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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화 왜 거짓말을 했는지

양부는 억지로 웃으며 말했다.

“다인이 왔구나. 어서, 어서 앉아라.”

양어머니는 정유준에게 시선을 주며 모르는 척 물었다.

“다인아, 이분은?”

양다인은 약간 수줍게 미소를 지었다.

“엄마, 제가 자주 말했죠? 유준 씨예요.”

양어머니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정사장님이었군요. 어서 앉아요.”

자리에 앉은 정유준은 담담하게 앞에 선 부부를 바라보았다.

두 사람은 물을 따라 주기도 하고 수저를 놓아주기도 하며 그를 살뜰히 챙겼다.

그들은 마지막으로 종업원에게 주문한 음식을 내오라고 말한 다음 자리에 앉았다.

“다인아, 정 사장님은 딱 봐도 믿을 만한 사람이야. 네가 정사장님과 사귄다고 하면 우리는 외국에 있어도 안심할 수 있을 것 같구나.”

“맞아, 맞아!”

양어머니가 맞장구를 치며 정유준을 바라보았다.

“정사장님, 우리 다인이와는 앞으로 어떻게 할 생각이에요?”

정유준은 물티슈로 느릿느릿 손을 닦았다. 그가 무심하고 냉담한 말투로 물었다.

“앞으로 어떻게 하다니 뭘 말씀하시는 겁니까?”

양어머니가 말했다.

“당연히 결혼을 말하는 거죠.”

“아직 그런 걸 논할 단계가 아닙니다. 제가 아직 해결 못한 일도 있고!”

정유준이 냉정하게 대답했다.

양다인이 배려하며 맞장구를 쳤다.

“맞아요, 유준씨 정말 바빠요. 엄마 아빠 너무 서두르지 마세요. 이제 막 남자 친구가 됐을 뿐인데!”

양다인의 이 말에 정유준의 머릿속에는 문득 불륜녀가 되지 않을 거라던 강하영의 말이 떠올랐다.

마음이 갑자기 초조해진 정유준은 물티슈를 내려놓더니 벌떡 일어섰다.

“식사 천천히 하십시오. 저는 일이 있어서 먼저 가보겠습니다.”

정유준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당황한 양다인이 급히 뒤쫓아 나왔다.

“유준씨! 화났어?”

정유준은 걸음을 멈추고 차갑게 그녀를 돌아보았다.

“양다인, 너한테 심한 말 하고 싶지 않아.”

양다인은 눈시울을 붉혔다.

“우리 그런 일까지 있었는데, 남자 친구도 아니야?”

“누구도 나를 대신해서 무슨 결정을 내릴 권리는 없어.”

말을 마친 정유준이 몸을 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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