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585화 저랑 결혼하는 겁니다

하영은 멍해지고 말았다.

‘내 기분이 안 좋을까 봐 거짓말한 거라고?’

하영은 생각에 잠겼다.

‘내가 왜 그 문제를 생각하지 못한 거지?’

“미안해, 세희야.”

뒤늦게 후회된 하영은 세희에게 다가가 눈물을 닦아주었다.

“엄마가 너무 심했어. 네 생각을 고려하지 못했네.”

하영은 자책하듯 말을 이었다.

“앞으로 엄마한테 거짓말하지 마. 그 사람을 만나고 싶다면 말리지 않을 테니까 거짓말만 하지 않으면 돼.”

세희는 울면서 하영의 품에 안겼다.

“엄마, 속여서 죄송해요. 앞으로 다시는 그러지 않을게요.”

흐느끼며 우는 세희를 꼭 안아준 하영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마음이 아팠다.

잠시 아이들을 달래고 나니, 어느새 두 녀석은 위층에 올라가 놀았고, 하영은 말없이 멍한 표정으로 소파에 앉아있었다.

진석이 곁에 앉자, 하영이 중얼거리듯 물었다.

“내가 너무 이기적이지?”

진석은 몇 초간 망설이더니 입을 열었다.

“애들 생각을 자주 들어주는 것도 좋을 것 같아.”

진석의 말 뜻을 어찌 모를 수 있겠는가? 사실은 하영이 이기적인 게 맞았다. 어쩌면 이제는 손을 놓을 때가 왔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녁 무렵.

하영은 카페에서 만나자는 주원의 문자를 받고, 애들한테 얘기한 뒤 경호원에게 주원이 만나자고 한 카페로 데려다 달라고 했다.

하영이 도착했을 때 주원은 이미 창가 자리에 앉아 기다리고 있었는데, 창백한 얼굴은 지난번에 봤을 때보다 더 아파보였다.

하영은 다가가 주원 앞에 앉았다.

“제가 또 뭘 해야 하는지 얘기해 보시죠.”

하영의 경계심 가득한 눈빛에 주원은 커피를 앞으로 밀어줬다.

“긴장할 필요 없으니까, 목이라도 축여요.”

하영은 커피에 손대지 않았다. 양다인이 한 짓 때문에 다른 사람이 준 음료는 함부로 마시지 못했기 때문이다.

“저 그렇게 한가한 사람 아니니까, 용건만 얘기해요.”

하영의 차가운 어조에 주원은 웃으며 레몬차를 한 모금 마셨다.

“저 MK로 돌아가고 싶어요.”

“그게 저랑 무슨 상관이죠?”

“일단 제 얘기부터 먼저 들어요.”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