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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화 차라리 귀신을 속이시지

병원.

정유준은 밤새 사무를 처리한 후에 양다인을 보러 왔다.

양다인은 정유준을 보자마자 급히 병상에서 일어나 앉았다.

“유준씨 왔어?”

정유준은 담담하게 대답했다.

“일어날 필요 없어. 누워 있어.”

정유준이 그녀의 곁으로 오지 않는 것을 보고, 양다인의 표정에 옅은 실망이 스쳐 지나갔다.

“괜찮아. 하룻밤 쉬었더니 많이 좋아졌어.”

양다인은 한숨을 쉬었다.

“어제, 또 폐를 끼쳤어.”

정유준은 눈살을 찌푸렸다.

“앞으로는 강하영을 찾아가지 마. 그 여자 무슨 좋은 말을 하지 않을 거야. 너는 자신을 보호할 줄 알아야 해.”

양다인은 수줍게 물었다.

“네가 나를 아끼고 있다고 생각해도 돼?”

정유준의 눈동자가 반쯤 가라앉았다.

“피할 수 있는 일은 피하는 것이 좋아.”

듣고 싶은 대답을 듣지 못한 양다인의 얼굴이 굳었다.

그러나, 그녀는 곧 정유준의 잘생긴 얼굴에 피곤이 어려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유준씨, 어젯밤에 잘 쉬지 못했어?”

양다인이 배려하며 물었다.

정유준은 아무런 감정도 없이 대답했다.

“응! 괜찮은 것 같으니까, 나는 그만 갈게.”

양다인은 감히 그에게 더 있으라는 말을 하지 못했다. 그녀는 항상 그의 마음을 잘 헤아리는 모습을 유지해야 한다.

달갑진 않지만, 참을 수밖에 없다.

“그래, 빨리 가서 쉬어.”

정유준이 병실을 나서자 양다인의 표정이 싸늘해졌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이 남자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걸까?

그녀는 두 번이나 쓰러졌지만, 남자의 얼굴에 걱정하는 마음이 드러나는 것을 보지 못했다.

그저 보통 친구들끼리의 배려와 보살핌이 있을 뿐이다.

그녀가 한창 생각에 빠져 있는데, 핸드폰이 갑자기 울렸다.

발신번호를 본 양다인의 얼굴이 순식간에 창백해졌다.

그녀는 재빨리 이불을 젖히고 병실 입구로 달려갔다. 문을 열어 정유준이 이미 간 것을 확인한 양다인은 통화 버튼을 눌렀다.

“다인아, 나 안 보고 싶었어?”

남자의 웃는 소리가 들려왔다.

양다인은 이를 악물고 미소를 지으며 불평했다.

“보고 싶었지. 하지만, 앞으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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