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정유준은 밤새 사무를 처리한 후에 양다인을 보러 왔다.양다인은 정유준을 보자마자 급히 병상에서 일어나 앉았다.“유준씨 왔어?”정유준은 담담하게 대답했다.“일어날 필요 없어. 누워 있어.”정유준이 그녀의 곁으로 오지 않는 것을 보고, 양다인의 표정에 옅은 실망이 스쳐 지나갔다.“괜찮아. 하룻밤 쉬었더니 많이 좋아졌어.” 양다인은 한숨을 쉬었다. “어제, 또 폐를 끼쳤어.”정유준은 눈살을 찌푸렸다.“앞으로는 강하영을 찾아가지 마. 그 여자 무슨 좋은 말을 하지 않을 거야. 너는 자신을 보호할 줄 알아야 해.”양다인은 수줍게 물었다.“네가 나를 아끼고 있다고 생각해도 돼?”정유준의 눈동자가 반쯤 가라앉았다.“피할 수 있는 일은 피하는 것이 좋아.”듣고 싶은 대답을 듣지 못한 양다인의 얼굴이 굳었다.그러나, 그녀는 곧 정유준의 잘생긴 얼굴에 피곤이 어려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유준씨, 어젯밤에 잘 쉬지 못했어?”양다인이 배려하며 물었다.정유준은 아무런 감정도 없이 대답했다. “응! 괜찮은 것 같으니까, 나는 그만 갈게.”양다인은 감히 그에게 더 있으라는 말을 하지 못했다. 그녀는 항상 그의 마음을 잘 헤아리는 모습을 유지해야 한다.달갑진 않지만, 참을 수밖에 없다. “그래, 빨리 가서 쉬어.”정유준이 병실을 나서자 양다인의 표정이 싸늘해졌다.도대체 어떻게 해야 이 남자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걸까?그녀는 두 번이나 쓰러졌지만, 남자의 얼굴에 걱정하는 마음이 드러나는 것을 보지 못했다.그저 보통 친구들끼리의 배려와 보살핌이 있을 뿐이다.그녀가 한창 생각에 빠져 있는데, 핸드폰이 갑자기 울렸다.발신번호를 본 양다인의 얼굴이 순식간에 창백해졌다.그녀는 재빨리 이불을 젖히고 병실 입구로 달려갔다. 문을 열어 정유준이 이미 간 것을 확인한 양다인은 통화 버튼을 눌렀다.“다인아, 나 안 보고 싶었어?” 남자의 웃는 소리가 들려왔다.양다인은 이를 악물고 미소를 지으며 불평했다. “보고 싶었지. 하지만, 앞으로는
연속 3일간, 매일 회사에서 돌아온 정유준은 가사도우미로부터 강하영이 단식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며칠 전까지만 해도 정유준은 참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미 3일이 되었다!그녀는 다른 남자를 위해 건강을 해쳐가며 자유를 얻으려고 한다?!정유준은 어두운 얼굴로 위층으로 올라가 경호원을 보내고, 강하영의 방 문을 열었다.어두운 침실, 컴퓨터만 빛을 발하며 침대에 몸을 웅크리고 잠든 여자를 비추고 있었다. 정유준은 강하영을 향해 걸어가다가, 컴퓨터 앞에 놓여 있는 두 개의 약병을 언뜻 보았다.그는 약병을 들고 살펴보다가 눈살을 찌푸렸다.그도 위장병 때문에 약을 먹은 적이 있다. 이 약들은 모두 급성 진통제다.약병을 열어보니, 알갱이가 얼마 남아있지 않았다. 그의 표정이 어두워졌다.약병을 내려놓은 후, 정유준은 침대 옆으로 가서 손을 뻗어 자고 있는 강하영을 일으켜 앉혔다.“일어나!”배가 고파서 머리가 어지럽고 눈이 침침했던 강하영은 몽롱한 정신으로 깨어나 정유준의 잘생긴 얼굴을 보았다. 그녀는 자신이 허기가 져서 헛것을 보는 줄 알았다.그녀는 자신의 몸을 두르고 있는 팔을 두드리며 두 눈을 감고 중얼거렸다.“어떻게 꿈속에도 이 사람이야?”그녀의 말은 정유준의 귀에 또렷이 들렸다.그는 어리둥절해서 그녀의 말이 무슨 뜻인지 생각했다.강하영이 말하는 건, 나?그렇게 생각한 정유준의 안색이 많이 부드러워졌다.침대 옆에 앉은 그가 큰 소리로 물었다.“당신 어머니 보러 나가고 싶지 않아?”처음 소리를 들었을 때, 강하영은 환청이라고 생각했다.그러나 두 번째, 그녀는 이상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그녀는 눈을 번쩍 뜨고 옆에 앉아 있는 정유준을 쳐다보았다.그녀는 무의식적으로 몸을 일으켜 세우려고 했지만, 사흘 동안 밥을 먹지 않은 탓에 정말 힘을 쓸 수가 없었다.강하영은 침을 삼키며 의아하게 물었다.“당신이 왜 여기 있어요?”정유준은 눈살을 찌푸리며, 어설픈 핑계를 댔다.“며칠 더 있으면 새해야. 집에서 사람이 죽어 나가게 할 수는
양다인은 표정을 구기며, 일어나 앉아 말했다.“알았어!”바다가 간 후.양다인은 샤워를 마치고 가운을 입은 다음, 거실에 앉아 전화 한 통을 걸었다.상대방이 전화를 받자, 양다인이 명령했다.“핸드폰을 그들에게 줘 봐.”전화에서 문 여는 소리가 들려왔다. 순간 양부가 욕하는 소리도 함께 들렸다.“꺼져! 전화 안 받아!”지키는 사람이 입을 열었다. “아가씨, 말씀하시면 됩니다.”양다인은 웃으며 말했다.“아빠, 엄마! 한동안 전화 통화를 못해서 그런가? 화가 많이 나셨네요.”“입 닥쳐! 애초에 너 같은 것을 집에 들이는 게 아니었어!” 양모가 양다인을 향해 소리쳤다.“너무 그렇게 화내지 마세요. 제가 한 말은 생각 좀 해보셨어요?”“나는 평생을 당당하게 살아왔어! 그런 말도 안 되는 거짓말은 할 수 없다!내 생각은 그대로야! 우리를 죽을 때까지 가둬놔 봐라, 내가 너를 도와 거짓말을 하는지!”양다인은 술을 가볍게 한 모금 들이켠 다음 말했다. “그럼 엄마는요? 같은 생각인가요?”“네가 묻는 말만 들어도 나는 구역질이 난다!”양다인이 가볍게 웃었다. “아이고, 외할아버지, 외할머니를 너무 오래 못 본 것 같아요. 어떻게 지내시는지 모르겠네? 건강하신가? 아니면……”양모가 노여움에 떨며 말했다. “너 무슨 짓을 하려는 거야!!”“아무 짓도 안 해요. 그냥 엄마 아빠 의견을 묻는 거예요. 두 노인네가 건강하게 천수를 누리게 하시고 싶은지, 아니면 고통스럽게 구천을 헤매게 하시고 싶은지.”양모가 무너져 내렸다.“너 그분들한테 아무 짓도 하지 마!!”“네, 알았어요. 제가 두 분에게 마지막으로 하루 생각할 시간을 드릴게요. 하지만, 시간을 넘기시면 결과는 두 분이 스스로 책임지셔야 합니다.”양다인은 전화를 끊었다.그녀는 고개를 들어 잔에 든 와인을 다 마셨다. 정유준이 자신에게 키스하는 장면을 생각하니, 몸이 짜릿하게 떨렸다.…………다음날.강하영은 회사로 출근했다.며칠 출근을 하지 않은 사이, 비서실에는 적지 않은
“당신 방금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던 거야?!”여전히 생각에 빠져 있던 강하영은 앞에서 들려오는 남자의 화난 목소리를 들었다.그녀는 고개를 들어 입술을 달싹거리며 말했다.“미안해요. 몸이 반응을 못했어요.”강하영이 자책하는 모습을 본 정유준은 순간 화내던 것을 멈췄다.“됐어, 타.”강하영은 낮은 소리로 대답하며 멀리 입원 병동을 한 번 쳐다본 후, 정유준을 따라 차에 올랐다.차가 움직이자 강하영이 낮은 소리로 중얼거렸다.“감사합니다.”정유준은 더러워진 외투를 벗으며 강하영의 말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의 잘생긴 미간에는 초조함이 응축되어 있었다.방금 왜 그랬지?그는 강하영이 위험한 것을 발견하자마자, 본능적으로 달려들어 그녀를 구했다.그의 목숨은 그녀보다 몇 배나 더 비싸다!“당신 최근에 누구 잘못 건드린 거 아니야?”정유준이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강하영은 고개를 저었다.“정명헌한테 미움을 산 것 외에는 누구를 건드렸는지 모르겠어요.”“그 녀석은 아직도 침대에 누워있어!”정유준은 한 마디로 강하영의 추측을 일축했다.강하영은 다른 아무도 생각나지 않았다.“정말 누군지 모르겠어요.”…………두 사람은 각자의 생각을 하며 난원에 도착했다.곧 허시원에게 소식이 왔다.“사장님, 알아냈습니다. 차주는 왕강훈이라는 남자입니다.”정유준은 넥타이를 풀며 말했다. “데리고 와!”“예!” 허시원은 몸을 돌려 별장을 떠났다.30분 후, 강하영은 가사도우미가 끓인 닭고기 수프를 마시고 있었는데, 먼지투성이의 남자가 2명의 경호원에게 끌려들어 왔다. 남자는 대략 50세 정도 되어 보였다. 그는 정유준을 보자마자 겁에 질려 변명을 늘어놓았다.“저는 아무것도 모릅니다. 저는 정말 몰라요! 사장님, 저는 오늘 자동차에 손도 안 댔어요!”정유준의 검은 눈동자는 매처럼 날카로웠다. “누가 당신한테서 차를 빌려 갔나?”중년 남자는 미친 듯이 고개를 저었다.“아니요, 아니요! 제 아내가 증인입니다!”정유준이 손을 들자, 옆에
그 후 이틀 동안, 강하영이 병원에 갈 때 뒤에 경호원 두 명이 따라왔다.아직 범인이 누군지도 모르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그녀는 반감이 생기거나 하지 않았다.다만, 그녀가 산부인과에 가서 산전 검사를 받을 수 없다는 것이 문제였다. 이리저리 생각하다가, 강하영은 우인나에게 도움을 구했다. [인나야, 좀 도와줄 수 있어?”]우인나에게서 아주 빨리 대답이 왔다.[무슨 일인데?]강하영은 사건의 경위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간단히 설명했다.[그럼 내가 지금 갈까?][응, 괜찮아?][물론이야, 10시에 병원 앞에서 만나.]시간이 이미 9시인 것을 보고, 강하영은 옷을 갈아입고 외출했다.병원 입구에 도착한 우인나는 멍하니 고개를 들어 강하영 뒤에 있는 기골이 장대한 경호원을 바라보았다.“사장님의 눈은 정말 정확해. 아무도 감히 접근하지 못하겠다……”강하영은 한숨을 쉬었다.“들어가자.”우인나가 검사받는데 자신이 같이 가준다는 핑계를 대고, 강하영은 순조롭게 의사와 만나고 초음파 검사를 했다.점심에 두 사람은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했다.경호원은 문 앞에 서서 지키고 있었기 때문에 두 사람은 말할 기회가 생겼다.우인나는 강하영의 배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하영아, 의사가 3개월 후에는 임신한 것이 드러날 거라고 했잖아. 사장님께 말하는 것이 좋지 않겠어?”강하영은 물을 한 모금 마셨다.“나는 그럴 생각 없어.”우인나가 말했다. “사장님이 아이를 위해 너를 선택할 수도 있다는 생각은 안 들어?너 정말 그동안 사장님한테 한 번도 마음이 흔들린 적 없어?”우인나의 질문에 강하영은 말문이 막혔다. 하지만, 흔들렸다고 뭐가 달라지나?그녀는 정유준이 그녀를 선택할 거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양다인과 경쟁할 생각은 더더구나 해본 적 없다. 그리고, 아이를 유산시키려고 할지도 모르는데, 그녀는 그런 위험을 무릅쓰고 정유준에게 말할 수는 없다.“하영아, 한부모 가정의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얼마나 많은 수군거림을 받는지 너 알아?너는
전화를 끊은 다음 양다인은 비상구를 나섰다.그녀는 마침 자료를 안고 엘리베이터 앞에 서 있는 강하영을 발견했다.그녀는 웃으며 강하영 옆으로 다가가서 함께 엘리베이터를 기다렸다. “어머, 강비서, 여기 있었네.”강하영은 양다인에게 대꾸하지 않았다.양다인은 개의치 않고 팔짱을 낀 채 오만한 자세로 말했다. “요즘 몸이 별로 좋지 않다고 들었는데, 내가 내일 강비서 대신 유준씨 옆에서 술을 마셔줄까?”강하영은 계속 못 들은 체했다. 강하영이 계속 자신을 거들떠보지도 않자, 양다인은 체면이 좀 서지 않았다. 그녀는 팔짱을 풀고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강하영, 너 뭐가 그렇게 잘났어?”강하영은 냉랭한 표정으로 그녀를 힐끗 보았다.“불안한가 봐요?”양다인은 이를 악물었다.“네가 언제까지 그렇게 의기양양할 수 있을 것 같아? 내일 저녁, 유준씨 옆에 서 있는 사람은 내가 될 거야!”강하영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꼭 그렇게 싸구려처럼 굴어야겠어요?”정유준은 회사 송년회에서 줄곧 술을 마시지 않았다.설령 마신다 해도, 양다인이 옆에 서 있고 말고가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양다인은 화가 나서 얼굴색이 벌게졌다.“강하영! 충고하는데, 처신 잘해!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양다인이 말을 마치자마자, 엘리베이터가 열렸다.강하영은 무표정한 얼굴로 엘리베이터로 들어가 버튼을 눌렀다.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는 순간 양다인의 눈빛이 더욱 흉악해졌다.네가 얼마나 더 날뛸 수 있는지 두고 보겠어!…………금요일, 오후 5시.강하영은 송연회에 참석하기 위해 따뜻하면서도 몸에 잘 맞는 옷을 입었다.아래층으로 내려가자 정유준은 이미 소파에 앉아 기다리고 있었다.그는 언제나 그렇듯 검은 외투를 입고 있었는데, 존귀하고 냉담한 기운이 온몸을 감쌌고, 잘생긴 얼굴에는 침착한 자제력이 배어 있었다.강하영은 그를 흘낏 본 후, 시선을 거두고 앞으로 걸어갔다.“준비 다 됐어요.”남자는 눈을 들어 그녀를 훑어보더니, 노출이 조금도 없는
강하영을 정유준 옆으로 데려간 배현욱이 양다인에게 말했다.“양다인씨, 이런 힘든 일은 강비서에게 맡기는 것이 좋겠어요.”“……?”왜 꼭 이런 힘들고 험한 일은 그녀가 해야 하는 걸까?강하영은 겨우 반 시간 만에 취해서 인사불성이 된 정유준을 바라보며, 마음속으로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도대체 정유준에게 술을 얼마나 먹인 거지?양다인은 순간 멍하게 서 있었다. 배현욱이 강하영을 불러올 줄은 몰랐다.그녀는 마음속의 불쾌함을 감추며 웃음을 터뜨렸다.“배 사장님, 유준씨는 그냥 저에게 맡기세요. 강비서는 요즘 몸이 좋지 않아요. 귀찮게 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아요.”“양다인씨, 유준이는 술을 마신 후 조심해야 할 일이 많은데, 감당할 수 있겠어요?”“물론이죠.”“…….”강하영은 배현욱이 왜 굳이 자신을 끌고 왔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정유준과 양다인은 조만간 사귀게 될 것이다. 빠져야 할 사람은 자신이다. 배현욱의 말을 기다리지 않고 강하영이 입을 열었다. “배 사장님! 양부팀장에게 돌보라고 하면 될 것 같아요. 저는 가 볼게요!”배현욱은 눈살을 찌푸렸다. 그는 돌아서서 가는 강하영을 쳐다보며 잠시 생각하더니, 곧 그녀를 따라갔다.“강비서, 유준이가 거위 고기에 알러지 있는 거 알지? 방금 양다인씨가 그 녀석한테 거위 고기를 먹였어!직업의식 투철한 우리 강비서는 틀림없이 알러지 약을 가지고 있겠지? 유준이한테 약을 먹이고, 의사가 올 때까지 옆에서 기다려야 하지 않겠어?”“…….” 강하영이 침묵하는 사이에 배현욱이 다시 말했다. “물론 강비서가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상사의 생사를 나 몰라라 하는 비서를 뽑은 유준이의 안목을 탓할 수밖에 없지 뭐!”말을 마친 배현욱은 다시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강하영은 그 자리에 서서 잠깐 고민했다.가봐야 할까?그녀가 가지 않는다면 정유준은 분명 몹시 괴로울 것이다. 그녀는 그가 알러지 때문에 괴로워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하지만 그녀가 간다면, 그와 양다인이 함께 있는 시간을
양다인은 방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잠든 남자를 확인한 그녀는 옷을 벗어 바닥에 아무렇게나 던져놓고, 조심스럽게 침대로 올라갔다.아침 7시.정유준은 위가 불편한 느낌 때문에 잠에서 깼다. 자신이 호텔에 있다는 것을 깨달은 그는 미간을 찌푸렸다.“음……유준씨, 깼어?”정유준은 소리나는 쪽으로 휙 돌아보았다. 양다인이 잠에 취한 몽롱한 눈을 하고, 부끄러운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순식간에 어젯밤의 화면이 머릿속으로 밀려들었다.그는 술에 취해 인사불성이 되었을 때, 누군가가 초인종을 누르는 소리를 들었다.문을 열었을 때, 그는 귀에 익은 목소리를 들었고, 그 사람을 방으로 끌어들였다.강하영인 줄 알았는데, 양다인이었구나!정유준은 초조한 마음에 얼른 이불을 들추고 침대에서 내려왔다.양다인은 재빨리 일어나 앉아 실망한 목소리로 말했다. “유준씨는 나하고 자고 싶지 않았던 거야?”정유준은 긴장한 표정으로 차갑게 말했다. “네가 나를 여기로 데려왔어?”양다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술을 마셨기 때문에, 유준씨를 데려다줄 수 없어서, 그냥 여기로 데려왔어.중간에 꿀물을 구해서 해장을 해주고 싶었는데, 주방이 다 퇴근하고 없더라.방으로 돌아오자마자, 유준씨가 갑자기 날 잡아끌더니, 그런 짓을 하고…….유준씨, 내가 싫으면……그냥 없었던 일로 해도 돼.”양다인은 CCTV 화면을 생각하며, 억울한 척 거짓말을 했다.정유준은 주먹을 꽉 쥐었다.“다인아, 이 일에 대해서는 내가 반드시 사과를 하든 책임을 지든 할게. 하지만 지금은 아니야.”정유준의 말에 양다인은 몰래 안도의 숨을 쉬었다. 강하영이 왔었다는 것만 기억 못 하면 그것으로 되었다. 이제 그녀는 자신의 요구대로 해주겠다고 약속한 양부모의 귀국만 기다리면, 있어야 할 것을 모두 가지게 된다!…………정유준이 집에 돌아왔을 때, 강하영은 막 샤워를 마치고 나왔다.정유준을 마주친 강하영은 무의식중에 그의 머리가 아직 아픈지 물어보려고 했다.그러나, 그녀가 입을 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