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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화 화내지 마

강하영은 입술이 가늘게 꿈틀거리는 양운희를 멍하니 바라보았지만, 어머니가 무슨 말을 하는지 잘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귓가에 있는 기계에서 ‘띠’하는 소리가 길게 울려 퍼졌다.

강하영의 마음도 덩달아 싸늘해졌다……

정유준이 병실 문 앞에 도착하기도 전에 강하영의 가슴을 찢는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저도 모르게 숨이 막혔고 발걸음도 따라서 빨라졌다.

그러나 들어가기도 전에 부진석이 강하영의 등을 가볍게 두드리며 그녀를 위로하는 모습을 보았다.

옆으로 떨어진 두 손은 주먹을 불끈 쥐었고 마음속의 애석함은 분노로 대체되었다.

정유준의 얼굴은 굳어졌고 허시원은 이런 정유준을 보자 가슴이 떨렸다.

“사장님, 들어가시겠어요?”

허시원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정유준은 눈썹을 깔고 차가운 목소리고 지시했다.

“조사해! 누가 했는지 알아봐!”

허시원이 대답하며 몸을 돌리던 참에 정유준이 또 분부했다.

“몇 명을 빈소에 안배하여 더는 차질이 없게 지키고 있어.”

양운희는 친우가 많지 않기에 장례를 간단히 치르기로 했다.

우인나와 부진석은 특별히 휴가를 내어 강하영과 함께 빈소를 지켰다.

3일 동안 강하영은 거의 먹지도 마시지도 않았고 잠도 3, 4시간밖에 자지 못하였다.

이런 강하영이 안쓰러워 우인나는 위로했다.

“하영아, 가서 뭐 좀 먹고 자. 여긴 우리가 지킬게.”

강하영은 묵묵히 고개를 저었다.

우인나가 한숨을 쉬고는 다시 앉으려는데 갑자기 한 사람의 그림자가 보였다.

고개를 돌려보니 양다인이었다. 그를 보는 순간 우인나의 안색이 대번에 변하였다.

양다인은 혼자 왔다. 빈소로 발을 들여놓자 우인나가 앞길을 막았다.

“왜 왔어? 귀찮게 하지 말고 꺼져!”

양다인은 눈썹을 치켜뜨며 말했다.

“유준 씨를 대신해서 와도 안 되나요?”

우인나는 무의식중에 강하영을 바라보았고 그의 표정이 여전한 것을 보고 고개를 돌려 양다인에게 경고를 했다.

“함부로 굴면 내가 가만히 두지 않을 테야!”

양다인은 웃으며 손을 뻗어 우인나를 밀쳤다. 그는 강하영과 옆에 있는 부진석을 번갈아 바라보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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