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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2화 버리는 카드

정창만은 큰 소리로 웃음을 터뜨렸다.

“좋아. 그러니까 이 여자는 이제 너한테 아무 가치도 없다는 얘기지?”

그 말을 끝으로 천천히 하영을 돌아보았다.

“들었어? 너는 이제 저 불효자 놈의 버리는 카드에 불과할 뿐이다. 이용 가치가 끝났으니 버림받은 거야! 사랑? 그딴 감정도 없는 놈을 위해 왜 굳이 어머니에 관한 소문을 퍼뜨려 호감을 얻으려는 거야? 이제 곧 죽게 될 텐데 너한테 눈길조차 주지 않는구나!”

하영은 겨우 눈을 들어 정창만을 바라보며 입술을 달싹이니, 쉰 목소리가 입에서 흘러나왔다.

“당신은 비참하지도 않아요?”

정유준 어머니에 관한 일은 더 이상 해명하기도 지쳤다. 정씨 집안식구들은 고집불통이라 아무리 설명해도 다른 사람 말은 들으려 하지 않는데 더 이상 무슨 설명을 하겠는가?

하영의 말에 정창만은 미간을 찌푸렸다.

“내가 비참할 게 뭐가 있지?”

그러자 강하영은 웃음을 터뜨렸다.

“세상에서 가장 아끼던 아들이 자기 여자를 건드렸는데 그걸 용서할 수 있다니, 비참하지도 않아요?”

짜악-

하영의 말이 끝나자마자 정창만은 하영의 뺨을 세게 내리쳤다.

“죽고 싶어 발악하는구나! 오늘 그 소원을 들어주도록 하마!”

말을 마친 정창만이 경호원의 손에서 총을 빼앗아 하영의 머리를 겨누었다.

“멈춰!”

모두가 소리가 들려온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자, 소예준이 서늘한 표정으로 입구에 서 있었다.

정창만을 멈추게 한 뒤 예준은 얼른 하영의 쪽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온몸이 상처투성이가 된 하영을 보고 어디를 잡아줘야 할지 몰랐다.

하영은 예준을 보자 코끝이 찡해지며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오빠……, 나 집에 가고 싶어…….”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로 가냘픈 하영의 목소리에 순간 예준의 눈시울이 붉어졌고, 눈물을 꾹 참고 있던 그는 목소리마저 떨려왔다.

“그래, 집으로 데려다줄게.”

예준은 하영을 안아 들고 이를 악문 채 고개를 들어 싸늘한 표정으로 정창만을 바라보았다.

“어르신, 오늘 일은 꼭 기억할 겁니다. 우리 사이에 진 빚은 나중에 천천히 갚도록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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