순 없니?]인나는 심각한 표정을 하고 있는 하영을 멍하니 바라보았다.“뭘 본 거야?”하영은 소희원이 한 말을 인나에게 말했다.인나는 의아해했다.“지금 아직도 부진석을 미행하고 있다니? 두렵지도 않은 거야?!”“우리는 희원을 믿어야 해. 희원은 매우 조심스럽고 신중하거든.”소희원이 답장했다.[또 과분한 요구를 하려는 거예요??][지금도 오직 너만이 날 도울 수 있어서 그래. 제발, 희원아.][전에 아크로빌의 아주머니를 매수했잖아요? 그 사람은 분명히 언니를 도와줄 사람을 소개해 줄 수 있을 거예요.][나 지금 부진석을 미행하느라 바쁘니까 더 이상 이런 일 좀 시키지 마요!]오 씨 아주머니를 언급하자, 하영은 시도해 볼만 하다고 생각했다.[응, 알았어. 고마워.]답장을 한 다음, 하영은 오 씨 아주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아주머니가 전화를 받았다. “아가씨.”“지금 말하기 편해요? 앨리는 집에 없어요?”“없습니다, 아가씨. 앨리는 아가씨를 따라 나가지 않았나요?”아주머니가 되물었다.하영은 눈썹을 찡그렸다. ‘어제도 앨리를 보지 못한 것 같은데. 그 여자 요즘 또 무엇을 하고 있는 거지?’하영은은 앨리를 뒤로 하고 입을 열었다.“아주머니, 나 좀 도와줘요. 부진석 쪽에서 지금 도우미를 찾고 있는 것 같은데, 아주머니가 믿을 수 있는 사람을 하나 추천해 줄 수 없어요?”“아가씨는 거기에 자신의 사람을 넣고 싶으신 거예요?”“음.”하영은 솔직하게 말했다.“난 믿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해요. 돈은 문제가 아니고요.”“그래요, 알았어요. 저와 관계가 괜찮은 사람이 하나 있긴 한데, 제가 가서 설득해 볼게요.”“능력은 어때요? 꼭 뽑혔으면 좋겠는데.”“저
하영은 담담하게 웃었다.“보아하니 이런 일을 자주 하는 것 같군요.”“돈을 빨리 벌 수 있으니까요.”하보연이 설명했다.“그래요, 당신이 면접에 성공하기만 하면 월초와 월말에 돈을 입금해 줄게요.”“네, 그럼 제 소식을 기다리시죠.”전화를 끊자, 인나가 말했다.“이미 승낙한 거야?”하영은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월급은 천만 원이야.”“엄마야.” 인나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뭐가 이렇게 비싸?!”하영은 컵을 들고 물을 마셨다.“월급은 한 사람의 능력을 결정하는 법. 그 사람이 이런 말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아주 경험이 있단 것을 설명하지.”“하긴...”인나가 말했다.“나 다 먹었으니까 이제 가자. 내일 네 회사로 갈게.”하영도 함께 일어섰다. “좋아.”인나를 바래다준 후, 하영은 스스로 별장에 돌아왔다.그리고 문 앞에 도착하자마자 그녀는 방금 돌아온 앨리를 보았다.앨리의 얼굴에 상처가 있는 것을 보고 하영은 의혹을 느끼며 눈살을 찌푸렸다.하지만 하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곧바로 들어갔다.앨리는 하영이 들어가는 것을 보고 따라서 별장에 들어갔다.방으로 돌아온 앨리는 휴대전화를 꺼내 진석에게 전화를 걸었다.진석은 바로 전화를 받았다.앨리는 입을 열었다.“선생님, 정창만을 이미 해결했습니다.”“응, 효율이 아주 빠르군.”“선생님께서 제 목숨을 구하셨으니, 저도 당연히 선생님을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을 것입니다.”“경찰 쪽은 널 발견하지 않았어?”앨리는 화장대 앞으로 걸어가며 총알에 스친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더니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발견했지만 제 얼굴을 보지 못했습니다.”“가능한 한 빨리 경찰 쪽의 CCTV 기록을 없애버려.”앨리는 어깨와 귀로 전화를 받으며 침대 머리맡의 컴퓨터를 들었다.“알겠습니다.”전화를 끊은 후, 앨리는 재빨리 컴퓨터 키보드를 두드리기 시작했다.경찰 쪽에서 자신의 모습이 기록된 CCTV가 나오자, 앨리는 바로 지워버렸다.모든 것을 다 마친 후, 앨리는 손을 들어 얼굴의
동료들이 빼곡히 둘러싸인 가운데, 하영은 인나를 데리고 원래 캐리가 있던 사무실로 걸어갔다.문이 열리자, 캐리가 전에 쓰던 물건을 그대로 놓여 있었고 심지어 사무실도 깨끗이 청소되었다.하영과 인나 두 사람의 눈 밑에는 슬픈 정서가 떠올랐다.소정은 난처함을 느끼며 입을 열었다.“사장님, 죄송합니다. 저희는 사장님의 지시를 받지 못했기에 줄곧 캐리 부사장님의 사무실을 정리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사장님께서 지난 일을 떠올리며 괜히 슬퍼하실까 봐 사장님 앞에서 감히 말을 꺼내지도 못했습니다. 하지만 부사장님의 사무실에 먼지가 묻지 않도록, 저희는 매일 출근할 때, 먼저 들어와서 청소를 하곤 했습니다.”하영은 감동을 받으며 소정을 향해 웃었다.“아주 잘했어. 이렇게 되면 마치 캐리가 아직 우리의 곁에 있는 것 같군.”소정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인나를 바라보았다.그녀의 시선을 느낀 인나는 입을 열었다.“괜찮아요, 캐리는 우리 두 사람의 친구니까 그의 물건을 옮길 필요 없어요. 나도 챙길 물건이 없으니 그냥 캐리의 것을 쓰면 돼요.”소정은 고개를 끄덕였다.“네, 부사장님. 그럼 전 먼저 두 분께 커피 타 드릴게요.”소정이 떠난 후, 하영과 인나 두 사람은 함께 사무실에 들어가서 앉았다.사방을 둘러본 인나는 무척 안타까워했다.“캐리가 떠난 후, 난 마지막 길조차 배웅하지 못했는데.”“나도 마찬가지야. 인나야, 우리 날짜 잡아서 같이 S국에 가자. 캐리 보고 싶어.”“캐리의 시체는 S국으로 운송된 거야?”“아마도 유골로 돌아갔을 거야.”하영이 말했다.“이 일은 아직 내 삼촌에게 자세히 물어보지 않았어.”“응, 시간 있으면 우리 같이 캐리 보러 가자.”오후, 하영이 인나에게 회사 업무를 소개하고 있을 때, 휴대전화가 갑자기 울렸다.위의 번호를 보자, 하영은 황급히 전해를 받았다.“아가씨.” 하보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전 이미 성공적으로 부진석 씨 별장의 도우미로 됐습니다.”하영은 멍해졌다. “그렇게 빨라요?”“네.” 하보
인나는 화제를 돌렸다.“하영아, 이 계약에 대해 설명 좀 해줘.”인나거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은 것을 보고 하영도 강요하지 않았다.오후 2시 30분, 현욱은 케이크를 가지고 찾아왔다.두 사람이 단둘이 얘기를 나눌 수 있도록 하영은 핑계를 대며 자신의 사무실로 돌아갔다.그리고 자리에 앉자마자 그녀는 염주강의 전화를 받았다.“네, 주강 오빠.”주강의 목소리는 좀 무거웠다.“하영 씨, 지금 두 가지 소식이 있는데, 모두 좋은 소식이 아니에요.”하영은 마음이 덜컹 내려앉았다.“그게 무슨 뜻이죠?”“어젯밤, 정창만은 다른 사람에 의해 살해당했는데, 거의 한칼에 죽었어요. 범인은 비수로 심장을 찔렀고요.”주강의 말을 듣자, 하영은 순식간에 앨리의 모습이 떠올랐다.‘어젯밤 앨리를 만났을 때, 그녀의 얼굴에는 상처가 있었어.’“두 번째 소식은요?” 라영은 다급하게 물었다.“DNA 검사를 한 결과, 부진석은 확실히 정창만의 사생아예요.”하영은 멍해졌다.“그러니까... 부진석이 이런 일을 한 이유가 바로 MK를 빼앗기 위해서란 말이네요?”“그렇게 이해할 수 있죠.”주강이 말했다.“난 다른 한 가지 일을 조사했는데, 정창만은 부진석과 정유준, 정주원 외에 아들이 하나 더 있더군요.”하영이 대답했다.“네, 맞아요.”“그 사람은 이미 실종됐어요.” 주강이 말했다.“경찰 쪽에서 연락을 해봤지만 줄곧 연락이 닿지 않았고, 최근에 행적도 없었다고 해요. 심지어 모든 은행카드에 아무런 소비 기록도 없었는데, 이런 상황은 이미 두 개월이나 지속됐다고 해요.”하영은 손이 떨렸다.“부진석 설마 그 사람까지 해결한 건 아니겠죠?!”“그럴 가능성이 있어요.”주강이 말했다.“지금 부진석이 도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을 죽였는지 확인할 수가 없네요.”하영은 생각할수록 등골이 오싹해졌다.그녀는 예전에 별일 없으면 이런 악마와 만났으니 도대체 얼마나 행운 해야만 이렇게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일까?“이제 이런 걸 알게 된 이상, 그 계획을 계속 진행
‘그런데 진석 씨랑 딱 한 번 관계를 맺었을 뿐인데, 바로 임신을 했다니??’주민은 정신을 차리지 못했고 자신이 지금 어떤 기분인지도 몰랐다.“이변이 없는 한, 임신인 것 같네요.” 진석이 말했다.진석의 냉담한 목소리에 주민의 마음은 조여왔다.그녀는 재빨리 앞으로 다가가서 진석 옆에 있는 소파에 앉더니 잔뜩 긴장한 목소리로 그에게 물었다.“진석 씨, 만약 내가 임신했으면 이 아이는 어떡할 계획이에요?”진석은 주민의 배에 시선을 두었다.“당신이 스스로 결정해요.”“나더러 스스로 결정하라뇨?” 주민이 말했다.“그래도 진석 씨의 아이인데, 설마... 이 아이를 원하지 않는 거예요?”“그런 뜻 없었어요. 당신이 낳고 싶으면 그렇게 해요.“그럼 난 당신이 반대하지 않는 걸로 간주할게요.” 주민은 마음을 조금 놓았다. “아이도 생겼으니 이제 우리의 결혼식도 앞당겨야 하지 않겠어요?”진석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주주총회가 끝난 후에 다시 이야기하죠.”주민은 걱정스럽게 아랫배를 어루만졌다.“그럼 배가 튀어나온 채 웨딩드레스를 입어야 하는 거 아니에요?”진석은 짜증이 났다.“처음 3개월은 티가 나지 않을 거예요.”말이 끝나자, 하보연은 별장 밖에서 걸어 들어왔다.그녀는 테스트기를 주민에게 건네주었다.“사모님, 선생님께서 사 오라고 분부하셨으니 얼른 검사해 보세요.”주민은 하보연이 준 테스트기를 받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화장실에 들어갔다.모든 것을 마친 후, 주민은 가만히 앉아서 몇 분을 기다렸다.그리고 위에 두 개의 빨간 줄을 보았을 때, 그녀의 머리는 점점 새하얘졌다.‘역시... 나 임신한 거야??’주민은 다시 손을 들어 아랫배를 어루만졌다.‘이 안에 나와 진석 씨의 아이가 있다니...’갑자기 찾아온 이 아이에 대해 주민은 전혀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다.‘그러나 진석 씨는 이 아이를 싫어하는 것 같지 않았으니 이 아이를 위해 나와 남은 인생 같이 살겠다는 뜻이 아닌가?’이렇게 생각하니 주민의 복잡한 정서는 많이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