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은 저도 모르게 사방을 둘러보았는데, 누군가 이미 창문을 열고 머리를 내민 것을 보고, 그녀는 안색이 돌변했다.분노와 억울함을 참으며 주민은 입을 열었다.“할 말 있으면 들어가서 말해요!”인나는 움직이지 않았다.“왜요? 당신이 한 짓이 남에게 알려질까 봐 두려운 거예요?”주민은 몸이 경직해지더니 감정을 통제할 수 없었다.“들어가서 말하라고요!!”“당신이 들어가라고 하면 내가 들어가야 하는 거예요?” 인나가 말했다. “내가 당신들의 이 더러운 소굴에 들어가고 싶은 줄 아냐고요?!”주민은 두 손을 꼭 쥐고 있었다.“도대체 무슨 일로 찾아온 거죠?!”인나가 주민에게 다가가자, 경호원은 바로 인나를 가로막았다.인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경호원을 힐끗 쳐다보더니 주민에게 말했다.“얘기하고 싶으면 이 사람들 물러나라고 해요.”주민은 내색하지 않고 숨을 들이마시며 호흡을 조절했다.“너희들 먼저 물러나.”경호원이 길을 비켜섰다.인나는 주민 앞으로 걸어갔고, 주민은 저도 모르게 뒤로 물러섰다.인나는 차갑게 웃었다.“내가 이렇게 무서운 이상, 애초에 왜 날 그렇게 대한 거죠?”주민은 자신이 변명해도 소용없다는 것을 알고 인나의 말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내가 오늘 여기에 온 것은 딱 한 가지 일을 알려주고 싶어서예요.” 인나가 말했다.“현욱을 협박하는 일, 그만했으면 좋겠어요! 그렇지 않으면, 난 내일 바로 기자회견을 열어서 주씨 가문의 큰 아가씨인 당신이 얼마나 비열하고 파렴치한 수단으로 날 모함하고, 날 에이즈에 걸리게 했는지를 전부 밝힐 거예요!”주민의 안색은 유난히 흉해졌다.“이렇게 하면 당신에게 무슨 좋은 점이 있는 거죠?! 전 김제의 사람들에게 당신 우인나가 에이즈 환자란 것을 알리고 싶은 거예요?!”“그럼 어때서요?” 인나는 피식 웃었다. “당신을 괴롭힐 수만 있다면, 난 무엇을 하든 상관없어요!”주민은 애써 진정을 하려 했다.“내가 했다는 증거 없잖아요. 그러니 그런 기사를 발표해도 아무도 당신을
‘이제 이 물건을 쓸데가 된 것 같군.’이제부터 주민은 이 약제를 어떻게 이용해야만 인나가 하영처럼 병고에 시달리게 할 수 있는지를 잘 생각해야 했다!주민이 약을 다시 내려놓자, 복도에서 익숙한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이어 밖에서 문 여는 소리가 들렸다.문이 열리자, 진석은 객실 문 앞에 나타났다.주민이 있는 것을 보고 진석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여기서 뭐 하는 거죠?”주민은 가슴이 덜컹 내려앉았다.평소에 진석이 이 방에서 지냈기 때문에, 그의 질문에 주민은 마음이 찔렸다.그녀는 옷장을 힐끗 보더니 저도 모르게 입을 열었다.“당신을 도와 옷장을 좀 정리하고 싶어서요.”진석은 열린 옷장 문을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아주머니 시키면 돼요.”주민은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요. 그럼 내일 아주머니 한 분 구할게요. 참, 진석 씨, 물어보고 싶은 말이 있는데.”진석은 넥타이를 풀었다,“말해요.”“저녁에 우인나와 강하영이 찾아왔었어요.”진석은 동작을 멈추었다.“우인나 씨가 돌아왔다고요?”“네.”주민이 말했다.“배씨 가문에 손을 대지 말라고 협박을 하더라고요.”“그래서, 승낙했어요?” 진석은 차갑게 물었다.주민은 눈을 드리웠다.“미안해요, 진석 씨. 나도 어쩔 수 없었어요. 내가 명령을 철수하지 않으면 내가 자신에게 한 짓을 대중에게 공개하겠다고 협박했거든요. 이것은 내 명성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난 동의를 할 수밖에 없었어요.”진석은 아무렇지도 않아 보였다. “그래요, 알았어요.”“나는 따로 방법을 생각해서 우인나를 상대할 거예요. 나도 결국 배씨 가문을 참을 만큼 참았거든요.”“당신 마음대로 해요.” 진석이 말했다. “이제 나가봐요.”주민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그럼 난 내일 아주머니 하나 찾을게요.”주민이 방을 나가며 문을 닫는 순간, 진석의 눈 밑에 차가운 기운이 떠올랐다.‘난 주민을 너무 얕잡아봤군.’‘하지만 괜찮아, 난 천천히 기다릴 수 있으니까.’다른 한편, 하영은 인나를 데리고 레스
이 문자를 보자, 하영은 즉시 몸을 일으켰다.‘어떻게 희원이 줄곧 부진석을 미행했단 걸 잊은 거지?’그리고 소희원의 문자는 확실히 그들로 하여금 기선제압을 하게 할 수 있었다!하영은 얼른 답장을 보냈다.[희원아, 나 대신 아주머니 하나를 배치해줄 순 없니?]인나는 심각한 표정을 하고 있는 하영을 멍하니 바라보았다.“뭘 본 거야?”하영은 소희원이 한 말을 인나에게 말했다.인나는 의아해했다.“지금 아직도 부진석을 미행하고 있다니? 두렵지도 않은 거야?!”“우리는 희원을 믿어야 해. 희원은 매우 조심스럽고 신중하거든.”소희원이 답장했다.[또 과분한 요구를 하려는 거예요??][지금도 오직 너만이 날 도울 수 있어서 그래. 제발, 희원아.][전에 아크로빌의 아주머니를 매수했잖아요? 그 사람은 분명히 언니를 도와줄 사람을 소개해 줄 수 있을 거예요.][나 지금 부진석을 미행하느라 바쁘니까 더 이상 이런 일 좀 시키지 마요!]오 씨 아주머니를 언급하자, 하영은 시도해 볼만 하다고 생각했다.[응, 알았어. 고마워.]답장을 한 다음, 하영은 오 씨 아주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아주머니가 전화를 받았다. “아가씨.”“지금 말하기 편해요? 앨리는 집에 없어요?”“없습니다, 아가씨. 앨리는 아가씨를 따라 나가지 않았나요?”아주머니가 되물었다.하영은 눈썹을 찡그렸다. ‘어제도 앨리를 보지 못한 것 같은데. 그 여자 요즘 또 무엇을 하고 있는 거지?’하영은은 앨리를 뒤로 하고 입을 열었다.“아주머니, 나 좀 도와줘요. 부진석 쪽에서 지금 도우미를 찾고 있는 것 같은데, 아주머니가 믿을 수 있는 사람을 하나 추천해 줄 수 없어요?”“아가씨는 거기에 자신의 사람을 넣고 싶으신 거예요?”“음.”하영은 솔직하게 말했다.“난 믿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해요. 돈은 문제가 아니고요.”“그래요, 알았어요. 저와 관계가 괜찮은 사람이 하나 있긴 한데, 제가 가서 설득해 볼게요.”“능력은 어때요? 꼭 뽑혔으면 좋겠는데.”“저
하영은 담담하게 웃었다.“보아하니 이런 일을 자주 하는 것 같군요.”“돈을 빨리 벌 수 있으니까요.”하보연이 설명했다.“그래요, 당신이 면접에 성공하기만 하면 월초와 월말에 돈을 입금해 줄게요.”“네, 그럼 제 소식을 기다리시죠.”전화를 끊자, 인나가 말했다.“이미 승낙한 거야?”하영은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월급은 천만 원이야.”“엄마야.” 인나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뭐가 이렇게 비싸?!”하영은 컵을 들고 물을 마셨다.“월급은 한 사람의 능력을 결정하는 법. 그 사람이 이런 말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아주 경험이 있단 것을 설명하지.”“하긴...”인나가 말했다.“나 다 먹었으니까 이제 가자. 내일 네 회사로 갈게.”하영도 함께 일어섰다. “좋아.”인나를 바래다준 후, 하영은 스스로 별장에 돌아왔다.그리고 문 앞에 도착하자마자 그녀는 방금 돌아온 앨리를 보았다.앨리의 얼굴에 상처가 있는 것을 보고 하영은 의혹을 느끼며 눈살을 찌푸렸다.하지만 하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곧바로 들어갔다.앨리는 하영이 들어가는 것을 보고 따라서 별장에 들어갔다.방으로 돌아온 앨리는 휴대전화를 꺼내 진석에게 전화를 걸었다.진석은 바로 전화를 받았다.앨리는 입을 열었다.“선생님, 정창만을 이미 해결했습니다.”“응, 효율이 아주 빠르군.”“선생님께서 제 목숨을 구하셨으니, 저도 당연히 선생님을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을 것입니다.”“경찰 쪽은 널 발견하지 않았어?”앨리는 화장대 앞으로 걸어가며 총알에 스친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더니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발견했지만 제 얼굴을 보지 못했습니다.”“가능한 한 빨리 경찰 쪽의 CCTV 기록을 없애버려.”앨리는 어깨와 귀로 전화를 받으며 침대 머리맡의 컴퓨터를 들었다.“알겠습니다.”전화를 끊은 후, 앨리는 재빨리 컴퓨터 키보드를 두드리기 시작했다.경찰 쪽에서 자신의 모습이 기록된 CCTV가 나오자, 앨리는 바로 지워버렸다.모든 것을 다 마친 후, 앨리는 손을 들어 얼굴의
동료들이 빼곡히 둘러싸인 가운데, 하영은 인나를 데리고 원래 캐리가 있던 사무실로 걸어갔다.문이 열리자, 캐리가 전에 쓰던 물건을 그대로 놓여 있었고 심지어 사무실도 깨끗이 청소되었다.하영과 인나 두 사람의 눈 밑에는 슬픈 정서가 떠올랐다.소정은 난처함을 느끼며 입을 열었다.“사장님, 죄송합니다. 저희는 사장님의 지시를 받지 못했기에 줄곧 캐리 부사장님의 사무실을 정리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사장님께서 지난 일을 떠올리며 괜히 슬퍼하실까 봐 사장님 앞에서 감히 말을 꺼내지도 못했습니다. 하지만 부사장님의 사무실에 먼지가 묻지 않도록, 저희는 매일 출근할 때, 먼저 들어와서 청소를 하곤 했습니다.”하영은 감동을 받으며 소정을 향해 웃었다.“아주 잘했어. 이렇게 되면 마치 캐리가 아직 우리의 곁에 있는 것 같군.”소정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인나를 바라보았다.그녀의 시선을 느낀 인나는 입을 열었다.“괜찮아요, 캐리는 우리 두 사람의 친구니까 그의 물건을 옮길 필요 없어요. 나도 챙길 물건이 없으니 그냥 캐리의 것을 쓰면 돼요.”소정은 고개를 끄덕였다.“네, 부사장님. 그럼 전 먼저 두 분께 커피 타 드릴게요.”소정이 떠난 후, 하영과 인나 두 사람은 함께 사무실에 들어가서 앉았다.사방을 둘러본 인나는 무척 안타까워했다.“캐리가 떠난 후, 난 마지막 길조차 배웅하지 못했는데.”“나도 마찬가지야. 인나야, 우리 날짜 잡아서 같이 S국에 가자. 캐리 보고 싶어.”“캐리의 시체는 S국으로 운송된 거야?”“아마도 유골로 돌아갔을 거야.”하영이 말했다.“이 일은 아직 내 삼촌에게 자세히 물어보지 않았어.”“응, 시간 있으면 우리 같이 캐리 보러 가자.”오후, 하영이 인나에게 회사 업무를 소개하고 있을 때, 휴대전화가 갑자기 울렸다.위의 번호를 보자, 하영은 황급히 전해를 받았다.“아가씨.” 하보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전 이미 성공적으로 부진석 씨 별장의 도우미로 됐습니다.”하영은 멍해졌다. “그렇게 빨라요?”“네.” 하보
인나는 화제를 돌렸다.“하영아, 이 계약에 대해 설명 좀 해줘.”인나거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은 것을 보고 하영도 강요하지 않았다.오후 2시 30분, 현욱은 케이크를 가지고 찾아왔다.두 사람이 단둘이 얘기를 나눌 수 있도록 하영은 핑계를 대며 자신의 사무실로 돌아갔다.그리고 자리에 앉자마자 그녀는 염주강의 전화를 받았다.“네, 주강 오빠.”주강의 목소리는 좀 무거웠다.“하영 씨, 지금 두 가지 소식이 있는데, 모두 좋은 소식이 아니에요.”하영은 마음이 덜컹 내려앉았다.“그게 무슨 뜻이죠?”“어젯밤, 정창만은 다른 사람에 의해 살해당했는데, 거의 한칼에 죽었어요. 범인은 비수로 심장을 찔렀고요.”주강의 말을 듣자, 하영은 순식간에 앨리의 모습이 떠올랐다.‘어젯밤 앨리를 만났을 때, 그녀의 얼굴에는 상처가 있었어.’“두 번째 소식은요?” 라영은 다급하게 물었다.“DNA 검사를 한 결과, 부진석은 확실히 정창만의 사생아예요.”하영은 멍해졌다.“그러니까... 부진석이 이런 일을 한 이유가 바로 MK를 빼앗기 위해서란 말이네요?”“그렇게 이해할 수 있죠.”주강이 말했다.“난 다른 한 가지 일을 조사했는데, 정창만은 부진석과 정유준, 정주원 외에 아들이 하나 더 있더군요.”하영이 대답했다.“네, 맞아요.”“그 사람은 이미 실종됐어요.” 주강이 말했다.“경찰 쪽에서 연락을 해봤지만 줄곧 연락이 닿지 않았고, 최근에 행적도 없었다고 해요. 심지어 모든 은행카드에 아무런 소비 기록도 없었는데, 이런 상황은 이미 두 개월이나 지속됐다고 해요.”하영은 손이 떨렸다.“부진석 설마 그 사람까지 해결한 건 아니겠죠?!”“그럴 가능성이 있어요.”주강이 말했다.“지금 부진석이 도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을 죽였는지 확인할 수가 없네요.”하영은 생각할수록 등골이 오싹해졌다.그녀는 예전에 별일 없으면 이런 악마와 만났으니 도대체 얼마나 행운 해야만 이렇게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일까?“이제 이런 걸 알게 된 이상, 그 계획을 계속 진행
‘그런데 진석 씨랑 딱 한 번 관계를 맺었을 뿐인데, 바로 임신을 했다니??’주민은 정신을 차리지 못했고 자신이 지금 어떤 기분인지도 몰랐다.“이변이 없는 한, 임신인 것 같네요.” 진석이 말했다.진석의 냉담한 목소리에 주민의 마음은 조여왔다.그녀는 재빨리 앞으로 다가가서 진석 옆에 있는 소파에 앉더니 잔뜩 긴장한 목소리로 그에게 물었다.“진석 씨, 만약 내가 임신했으면 이 아이는 어떡할 계획이에요?”진석은 주민의 배에 시선을 두었다.“당신이 스스로 결정해요.”“나더러 스스로 결정하라뇨?” 주민이 말했다.“그래도 진석 씨의 아이인데, 설마... 이 아이를 원하지 않는 거예요?”“그런 뜻 없었어요. 당신이 낳고 싶으면 그렇게 해요.“그럼 난 당신이 반대하지 않는 걸로 간주할게요.” 주민은 마음을 조금 놓았다. “아이도 생겼으니 이제 우리의 결혼식도 앞당겨야 하지 않겠어요?”진석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주주총회가 끝난 후에 다시 이야기하죠.”주민은 걱정스럽게 아랫배를 어루만졌다.“그럼 배가 튀어나온 채 웨딩드레스를 입어야 하는 거 아니에요?”진석은 짜증이 났다.“처음 3개월은 티가 나지 않을 거예요.”말이 끝나자, 하보연은 별장 밖에서 걸어 들어왔다.그녀는 테스트기를 주민에게 건네주었다.“사모님, 선생님께서 사 오라고 분부하셨으니 얼른 검사해 보세요.”주민은 하보연이 준 테스트기를 받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화장실에 들어갔다.모든 것을 마친 후, 주민은 가만히 앉아서 몇 분을 기다렸다.그리고 위에 두 개의 빨간 줄을 보았을 때, 그녀의 머리는 점점 새하얘졌다.‘역시... 나 임신한 거야??’주민은 다시 손을 들어 아랫배를 어루만졌다.‘이 안에 나와 진석 씨의 아이가 있다니...’갑자기 찾아온 이 아이에 대해 주민은 전혀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다.‘그러나 진석 씨는 이 아이를 싫어하는 것 같지 않았으니 이 아이를 위해 나와 남은 인생 같이 살겠다는 뜻이 아닌가?’이렇게 생각하니 주민의 복잡한 정서는 많이 가
하영이 충격을 받은 것을 보고 인나가 물었다.“왜 그래? 그게 무슨 표정이야?”하영은 인나를 멍하니 바라보았다.“주민이 임신했대.”“아.” 인나는 담담하게 응답했다.그러나 잠시 후, 인나의 표정도 따라서 멍해졌다.“뭐라고?! 주민이 임신했다고?!”하영은 인나의 반응에 고개를 저었다.“응, 임신했대.”인나의 안색은 점점 나빠졌다.“그 여자가 임신을 했다니...”하영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인나를 바라보았다.“인나야, 너 설마 뭘 하고 싶은 거야?”인나의 목소리가 차가워졌다.“난 무엇을 하고 싶지만, 중간에 부진석이 하나 있으니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아! 이 일은 좀 더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아. 난 그렇게 오랫동안 참았으니 좀 더 기다리는 것도 별거 아니지.”‘만약 기회가 있다면, 난 꼭 주민에게 아이를 잃은 고통을 맛보게 할 거야!’‘아이가 억울하다니 뭐니는 상관하고 싶지 않아.’‘그럼 내 아이는 억울하지 않은가?!’하영은 한숨을 내쉬었다.“현재 상황으로 볼 때, 우린 부진석을 무너뜨린 후에야 주민을 수습할 수 있을 것 같아.” “그러게 말이야.” 인나는 초조하게 대답을 했다.“참, 네 얘기 하니까 난 잘 이해가 안 되네.”“뭐가?”“부진석이 너를 좋아하는 이상, 너 왜 직접 부진석에게 앨리가 너에게 손을 댄 일을 말할 수 없는 거지?”“아직 말할 때가 아니야.”하영이 말했다.“앨리는 부진석의 오른팔이라고 할 수 있어. 날 상대했다는 것만으로 부진석이 앨리를 죽일 수 있을 것 같아?”인나는 미간을 찌푸렸다.“아니면?”“일단 기다려.하영이 말했다.“부진석이 앨리에 대한 믿음을 완전히 잃을 때까지. 그때 난 이 모든 것을 부진석에게 말할 거야!”저녁, 오픈타운 별장에서.주민은 부하들더러 하영 회사 직원의 자료를 가져오라고 했다.그녀는 한참을 뒤적이다가 결국 한 사람의 자료에 시선을 떨어뜨렸다.‘이 사람만이 김제 현지인이 아니고, 심지어 집안의 부모님조차도 평범한 농사꾼이군.’주민은 입술을 구부
시현은 아파서 이를 악물었다.“알았어, 알았어. 공주님 제발 살려주세요!!”세희는 그제야 흐뭇하게 손을 거두었다.“참, 지난번에 말한 그 사건 말이에요, 언제 해결하러 갈 거예요?”“시간이 좀 더 지나면.” 시현이 말했다. “네 몸은 아직 완전히 나아지지 않았으니까, 지금 계속 바쁘게 움직이면 안 돼. 만약에 저쪽에도 이런 악독한 귀신이 있다면, 너 또 상처를 입을지 몰라. 난 이미 죄책감 때문에 너와 결혼을 해서 평생 챙겨주고 싶으니까, 또 그런 일이 생긴다면, 나 정말 방법이 없어.”세희는 웃으며 말했다.“내가 언제 시현 오빠와 결혼한다고 했어요?”“쳇.” 시현은 입을 삐죽 내밀었다.“내가 뭐가 어때서? 나도 어깨가 넓고 근육이 있는 미남이라고! 인기가 얼마나 많은데.”세희는 말문이 막혔다.‘정말 뻔뻔하네. 아무렇지 않게 자신을 칭찬하다니.’세희는 숨을 돌리며 입을 열었다.“시현 오빠.”“응?”“내가 지금 귀신을 잡는 일을 종사하고 있잖아요. 그러니 난 사실 아주 좋은 신붓감은 아니에요. 눈치 없는 귀신들이 가끔 날 찾아와서 귀찮게 할 수도 있으니까요. 난 인우와 반대로, 팔자에 음기가 가득 찼거든요.”“그러면 어떻게 되는데?”“7월 중순이 되면 많은 귀신들이 날 찾아올 거예요. 그럼 난 일이 잘 안 풀리거나 심지어 다칠 수도 있거든요.”“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야?”“만약 우리가 함께 한다면, 그 귀신들은 심지어 시현 오빠를 귀찮게 할 거예요.”“그래서, 이것 때문에 네가 최고의 신붓감이 아니란 거야?” 시현은 말을 마치고 웃으며 말했다. “이까짓 일로 내가 물러설 수 있을 것 같아? 세희야, 너도 날 너무 얕본 것 같아.”“그때 가면 나 때문에 모든 일이 잘 안 풀릴 텐데, 그게 두렵지도 않아요?” 세희는 시현에게 물었다.시현은 입술을 구부리고 웃었다.“넌 우빈이를 그렇게 좋아하는데, 우빈에게 영향을 미치는 건 하나도 두렵지 않은 거야? 세희야, 넌 날 뭘로 보고. 설령 그게 사실이라 하더라도, 난 두렵지
시현과 인우는 비록 귀신을 보지 못했지만, 지금 검은 연기가 자신의 앞에서 천천히 흩어지는 것을 똑똑히 보았다.인우는 세희를 바라보며 물었다.“누나, 지금 어떻게 된 일이에요?”세희는 몸을 돌려 말했다.“그 귀신은 환생하고 싶지 않아서 이미 죽었어.”“귀신이 죽었다고?” 시현이 물었다.“이 세상에서 사라졌다는 뜻이야?”세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사방을 바라보았다.“캐리 아저씨, 이제 그 여섯 명의 귀신을 좀 잡아주세요.”캐리는 고개를 끄덕였고, 불과 몇 분 만에 겁에 질린 그 귀신들을 세희의 앞으로 데려왔다.세희는 그들을 바라보며 물었다.“당신들은 그 처녀귀신과 같은 선택을 할 건가요? 아니면 나와 같이 서낭당에 갈 건가요?”“서낭당에 갈래요!”“우리는 그 여자의 협박을 받아서 여기에 갇힌 거예요! 그렇지 않으면 벌써 떠났을 텐데!”“죽어도 우리를 괴롭히려 하다니! 우리가 뭘 그렇게 잘못했는데!”이 귀신들은 그 처녀귀신이 사라진 후, 불평하기 시작했다.세희는 그들의 원망을 듣고, 마음속에 분노가 치솟았다.“지금 그 처녀귀신을 비난할 면목이 있는 거예요?!”세희는 노발대발하며 말했다.“당신들을 죽인 것은 그 여자의 잘못일지라도. 당신들은 자신에게 그 어떤 책임도 없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만약 당신들이 그 여자를 괴롭히지 않았다면, 오늘처럼 귀신으로 되어 이곳에 갇히지 않았겠죠!”“풉.” 한 여자 귀신이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 “우리에게 책임이 있다고요? 그 여자는 늘 자신의 성적을 가지고 남을 비웃었어요. 그러지만 않았어도 우리에게 괴롭힘을 당하지 않았을 텐데.”세희는 이 말을 듣고 어이가 없었다.“남의 성적이 우수해서, 당신들은 또 그 사람을 따라잡을 수 없어서, 그걸 자랑이라고 생각했던 거예요? 정말 불쌍하네요! 이 세상에 당신들 같은 질투심이 강한 쓰레기가 없어서 정말 다행이에요! 안심해요, 당신들은 다음 생에도 이번 생에 지은 죗값을 치러야 하니까!”귀신들은 세희가 한 말에 화가 났지만, 캐리와 인우 때문에 화가
“말이 쉽지!” 처녀귀신은 화가 나서 말했다.“날 죽인 그 사람들은 비록 귀신이 되었지만, 나도 그들이 환생하지 못하게 붙잡아둬야 한단 말이에요!”세희는 눈살을 찌푸렸다.“그 여섯 명의 학생들이 당신을 죽인 사람이었어요?”“그렇지 않으면 내가 왜 그들을 죽였을 것 같아요??”“그 사람들 찾아 복수를 한 이상, 이제 그만 그들을 놓아줘요. 이렇게 자신을 괴롭혀가며 그들을 붙잡고 있을 필요가 더 있을까요?”“그럴 순 없어요! 이렇게 쉽게 환생을 하라고 하는 건 너무 말이 안 되니까!!”처녀귀신이 노발대발했다.세희는 웃었다.“당신은 집념이 너무 커서 줄곧 이곳에 갇혀 있는 거예요. 영원히 자신의 고통으로 자신을 괴롭히고 있잖아요. 만약 내려가서 벌을 받고 환생하여 다시 이 세상에 태어난다면, 이것 또한 자신의 과거를 내려놓을 수 있는 방법이 아니겠어요?”“이렇게까지 날 가르칠 필요 없어요!”처녀귀신이 말했다.“오늘 당신들이 죽든지, 아니면 내가 죽든지, 둘 중 하나 선택하자고요!”말을 마치자, 처녀귀신은 세희를 향해 공격하려 했다.세희는 바로 인우를 부르려고 했고, 이때 갑자기 어두운 그림자 하나가 스쳐 지나갔다.빠른 속도로 달려온 캐리는 즉시 그 처녀귀신을 먼 곳으로 밀어냈다.“좋은 말로 타일러도 듣지 않고, 심지어 세희에게 손을 대려고 하다니. 오늘 사라질 준비를 하는 게 좋겠어!”캐리는 차가운 목소리로 붉은 옷을 입은 처녀귀신에게 말했다.“그게 뭐가 무섭다고.” 처녀귀신이 소리를 질렀다. “나도 이젠 지긋지긋해요! 이 더없이 더러운 세상! 내 부모님은 내가 학교폭력을 당했다는 것을 알게 된 후, 그들의 돈을 받고 바로 이 일이 없던 걸로 하자고 했어요. 내 오빠는 심지어 그들이 부자라는 것을 알고, 그들을 친구로 여겼고요! 환생할 게 뭐가 더 있겠어요? 환생해도 이렇게 더럽고 추악한 세상을 마주해야 하니까, 차라리 날 죽여요. 더 이상 이 징그러운 세상을 보고 싶지 않으니까!”처녀귀신의 말을 듣고, 캐리는 바로 손을 써서
세희가 이렇게 말하자, 세준도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저녁 무렵, 인우는 학교를 마치고 돌아오자마자 세희가 이미 집에 있는 것을 보았고, 무척 흥분해하며 달려갔다.“누나, 돌아왔어요?” 인우는 싱글벙글 웃으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어때요, 다 나은 거예요?”세희는 의미심장하게 인우를 보더니 웃으며 말했다.“인우야, 오늘 저녁에 나 좀 도와줘.”“그래요.” 인우는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학교에 가는 거 맞죠?”세희는 의아하게 인우를 바라보았다.“뭐야? 너 이제 무섭지도 않는 거야?”인우는 미소를 천천히 거두었다.“누나, 귀신은 무섭지만, 난 누나가 더 이상 그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아요. 그때 누나가 그렇게 고생하는 것을 보면서, 난 그날 정말 학교로 달려가서 그 귀신들을 죽이고 싶었어요. 그러나 시현 형이 누나의 생각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기 때문에, 억지로 참고 가지 않았던 거예요.”세희는 뿌듯해하며 인우의 머리를 어루만졌다.“우리 인우 다 컸네. 누나를 걱정할 줄 다 알고.”인우는 세희의 손을 잡고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누나, 난 줄곧 누나를 걱정하고 있었어요. 다음에 이런 위험한 일을 하러 간다면, 꼭 나 데리고 가면 안 돼요? 난 누나를 지켜주고 싶어요.”“그래! 저녁에 우리 가족들 함께 밥을 먹은 후에 바로 출발하자!”“좋아요!”저녁에 하영과 유준 그리고 희민이 돌아왔다. 세희가 이미 퇴원한 것을 보고, 세 사람은 기뻐해하며 그녀를 에워싸고 수다를 떨었다.저녁을 먹은 다음, 하영은 세희를 데리고 위층에 가서 간단하게 몸을 씻어주고서야 세희를 보냈다.문을 나서자마자, 세희는 시현이 그의 포르쉐와 함께 집 앞 정원에 있는 것을 보았다.세희와 인우는 의아함을 느끼며 시현을 쳐다보았다.세희가 먼저 물었다.“여긴 어쩐 일이에요?”시현은 별장을 바라보았다.“세준이 마음이 놓이지 않아서 나한테 연락했지 뭐. 네 기사 되어 달라고.”“우리 집에 기사가 없는 것도 아닌데. 그러면 시현 오빠가 너
“그래, 우빈아, 넌 15년 동안 세희를 좋아했고, 또 세희를 위해 많은 것을 바쳤지. 하지만 그거 알아? 세희는 아주 이성적인 사람이야. 세희가 만약 무슨 일을 알고 싶다면, 바로 감정 속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호흡이 흐트러진 우빈은 시현을 바라보며 다시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알아요.” 우빈이 대답했다.“세희는 그 누구보다도 감성적이고 또 이성적이죠.”“그럼 만약 세희가 정말 날 선택한다면, 넌 어쩔 계획이야?”“그런 건 없어요.”우빈은 솔직하게 말했다.“내가 말했잖아요, 난 세희의 모든 선택을 존중할 거라고. 마찬가지로 다른 걱정 할 필요 없어요. 세희에게 거절을 당했다고 복수를 할 정도는 아니니까요.”시현은 계속 물었다.“그러니까 내가 세희와 함께 하더라도 넌 세희와 계속 친구를 하겠다는 말이야?”우빈은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나와 세희는 줄곧 친구였어요. 우리 두 사람이 사귀지 않아도, 앞으로 여전히 사이가 좋은 친구예요. 고 과장님, 세희를 좋아해도 되지만, 내가 세희와 계속 친구로 되는 것을 막을 순 없어요.”시현은 갑자기 웃었다.“그럼 됐어!”우빈은 시현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했다.시현은 엘리베이터 앞으로 가서 버튼을 눌렀다.“난 내가 세희와 사귀면, 넌 불편해서 세희와 연락 끊을 줄 알았거든.”우빈은 말문이 막혔다.“사실 나도 그렇게 생각해 본 적이 있어. 이제 세희를 포기하자고. 넌 정말 세희가 필요한 것 같으니까...”말을 하다 시현은 우빈을 힐끗 바라보았다.“네 마음을 상하게 하는 말들은 하지 않겠어. 아무튼 후에 생각해 봤는데, 만약 널 향한 내 개인적인 생각 때문에 세희를 포기한다면, 그건 널 무시하는 것과 같잖아.”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시현은 안으로 들어갔고 우빈도 뒤를 따랐다.두 사람이 나란히 엘리베이터에 서자, 우빈은 잠시 침묵하다 입을 열었다.“그 결정은 틀리지 않았어요. 난 확실히 가족을 모두 잃었지만, 그래도 피와 살이 있는 사람이에요. 이 세상에 나 혼자만이 이런 상황이 아니잖아
시현은 말을 이어받으며 오른손을 들었다.“그때 내 오른손에 피가 가득 묻은 거 있지? 심지어 의사가 네 등의 썩은 살을 모두 베어낸 것을 직접 봤는데, 며칠째 잠을 못 잤어.”“에이, 그건 간단하죠!” 세희는 히죽거리며 말했다.“수면제 처방받으면 편안하게 잘 수 있지 않겠어요?”시현은 웃으며 침대 옆에 쪼그리고 앉았다.“세희야, 날 원망하고 싶지 않아?”“원망이요?” 세희는 시현의 뜻을 잘 몰랐다.“내가 왜요?”시현은 콧등을 긁적였다.“내가 널 데리고 그곳에 가지 않았다면, 너도 이렇게 다치지 않았을 거야.”세희는 눈을 부라리며 시현을 바라보았다.“그건 시현 오빠 탓이 아니에요. 그 귀신들이 겁도 없이 나한테 덤빈 것뿐이니까요. 다 회복되면 그 귀신들 전부 잡아버릴 거예요!”“또 그곳에 가려고?” 시현은 경악하며 물었다.“그럼요!” 세희는 손을 내밀었다.“일곱 명의 귀신을 전부 다 데려갈 수 있다면, 염라대왕님은 좋다고 박수를 치실지도 몰라요.”시현은 세희의 얼굴에 나타난 즐거운 미소를 애틋하게 바라보았다.“난 오히려 네가 날 욕하면서 분풀이를 했으면 좋겠는데. 이렇게 홀가분한 말투로 말하는 거 보니까 마음이 너무 아파.”“그럼 너무 재미없죠! 난 시현 오빠 돈 뜯어먹는 게 더 좋은 거 같은데? 내가 침대에서 내려올 수 있으면, 날 데리고 맛있는 거 먹으러 가요!”“오케이!” 시현은 시원스럽게 대답했다.“먹고 싶은 거 다 사줄게.”세희는 고개를 끄덕였다.“참, 세준 오빠가 그러던데, 미정 할머니를 찾아갔다면서요?”시현은 숨김없이 대답했다.“응, 가서 어떻게 해야 널 보호할 수 있을지에 대해 여쭤봤어.”“하하하.” 세희는 갑자기 웃으며 말했다. “날 보호한다고요? 왜 그런 생각을 하는 거죠? 그리고 시현 오빠는 귀신도 안 보이는데, 어떻게 귀신과 싸우려는 거예요? 정의감과 용기로 귀신을 제압하려고요?”“내가 만약 내 정의감을 이용할 수 있다면, 이 세상엔 귀신이 없을 거야?”세희는 웃으며 말했다.“그냥
시현은 세준 그들에게 돌아가서 쉬라고 한 다음, 혼자 의자에 앉아 멀리서 세희를 바라보았다.그녀는 아주 평온하게 잠을 자고 있었고, 숨을 고르게 쉬고 있었다.이때 간호사가 걸어왔다. 시현은 그녀를 보며 얼른 일어나 물었다.“선생님.”간호사는 그를 쳐다보았다.“무슨 일이시죠?”“세희는 언제 중환자실에서 나올 수 있는 거죠?”“이건 저도 잘 모르겠어요. 아마도 요 며칠 더 관찰을 해야 할 것 같아요. 아가씨는 제가 본 여자아이들 중에서 가장 엄중한 상처를 입으신 환자라서요. 잘못하면 흉터가 남을 텐데... 어휴...”말이 끝나자, 간호사는 문을 열고 들어갔다.시현은 그녀의 말을 듣고, 마음속으로 또 엄청난 죄책감을 느꼈다.‘이번 생은 철저히 세희에게 빚진 셈이네.’사흘 후, 세희는 중환자실에서 나왔고, 이 일을 알게 된 하영과 유준도 얼른 병원에 찾아왔다.세희가 침대에 엎드려 멍을 때리는 것을 보며, 두 사람은 가슴이 아팠다.하영은 허리를 굽혀 세희의 머리를 어루만졌다.“세희야, 미안해. 네 오빠들이 아침에 금방 이 일을 알려줘서, 엄마와 아빠도 이제야 달려온 거야.”세희는 고개를 저으며 억지로 웃음을 지었다.“괜찮아요, 엄마. 이거 봐요, 나 아직 멀쩡하잖아요?”하영은 눈시울이 붉어졌다.“걱정 마. 무슨 방법을 써서더라도 네 등의 흉터를 치료할 테니까.”“사실 난 이런 거 신경 안 써요. 등일 뿐이니, 평소에 남에게 보여주는 것도 아니고. 게다가 나 자신도 볼 수 없으니까, 심리적인 스트레스도 없어요.”“네가 꾸미길 좋아한다는 거, 여기에 모르는 사람이 없을걸?” 세준은 벽에 기대며 말했다.세희는 고개를 돌려 세준을 보려 했지만, 상처가 땅기는 바람에 아파서 이를 악물었다.세준은 마음이 아파서 눈살을 찌푸렸다.“좀 움직이지 마. 나도 안 비웃을게.”유준은 세준을 바라보았다.“세준아, 너희들은 외국에 아는 사람이 많으니까, 무슨 방법을 쓰더라도 좋은 성형과 의사를 찾아. 세희의 등에 절대로 흉터 남지 않게.”세준은
두려움과 걱정이 밀려오자, 시현은 도무지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는 눈을 뜨고 창밖의 하늘을 바라보았다.‘난 세희가 하는 일에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하는데. 그럼 세희를 보호하려면 난 대체 무엇을 할 수 있지?’생각하다 시현은 핸드폰을 꺼내 세준에게 톡을 보냈다.[그 할머니 지금 어느 호텔에 계시는 거지?]얼마 지나지 않아, 세준은 시현에게 나미정이 지내고 있는 호텔 주소와 방번호를 보냈다.[고마워, 세준아.]세준은 이 문자를 보며 차갑게 웃었다.[세희의 일, 난 이대로 넘어가지 않을 거야.][날 때리고 싶든, 죽이고 싶든 네 마음대로 해. 다 내 잘못이니 나도 변명할 말이 없어.]이 문자를 보낸 후, 더 이상 답장이 들어오지 않았다.시현도 더 이상 아무것도 보내지 않고, 차에 시동을 걸어 호텔로 갔다.30분 후, 시현은 나미정이 있는 룸 앞에 도착했는데, 잠시 심사숙고한 다음, 손을 들어 문을 두드렸다.곧 안에서 나미정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조금만 기다려.”문을 열자, 시현이 문밖에 서있는 것을 보고 그녀는 약간 의아해했다.“네가 바로 병원에 있었던 그 총각인가?”시현은 고개를 끄덕였다.“네, 할머니. 저와 잠깐 얘기를 좀 나누시면 안 될까요?”“그래.” 나미정은 몸을 비키며 말했다. “들어와서 말하자꾸나.”시현은 들어가서 소파에 앉았고, 나미정은 그의 옆에 있는 소파에 앉았다.“무슨 일로 날 찾는 거지?”시현은 긴장이 돼서 두 손을 비볐다.“할머니, 저도 솔직히 말씀드릴게요. 저처럼 평범한 사람은 대체 어떻게 해야 세희의 안전을 보호할 수 있을까요?”“평범한 사람이라...”나미정은 웃기 시작했다.“왜, 네가 보기에 우리와 같은 무당은 평범하지 않은 건가?”시현은 멈칫하더니 얼른 설명했다.“그런 뜻이 아니에요. 아무튼 저희보다 강하고 특수한 능력이 있으시잖아요.”“그것도 다 하늘이 내려준 신기일 뿐이지.”나미정이 말했다.“그러나 우리도 평범한 사람들이야. 밥을 먹어야 하고, 또 때가 되면 죽는 법이니
세희는 자신의 손바닥을 바라보았다. 부적은 비록 뚜렷하지는 않지만, 그녀는 여전히 강렬한 양의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세희는 숨을 들이마신 다음 천천히 일어섰다. 그 순간, 옆에서 놀던 그 귀신들은 고개를 홱 돌리더니 모두 그녀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그들의 시선을 알아챈 세희도 눈을 돌려 귀신들을 보았다.‘또 이런 느낌이야! 이곳을 못 나가게 하는 그런 느낌!’세희는 밀려오는 공포를 참으며 용기를 내어 문 앞으로 걸어갔다.문과 가까워질수록 주위의 음기는 더욱 강렬해졌다. 심지어 세희는 자신의 영혼이 억압된 느낌을 받았다.“누나, 무서워하지 마요!!”“세희야! 용기를 내서 그곳에서 나와! 그 귀신들은 널 건드리지도, 널 다치게 하지도 못할 거야!”“누나! 나랑 형들이랑 그리고 고 과장님이 여기서 누나를 기다리고 있어요!”인우와 나미정의 목소리를 듣고, 세희는 눈물을 뚝뚝 흘렸다.그녀는 이를 악물며 가깝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다가갈 수 없는 문을 향해 계속 나아갔다.세희는 숨을 깊이 들이마셨고, 부적이 그려진 손을 들어 다시 시도했다.이번에 그 귀신들은 섬뜩하게 웃기 시작했다. 세희가 문손잡이에 손을 얹으려 하자, 그들은 재빨리 앞으로 돌진했다.이때, 매몰찬 음기가 덮쳐왔고, 세희는 부적이 있는 그 손을 들고 돌아섰다.그 귀신들은 하마터면 세희의 영혼과 닿을 뻔했다. 그러나 세희의 손에서 나는 강렬한 양기가 서려 있는 부적을 감지한 그들은 표정이 돌변했다.세희는 뒤로 물러섰고, 등이 문에 닿는 순간, 재빨리 몸을 돌려 문손잡이를 잡았다. 그리고 문을 연 후, 그녀는 즉시 뛰쳐나갔다.이때, 줄곧 병상에 누워있던 세희는 눈을 번쩍 뜨더니 숨을 들이마셨다.세희가 깨어나는 것을 보고, 인우는 감격에 겨워 소리쳤다.“누나! 왜 이제야 깨어난 거예요!!”그러나 세희는 그의 말을 듣지 못한 듯, 눈을 천천히 감았다.인우는 완전히 멍해지더니 당황해진 표정으로 나미정을 바라보았다.나미정은 아주 침착하게 대답했다.“별일 아니야, 피곤해서 그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