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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6화 죽지 않아

하영은 피식 웃었다.

“정유준 씨, 제가 당신 어머니 곁에 있었다고 제가 한 일이에요? 그래서 저한테 좋을 게 뭐가 있는데요? 한 번의 복수로 쾌감을 얻으려고?”

“아니면 뭔데?”

“저 그 정도로 멍청하지 않아요! 당신 능력으로 누가 한 짓인지 알아낼 수 없겠어요? 제가 왜 당신한테 미움받을 걸 각오하고 그런 짓을 벌이겠어요?”

유준은 하영을 뚫어지게 응시했지만 그녀의 표정은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유준이 아무 말도 없자 하영은 힘없이 입을 열었다.

“당신한테 복수할 이유도 없고, 당신도 저한테 미안한 일 한 적 없어요. 5년 전 당신이 양다인 때문에 저를 구하지 않았을 때도 원망한 적 없어요. 그저 당신과 아무 상관 없는 곳으로 멀리 떠나고 싶은 마음뿐이었으니까.”

그 말에 유준의 심장이 갑자기 따끔해 났다.

“좋아. 그럼 그 일은 네가 한 짓이 아니라고 치자. 그럼 왜 우리 어머니를 혼자 관람차에 타게 했는데?”

그 일이 언급되자 하영의 눈빛이 순간 어두워지더니 자책 가득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미안해요.”

“미안하다면 네가 한 잘못이 사라지기라도 해?”

유준의 눈빛에 분노가 차오르기 시작했다.

“제정신이 아니란 걸 잘 알고 있었잖아!”

“저도 처음엔 말렸어요. 그런데 이모가 기어이 혼자 올라간다고 해서 직원한테 얘기하는 사이 벌써 올라갔더라고요…….”

“내가 그딴 변명을 믿을 것 같아?”

유준이 크게 화를 내며 하영의 말을 끊었다.

“죽은 사람은 말이 없다는 거 몰라?”

하영은 침대 시트를 꽉 움켜쥐고 붉게 충혈된 눈으로 유준의 분노에 찬 시선을 똑바로 바라봤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왜 여기까지 찾아와서 따지는데요?”

하영은 더는 성질을 참지 못하고 그동안 억눌린 감정을 전부 쏟아냈다.

“제 설명이 당신한테 중요하긴 해요? 대체 어떤 대답이 듣고 싶어서 그래요? 기어이 제가 당신 어머니를 해쳤다는 대답을 들어야 속이 시원해요?”

멘탈이 무너진 하영이 고래고래 소리 지르자, 갑자기 유준이 손을 뻗어 하영의 턱을 움켜잡았다.

하영의 얼굴을 움켜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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