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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2화 지나치게 부지런하네

세희는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

“그 할아버지 눈이 무서워요…….”

하영은 세희의 등을 가볍게 다독였다.

“세희야, 모든 사람이 완벽한 건 아니란다. 세상에 불쌍한 장애인들도 많이 있잖아.”

“네…….”

세희는 하영의 가슴에 머리를 대고 얘기했다.

“그 사람들도 분명 평범한 사람처럼 변하고 싶겠네요.”

“그렇지. 그러니까 방금 세희가 보인 행동에 그 할아버지가 속상하지 않았을까? 세희야, 우리는 입장을 바꿔서 다른 사람의 감정도 생각해 봐야 하잖아.”

세희는 시선을 아래로 떨구었다.

“방금 제가 잘못한 것 같아요. 엄마, 다음부턴 다시는 그러지 않을게요.”

“그래.”

하영이 웃으며 말을 이었다.

“우리 세희는 누구보다 착한 아이란 걸 잘 알고 있으니까.”

다음날.

세희를 안고 자던 하영은 전화벨 소리에 잠을 깼고, 침대맡에 놓인 핸드폰을 더듬어 잠이 떨 깬 상태로 전화를 받았다.

“강하영!”

인나의 목청이 전화기 너머에서 들려오자 하영은 깜짝 놀라 잠이 달아나고 말았다.

“우인나, 데시벨이 너무 높잖아!”

인나는 씩씩거리며 입을 열었다.

“지금 몇신 줄 알아? 놀러 안 갈 거야?”

“지금 몇 시야?”

하영은 눈을 비비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10시!”

하영은 눈을 뜨고 휴대폰 시계를 확인했다.

“미안, 어제 일이 좀 있어서 늦게 잠들었거든.”

인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짐은 다 정리했고?”

하영은 이불을 젖히고 침대에서 내려왔다.

“지금 정리할게. 네가 도착했을 때면 거의 다 끝날 것 같아.”

“지금 너희 집 앞이야! 시원 씨가 큰 캠핑카를 몰고 왔으니까 얼른 아이들을 데리고 나와.”

전화를 끊은 뒤 하영은 아직도 자고 있는 세희를 깨워서 대충 씻긴 다음, 옷 몇 벌을 챙기고 세준이와 희민이를 깨우러 갔다.

방문을 열었을 때 두 녀석은 이미 책상 앞에 앉아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었는데, 하영이 들어오자 얼른 노트북을 닫아버렸다.

하영은 문어구에 기댄 채 어이없는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두 사람, 지나치게 부지런하다는 생각이 안 들어?”

세준은 의자에서 내려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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