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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4화 언젠간 만나야 하잖아

예준은 웃으며 말을 이었다.

“세희는 나 닮았지.”

하영의 손이 멈칫하더니 갑자기 웃음을 터트렸다.

“얘기하는 거 잊었네요. 여기는 제 오빠예요. 알고 있죠? 엄마도 소씨 집안에 오래 계셨으니 분명 오빠도 챙겨준 적 있을 거예요.”

“세희야, 왜 그래?”

하영의 말이 끝나자마자, 지금까지 말없이 있던 세준이 갑자기 입을 열었고, 하영이 고개를 돌려 세준의 시선을 따라가 보다가 멍하니 서 있는 세희를 보고 물었다.

“세희야, 왜 그래?”

세희가 손을 뻗어 영정 사진을 가리키면서 뭔가 생각하다가 아닌 것 같아서 다시 손을 내렸다.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세희는 고개를 저었다.

세희는 사진 속의 사람이 어딘가 낯이 익고 어디서 만난 것 같은 기분이 들었지만, 어디서 봤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았다.

‘혹시 꿈에서 봤나?’

세희는 고개를 갸웃하며 하영이 할 일을 마칠 때가지 계속 영정사진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조금뒤 하영이 자에서 일어났다.

“오빠, 저쪽에 다른 묘지가 있는데 지영 이모가 거기 묻혀 있거든. 거기도 가서 인사드리고 싶어.”

“그래.”

예준은 대답하고 희민을 안았다.

“희민아, 삼촌한테 안겨서 가자.”

희민은 거절하지 않았다. 병원에서 퇴원한지 얼마되지 않은 탓에 조금 힘들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차에 올랐다.

지영이 묻혀 있는 묘지는 옆에 차를 주차할 수 있는 곳이 있었기 때문에 운전해서 가기로 했다.

아직 그곳에 도착하기 전에 하영은 멀리서 한 익숙한 뒷모습을 발견했다.

남자는 검은색 코트를 입고 묘비 앞에 우둑 서 있었는데, 희미한 안개가 주의를 감싸고 있어 쓸쓸하고 고독한 분위기를 더해줬다.

하영은 지금 무덤 앞에 서 있는 남자가 유준이란 것을 알고 있있다.

“정유준도 이렇게 빨리 올 줄은 몰랐네.”

예준이 감탄하듯 입을 열자, 하영은 시선을 거두었다.

“유준 씨한텐 엄마만이 유일한 가족이니까.”

그 말을 내뱉을 때 하영의 가슴이 약간 답답해지기 시작했다.

유준이 제일 소중하게 여기는 가족은 그를 마음에 두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영에겐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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