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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화 명분이 중요해

“빨리 비켜, 그녀에게 에이즈가 있을지도 몰라.”

“염치없이! 돈을 위해 이런 짓을 하다니! 파렴치해!”

“꺼져!!! 다 꺼져!!!”

갑자기 양운희의 가슴을 찢는 것만 같은 고함소리가 병실에서 흘러나왔다.

강하영은 이제야 정신이 들었는지 얼른 사람들을 해치고 문을 열고 병실로 뛰어 들어갔다.

병실은 온통 난장판이었고 여기저기에 깨진 유리 부스러기가 널려있었다.

강하영은 목구멍을 솜 덩어리로 막아놓은 것처럼 침을 삼키기도 힘들었다.

그녀는 병상에 앉아 얼굴이 파랗게 질리고 큰 소리로 숨을 몰아쉬는 양운희을 천천히 바라보았다.

순간 눈물이 핑 돌았다.

“엄마……”

“날 부르지 마!!”

양운희는 노발대발하며 강하영을 향해 소리쳤다.

강하영은 온몸을 떨며 목이 메어 말했다.

“엄마, 화내지 마세요. 제 설명을 들어줄래요?”

양운희는 눈물 자국이 가득한 얼굴로 강하영을 가리키며 물었다.

“너 왜 이런 짓을 하는 거야?! 왜!”

강하영은 눈물을 뚝뚝 떨어뜨렸다.

“엄마, 엄마가 생각하는 그런 게 아니에요. 진정하시고 우리 대화해 볼까요? 네?”

“강하영! 너…… 너!”

이야기를 반쯤 하던 양운희는 갑자기 두 눈을 뒤집으며 땅바닥에 곤두박질쳤다.

“엄마!!”

강하영은 급히 앞으로 달려들어 양운희의 몸을 잡고 바깥을 향해 날카로운 소리로 외쳤다.

“간호사! 간호사!! 우리 엄마 살려주세요!!”

곧이어 간호사가 병실 문을 밀치고 들어왔다.

2분도 안 되어 의사도 급히 달려왔다.

그들은 강하영을 문밖으로 밀어내고 응급 치료를 시작했다.

원래 병실 문 밖에서 떠들썩하던 사람들은 이때 이미 자취를 감췄다.

텅 비고 고요한 복도는 심연의 깊은 못처럼 사람을 점점 질식시키고 가라앉게 한다.

강하영은 병실 밖 벤치에 주저앉아 텅 빈 눈으로 초점 없이 어딘가를 응시하고 있었다.

만약 그녀가 어젯밤에 잘못되었다는 것을 눈치채고 달려왔다면 오늘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녀가 진작 발견했어야 했다.

지난번에 그녀를 치어 죽이려 했던 사람이 잡히지 않았으니, 다른 행동이 있을 게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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