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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4화 울 자격 없어

하영은 쉬지 않고 울어대는 세희를 안아 들고 등을 토닥여줬고, 세희는 하영의 목에 얼굴을 묻고 끊임없이 흐느꼈다.

“엄마, 할머니가 떠나는 건 싫어요. 흑흑, 이대로 떠나보내기 싫어요…….”

하영은 가슴이 미어지는 것을 느끼며 세희의 작은 몸을 힘껏 껴안고 눈물을 흘렸다.

“미안, 엄마가 할머니를 제대로 지켜드리지 못했어. 엄마 잘못이야…….”

세준과 희민도 퉁퉁 부은 눈으로 어떤 위로를 건네야 할지 몰랐다.

“왜?”

그때 갑자기 제자리에서 서서 꼼짝도 않고 있던 유준이 잠긴 목소리로 입을 열었는데, 말투엔 가늠할 수 없는 쓸쓸함이 깃들어 있었다.

하영은 자책과 자괴감이 가득 담긴 눈빛으로 유준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미안해요.”

온몸에 싸늘한 기운을 잔뜩 품은 유준이 입술을 꾹 깨물며 하영 앞으로 다가왔다.

“강하영, 대체 왜 나를 망가뜨리고, 우리 어머니까지 망가뜨리려 했는지 얘기해 봐!”

‘망가뜨린다고?’

하영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미간을 찌푸렸다.

“제가 망가뜨리려 했다고요?”

“여기까지 와서 아직도 모르는 척할 거야?”

유준은 피식 웃었다. 그의 싸늘한 눈빛은 마치 예리한 칼날처럼 하영의 얼굴을 베었다.

“강하영, 잘 들어. 이번 일은 절대 그냥 넘어가지 않을 거야! 어머니 장례식을 치르고 나면 내가 직접 찾아갈 테니까!”

유준의 싸늘한 말투에는 짙은 위협이 담겨있었고, 차가운 얼굴에서 어느 때보다 강한 원망을 느낄 수 있었다.

유준이 경호원들을 거느리고 몸을 돌려 떠난 뒤에도 하영은 한참 제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

하영이 집으로 돌아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우인나가 집으로 찾아왔다.

별장으로 뛰어 들어온 인나는 소파에 홀로 몸을 웅크리고 앉아 있는 하영의 모습을 보고 가슴이 아팠다.

인나는 하영의 곁에 다가와 앉으며 하영의 어깨를 감싸 주었다.

“하영아…….”

하영은 힘없이 머리를 인나의 어깨에 기대고 쉰 목쇠로 “응.”이라고 대답했다.

“하영아, 너무 자책하지 마. 이번 일은 네 잘못이 아니잖아.”

인나가 안타까워하며 위로를 건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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