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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5화 귀찮게 하지 마요

비밀번호를 입력하자마자 대화창이 열렸고, 양다인이 보내온 문자가 떴다.

“유준 씨, 희민이랑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하영은 놀란 표정으로 멍하니 그 문자를 바라보았다.

‘이거……, 정유준 휴대폰이잖아…….’

하영은 방금 별생각 없이 비밀번호를 입력했는데 그건 그녀의 생일이었다. 유준도 하영의 생일을 비밀번호로 사용하고 있을 줄은 생각지 못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양다인이 유준에게 보낸 문자를 보게 될 줄이야.

‘희민이랑 정유준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린다고? 그건 분명 내 아들이잖아. 게다가 양다인한테 학대까지 당한 적이 있는데! 어떻게 양다인을 곁에 둘 수 있어? 그러면서 왜 나한테 경계심을 없애겠다는 말을 했는데? 얼마나 웃기는 일인지 본인도 모르는 거야?’

하영은 휴대폰을 다시 침대맡에 놓아두고 앞에 있는 반찬을 보았는데, 갑자기 입맛이 사라졌다.

하영은 심장이 욱신거리는 느낌에 다시 이성을 되찾은 것 같았다. 유준의 몇 마디 말과 가식적인 행동에 그 말이 전부 진짜라고 믿는 게 아니었다.

몇 분 뒤에 병실로 돌아온 유준은 하영이 냉담한 표정으로 침대에 멍하니 앉아있는 모습을 보고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

“왜 안 먹어?”

유준이 침대 곁으로 다가와 앉았다.

“왼손을 사용하는 게 불편해?”

하영은 천천히 눈을 들어 유준을 바라보며 냉담한 태도를 보였다.

“그만 돌아가요.”

유준의 눈빛이 싸늘해지더니, 어조도 약간 퉁명스럽게 변했다.

“내가 몇 번을 얘기해야 알아들어?”

“여기 남아서 무슨 소용이 있어요?”

하영이 날카로운 어조로 물었다.

“김제에 당신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여기서 이러고 있어?”

유준의 눈빛이 점점 어둡게 변했다.

‘대체 왜 이러는 거지? 방금 전까지 괜찮았는데 왜 갑자기 가시를 세우는 거야?’

“그렇게 내가 갔으면 좋겠어?”

“그래요!”

유준이 차가운 어조로 되묻자, 하영도 딱딱하게 대답했다. 그렇게 양다인을 곁에 두고 싶다면 두 사람의 행복을 깨뜨리고 싶지 않았다.

유준의 주위 공기가 싸늘하게 식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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