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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7화 이유따윈 없어요

주원은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다.

“유준아, 그렇게 긴장할 필요 없잖아. 나도 한가해서 이러는 게 아니라 결혼해서 자식을 낳아 키우고 싶을 뿐이야.”

“내가 그걸 가만히 보고 있을 것 같아?”

유준의 분노에 찬 말에 주원은 침착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동의하지 않아도 어쩔 수 없어. 강하영 씨만 동의하면 결혼할 생각이거든.”

“절대 동의하지 않을 거야!”

유준의 얘기에 주원이 대답했다.

“차라리 직접 가서 물어보는 건 어때?”

유준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위협하듯 얘기했다.

“만약 또 무슨 수작을 부리는 거면 절대 가만두지 않아!”

“형님한테 그게 무슨 버릇이야?”

정창만이 화를 내며 고함을 질렀다.

“네 눈엔 예의라는 것도 없어?”

“예의?”

유준은 피식 웃으며 정창만을 보며 입을 열었다.

“당신들은 나한테 예의를 갖추라 할 자격 없어!”

유준이 떠나자 주원이 웃으며 얘기했다.

“아버지, 이제 어떻게 하죠?”

정창만의 얼굴에서 분노가 사라지고 느긋하게 차를 마시기 시작했다.

“그동안 여기서 지내면서 다시 찾아올 때까지 너는 신경 쓰지 마라.”

주원은 정창만의 뜻을 알아 차리고 고개를 끄덕였다.

시원은 집에서 나온 유준이 차에 타자마자 싸늘한 기운을 느낄 수 있었고, 고개를 돌려 굳은 표정의 유준에게 물었다.

“대표님, 어디로 모실까요?”

“TYC로 가!”

‘강하영 씨, 찾으러?’

시원은 깜짝 놀랐다.

‘대체 무슨 일인데 대표님께서 이렇게까지 화가 나셨을까?’

10시.

하영은 회의를 마치고 사무실에서 쉬고 있었다. 어젯밤 주원이 한 말 때문에 밤새 잠을 설쳤는데, 오늘 밀린 업무까지 처리하느라 머리가 지끈거릴 정도였다.

하영은 소파로 다가가 얇은 담요를 챙겨 누워서 휴식을 취하려는데 사무실 책상에 있던 전화기가 울리기 시작했다.

하영은 할 수 없이 다시 일어나 전화를 받았고, 그때 직원의 다급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대표님, 정 대표님이 찾아오셨는데 미처 말릴 새도 없이 바로 엘리베이터로 들어가셨어요.”

하영은 처음에 바로 반응하지 못했다.

“정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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