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운희의 안색이 굳어졌다. 화가 난 그녀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말도 안 돼! 당신 이거 명예훼손이야! 내가 당장 고소할 수도 있다고.”양다인은 화난 척하며 일어섰다.“아주머니, 제 말을 못 믿겠으면, 강하영에게 전화해서 물어보세요! 저는 할 말 다 했어요. 강하영에게 알아서 잘 처신하라고 전해주세요!”말을 마친 양다인은 또각또각 하이힐 소리를 내며 병실을 나섰다.마음이 불안해진 양운희의 귓가에 양다인의 말이 계속 맴돌았다. 생각할수록 마음속의 의혹과 분노를 참을 수 없게 된 양운희는 결국 휴대전화를 들고 강하영에게 전화를 걸었다.그 시간 난원, 정유준의 방 안에서 두 사람은 한창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핸드폰 진동 소리를 들은 강하영은 무의식중에 고개를 들어 침대 협탁을 보았다.그녀는 정유준의 가슴을 두드렸다.“전화 왔……음…….”말을 다 마치기도 전에 정유준은 몸을 숙여 강하영의 매혹적인 입술에 키스했다.결국 강하영은 전화를 받을 수 없었다. 관계가 끝난 후, 강하영은 재빨리 침대에서 내려가, 휴대전화를 들고 욕실로 향했다.어머니에게서 여러 차례 부재중 전화가 걸려 온 것을 보고 강하영은 좋지 않은 예감이 들었다.그녀가 전화를 걸자 어머니가 바로 전화를 받았다.“하영아, 너 방금 뭐 하느라 전화를 안 받아?”양운희의 말투가 엄숙했다.어머니의 목소리를 확인한 강하영은 안도의 숨을 쉬었다. 아직 관계의 여운이 다 가시지 않았던 강하영은 말할 때, 숨이 좀 거칠었다. “엄마, 방금 샤워하느라 전화 벨 소리를 못 들었어요.”양운희는 강하영의 숨소리를 알아채고 다시 엄하게 물었다.“너 지금 어디야?”강하영이 막 입을 열려고 하는데, 욕실 문이 열렸다.정유준이 냉정한 표정으로 들어오며 물었다. “누구 전화야?”정유준이 입을 여는 순간 강하영은 놀라서 얼른 전화를 끊었다.강하영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우리 엄마 전화예요. 다음에는 들어오기 전에 노크 좀 해줄래요?”정유준이 그녀를 힐끗 보았다.
“빨리 비켜, 그녀에게 에이즈가 있을지도 몰라.”“염치없이! 돈을 위해 이런 짓을 하다니! 파렴치해!”“꺼져!!! 다 꺼져!!!”갑자기 양운희의 가슴을 찢는 것만 같은 고함소리가 병실에서 흘러나왔다.강하영은 이제야 정신이 들었는지 얼른 사람들을 해치고 문을 열고 병실로 뛰어 들어갔다.병실은 온통 난장판이었고 여기저기에 깨진 유리 부스러기가 널려있었다.강하영은 목구멍을 솜 덩어리로 막아놓은 것처럼 침을 삼키기도 힘들었다.그녀는 병상에 앉아 얼굴이 파랗게 질리고 큰 소리로 숨을 몰아쉬는 양운희을 천천히 바라보았다.순간 눈물이 핑 돌았다.“엄마……”“날 부르지 마!!”양운희는 노발대발하며 강하영을 향해 소리쳤다.강하영은 온몸을 떨며 목이 메어 말했다.“엄마, 화내지 마세요. 제 설명을 들어줄래요?”양운희는 눈물 자국이 가득한 얼굴로 강하영을 가리키며 물었다.“너 왜 이런 짓을 하는 거야?! 왜!”강하영은 눈물을 뚝뚝 떨어뜨렸다.“엄마, 엄마가 생각하는 그런 게 아니에요. 진정하시고 우리 대화해 볼까요? 네?”“강하영! 너…… 너!”이야기를 반쯤 하던 양운희는 갑자기 두 눈을 뒤집으며 땅바닥에 곤두박질쳤다.“엄마!!”강하영은 급히 앞으로 달려들어 양운희의 몸을 잡고 바깥을 향해 날카로운 소리로 외쳤다.“간호사! 간호사!! 우리 엄마 살려주세요!!”곧이어 간호사가 병실 문을 밀치고 들어왔다.2분도 안 되어 의사도 급히 달려왔다.그들은 강하영을 문밖으로 밀어내고 응급 치료를 시작했다.원래 병실 문 밖에서 떠들썩하던 사람들은 이때 이미 자취를 감췄다.텅 비고 고요한 복도는 심연의 깊은 못처럼 사람을 점점 질식시키고 가라앉게 한다.강하영은 병실 밖 벤치에 주저앉아 텅 빈 눈으로 초점 없이 어딘가를 응시하고 있었다.만약 그녀가 어젯밤에 잘못되었다는 것을 눈치채고 달려왔다면 오늘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그녀가 진작 발견했어야 했다.지난번에 그녀를 치어 죽이려 했던 사람이 잡히지 않았으니, 다른 행동이 있을 게 분
강하영은 입술이 가늘게 꿈틀거리는 양운희를 멍하니 바라보았지만, 어머니가 무슨 말을 하는지 잘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귓가에 있는 기계에서 ‘띠’하는 소리가 길게 울려 퍼졌다.강하영의 마음도 덩달아 싸늘해졌다……정유준이 병실 문 앞에 도착하기도 전에 강하영의 가슴을 찢는 울음소리가 들려왔다.그는 저도 모르게 숨이 막혔고 발걸음도 따라서 빨라졌다.그러나 들어가기도 전에 부진석이 강하영의 등을 가볍게 두드리며 그녀를 위로하는 모습을 보았다.옆으로 떨어진 두 손은 주먹을 불끈 쥐었고 마음속의 애석함은 분노로 대체되었다.정유준의 얼굴은 굳어졌고 허시원은 이런 정유준을 보자 가슴이 떨렸다.“사장님, 들어가시겠어요?”허시원이 조심스럽게 물었다.정유준은 눈썹을 깔고 차가운 목소리고 지시했다.“조사해! 누가 했는지 알아봐!”허시원이 대답하며 몸을 돌리던 참에 정유준이 또 분부했다.“몇 명을 빈소에 안배하여 더는 차질이 없게 지키고 있어.”양운희는 친우가 많지 않기에 장례를 간단히 치르기로 했다.우인나와 부진석은 특별히 휴가를 내어 강하영과 함께 빈소를 지켰다.3일 동안 강하영은 거의 먹지도 마시지도 않았고 잠도 3, 4시간밖에 자지 못하였다.이런 강하영이 안쓰러워 우인나는 위로했다.“하영아, 가서 뭐 좀 먹고 자. 여긴 우리가 지킬게.”강하영은 묵묵히 고개를 저었다.우인나가 한숨을 쉬고는 다시 앉으려는데 갑자기 한 사람의 그림자가 보였다.고개를 돌려보니 양다인이었다. 그를 보는 순간 우인나의 안색이 대번에 변하였다.양다인은 혼자 왔다. 빈소로 발을 들여놓자 우인나가 앞길을 막았다.“왜 왔어? 귀찮게 하지 말고 꺼져!”양다인은 눈썹을 치켜뜨며 말했다.“유준 씨를 대신해서 와도 안 되나요?”우인나는 무의식중에 강하영을 바라보았고 그의 표정이 여전한 것을 보고 고개를 돌려 양다인에게 경고를 했다.“함부로 굴면 내가 가만히 두지 않을 테야!”양다인은 웃으며 손을 뻗어 우인나를 밀쳤다. 그는 강하영과 옆에 있는 부진석을 번갈아 바라보았
전화가 끊어지자 정유준의 얼굴은 혐오감으로 물들었다.“사장님.”차를 운전하던 허시원이 말했다.“왜?”정유준이 미간을 비비며 물었다.“다인 씨의 양부모와 확인했습니다. 다인 씨의 증상과 같습니다. 양부모가 그러는데 다인 씨가 어릴 적에 입양하고 나서 대표님을 구해준 일을 자주 언급했다고 말했습니다.”이 말을 들은 정유준은 지그시 눈을 감았다.답은 정해졌지만 양다인이 주는 느낌은 은근히 수상했다.정유준은 마음이 무거워졌다. 그는 허시원을 보며 말했다.“병원으로 가자.”허시원은 잠시 어리둥절해졌다.“대표님, 오후에 화상회의가 있습니다.”“저녁으로 미뤄.”정유준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허시원은 더는 말을 하지 않고 병원으로 운전했다. 병원 앞에 도착하여 정유준이 차에서 내리자 허시원이 그를 불렀다.“대표님. 다인 씨께서 자살시도를 하였습니다. 손목을 베였습니다.”정유준은 발검음을 주춤하며 미간을 찌푸리고 돌아서서 허시원을 바라보았다.“지금 어디에 있지?”“병원에 거의 다 왔습니다.”허시원이 대답했다.응급실에서 강하영은 기계 소리에 잠이 깼다.그녀는 무거운 눈꺼풀을 벌리고 커튼이 쳐진 환경을 힘없이 바라보았다.짙은 소독수 냄새가 끊임없이 코안을 파고들자 익숙한 냄새 때문에 코끝이 찡해졌다.갑자기 커튼이 열리며 부진석이 도시락을 들고 나타났다.강하영이 깨어난 것을 보고 온화한 목소리로 물었다.“하영 씨, 어디 아픈 데 없어요?”강하영은 메말라서 아픈 목을 참으며 쉰 목소리로 대답했다. “없어요.”부진석은 도시락을 침대 머리맡에 놓고 옆에 앉았다.“하영씨도 참. 쉬라고 해도 말을 안 듣더니. 보세요. 울화가 치밀어 피를 토했잖아요.”강하영은 눈을 내리깔았다. 그녀는 쓰러지기 전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두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양다인과의 원한은 그녀가 조만간 갚을 것이지만, 지금은 아니다. 어머니의 장례식이 끝난 후 서서히 증거를 찾을 것이다.강하영은 숨을 돌리며 물었다.“어머니 빈소는 ……”부진석은 조용히
캐리어를 끌고 나가는 순간 마이바흐가 들어왔다.정유준은 차 안에서 짐을 들고 문 앞에 멈춰 선 강하영을 한눈에 보았다.그는 차에서 내려 강하영에게 다가가 물었다.“뭐 하러 가?”강하영은 무표정한 얼굴로 대답했다.“정 사장님께서 이미 결정을 내리셨으니 제 입장도 고려해 주세요.”정유준은 짐을 훑어보고 찬웃음을 띄우며 물었다.“너를 보내주게?”강하영은 평온하고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네!”정유준의 안색이 어두워졌다.“의사 선생님과 함께 있으려고? 이렇게 급해?”정유준이 화가 나서 짐을 찰까 봐 강하영은 두 캐리어를 몸 뒤로 합쳤다.“정 사장님께서 원하는 대로 생각하세요. 제가 이전에 말한 것처럼 저는 다른 사람의 감정에 개입하는 제3자 노릇을 하지 않아요. 정 사장님께서 한 달 후에 약혼한다 해도 저는 애인 노릇을 하지 않습니다.”그녀가 이렇게 말하자 정유준은 온몸에 찬 기운이 흘렀다.“내가 한 달 후에 약혼하는 것을 어떻게 알았지?”강하영은 입가에 찬 웃음을 지었다.“직접 한 말도 잊으셨나요? 시간과 장소를 제공해 회억해 드릴까요?”강하영의 말속엔 가시가 박혀있었다. 정유준 뿐만 아니라 그녀도 이 가시에 찔렸다.정유준의 얼굴은 어두워졌다. 이 여자는 다른 남자 앞에서 모든 감정을 드러내더니 유독 자신 앞에서만 늘 화나고 싶을 정도로 냉랭한 태도를 보인다. 그에게만 가시 박힌 말을 하는 습관을 길러놓았다.정유준의 두 눈은 얼음이 진 것처럼 차가웠다. 그는 강하영을 향해 한 걸음 다가섰다.“계약을 끝낸다? 강하영, 그 대가를 감당할 수 있어?”“감당하기 어려워요. 그래도 난…….”강하영이 대답했다.“강하영! 마지막 한 달이야. 한 달 후 계약을 끝내!”정유준은 반항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하게 말했다. 한 달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다.그러나 강하영은 어머니의 임종 유언을 어기고 싶지 않았다.“정 사장님, 제가 감당해 볼게요.”말이 떨어지자 남자는 한참 동안 침묵했다.이젠 정유준이 승낙하겠지 하고 생각하고 있을
이때 강성문은 두 손을 주머니에 넣고 수염이 덥수룩 한 채 우뚝 솟은 빌딩을 보고 있었다.나쁜 계집애, 감히 그 허름한 곳에 보내 많은 고생을 시키다니.오늘 꼭 이 년에게 업보가 무엇인지 톡톡히 알게 해야 한다!강성문은 생각에 잠겼다가 갑자기 목청을 돋우며 소리쳤다.“강하영! 이 빌어먹을! 내려오지 못해!”빌딩 내의 경비원은 일찍이 강성문을 주의해 보았지만 그가 빌딩만 쳐다보기에 쫓아내지 않았다. 지금 이렇게 외치면 회사 이미지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급히 뛰어나와 제지했다.“이보세요. 회사 밖에서 소리 지르지 마세요.”강성문은 바닥에 대고 침을 뱉으며 소리쳤다.“너희들이 뭔데 나를 막아! 내가 내 딸을 찾는데 너희들이 무슨 상관이야?”경비원은 눈살을 찌푸렸다.“가족을 찾는 거면 전화하세요.”강성문은 노발대발했다.“배터리가 없어서 그래! 너희들이 불러와!”“딸 이름이 뭐예요?”경비가 물었다.“강하영! 강하영이라고 해!”이 말을 듣고 막 차에서 내린 양다인은 몸을 멈추었다. 양다인은 교활한 눈빛을 반짝이며 앞으로 다가갔다.“아저씨, 강하영의 아버지세요?”“넌 누구야?”강성문은 고개를 돌려 의아하게 바라보았다.“저는 강하영의 동료예요. 무슨 일로 강하영을 찾으세요?”양다인은 친절한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강성문은 눈썹을 치켜세웠다.“내가 이 계집애를 찾아 결판을 낼 거야! 돈을 받아야 해! 감히 이 아비를 경찰서에 보내다니! 이 빌어먹을!”양다인은 일부러 충격적인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어머나 세상에. 강하영이 이런 짓을 하다니?”강성문은 노발대발했다.“다 키우니 젠장!”“화나실 만하네요. 이렇게 할까요? 돈은 제가 드릴 테니 전화번호를 주세요.”양다인이 말했다.“일이 있으면 저에게 메시지를 보내세요. 제가 전해드릴게요. 회사 아래층에서 소란을 피우면 아저씨의 체면에 손상이 올 수 도 있어요. 그렇죠?”강성문은 돈을 준다니 눈이 밝아졌다. 그는 급히 전화번호를 주었다.양다인은 웃으면서 10만 원을 꺼내어 강성
강하영은 전화를 끊고 실검을 보니 인기 검색어가 보였다.[모 유명 기업의 수석 비서가 뜻밖에도 대의멸친하여 그의 아버지를 감옥에 보냈다!]강하영은 얼굴색이 창백해지며 떨리는 손가락으로 댓글을 눌렀다.[세상에나! 이런 사람이 있다니. 어떻게 유명 기업의 비서를 하지?][이 회사에서 출근하는 내 친구가 그러는데 이 여자가 정부래!][이런 사람은 상장회사에 들어갈 자격이 없다. 신입사원한테 나쁜 본보기가 되어주니 망치는 짓이다!] [쓰레기! 나쁜 년! 구역질 나!]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악플들이 끊임없이 눈에 들어왔고 강하영은 마치 얼음창고에 빠진 것 같았다. 여론이 한 사람에 대한 파괴력이 얼마나 강한지 너무 잘 알고 있었다.우인나는 강하영의 안색이 달라지자 황급히 물었다.“왜 그래? 어디 아파?”강하영은 당황하여 침을 삼키며 휴대폰을 우인나에게 넘겨주었다.화면에 뜬 내용을 보더니 우인나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누가 함부로 기사를 썼어?”강하영은 손바닥을 조르며 자신을 진정시켰다.당시 아버지를 체포하려고 경찰을 불렀을 때 병원의 많은 환자가 목격했다.그런데 왜 이 뉴스가 진작에 나온 것이 아니라 이제 와서 터졌을까?강하영은 곰곰이 생각하다가 또 휴대폰을 들고 검색해 보았지만 동영상은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마음속으로 잠시 병원 안의 가족과 환자를 배제하였다.강하영은 고개를 들어 우인나를 바라보았다.“우인나, 이 뉴스를 처음 발표한 블로거와 시간을 찾아줘.”우인나도 걱정하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하지만 넌 일단 먼저 돌아가야 해. 그 사람이 널 괴롭히려고 하니 지금도 어딘가에서 주시하고 있을 거야. 일찍 떠나지 않으면 더 많은 사람을 불러 못살게 굴 가봐 두려워.”우인나의 말이 끝나자마자 허시원의 전화가 들어왔다. 강하영은 전화를 받으며 우인나와 함께 밖으로 나와 익숙한 차를 보자마자 함께 차에 탔다.차에 앉자 허시원의 목소리가 울렸다.“강 비서. 사장님께서 이미 실검을 내렸어요. 요 며칠 난원에서 나가지 마세요. 며
강성문은 문을 열면서 복도를 힐끗 보더니 다른 사람이 따라오지 않자 그제야 강하영을 들어오게 했다.강하영이 의자에 앉자 강성문은 그녀를 한 바퀴 훑어보며 물었다.“나한테 뭘 가져 왔는데? 물건은?”“어, 차 안에 놓고 가져오는 걸 깜빡했네요.”강하영은 헛소리했다.“그럼 돈은?”강성문은 반신반의하며 물었다.“돈은 줄 수 있어. 하지만 이 일은 나에게 진실을 말하길 바래요.”강하영은 강성문을 바라보았다.강성문은 안색이 어두워지며 말투도 거칠어졌다.“나는 아무것도 모르니 나에게 묻지 마!”강하영의 눈에는 분노가 이글거렸다.“다른 사람과 짜고 나를 헐뜯지 않았다고 감히 하늘에 계신 엄마에게 맹세할 수 있어요? 맹세할 수 있으면 오늘 당신에게 500만을 줄 테고 아니면 이 일은 당신이 한 짓이야!”강성문은 이 말을 듣고 눈을 번쩍 뜨며 노발대발했다.“강하영! 감히 나와 이렇게 말하다니! 네가 염치가 없이 다른 사람의 애인 노릇을 하니 내 체면도 다 구겨졌어! 다른 사람이 말한 것이 다 사실이야! 매춘부 같으니라고!”강하영은 가슴이 떨릴 정도로 추웠다. 그는 친아버지로부터 이렇게 험한 말을 들을 줄 생각지도 못했다.그는 아버지가 이런 일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요행을 바라기도 했다.강하영은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저한테 이렇게 대하면 많이 챙겨주시던가요?”강성문은 목에 핏대를 세우며 말했다.“맞아! 돈을 받고 했어! 너 어찌할 건데? 너는 나한테 돈을 줬니?”“내가 돈을 안 줬어요? 이 말을 할 때 양심을 더듬어 보세요!”강하영은 화가 나서 눈시울을 붉혔다.“양심?! 그래, 좋아. 네가 양심이라고 하니 내가 양심이 무엇인지 보여 줄게.”강성문이 손찌검을 하려고 하자 강하영은 가슴이 벌컥 내려앉았다.강하영은 얼른 일어나 문 옆으로 다가가며 경고했다.“손찌검하면 어떻게 되는지 알고 있죠?”강성문은 전혀 듣지 않고 탁자 위의 재떨이를 집어 던졌다.강하영은 재떨이를 피할 수 있었는데 쏜살같이 달려들어 그녀의 머리를 잡고 주먹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