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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6화 결혼 축하해요

구연희의 답장을 보고 하영은 오랫동안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지영이 정유준을 따라가지 않으려는 것도, 어쩌면 정유준을 볼 때마다 고통스러운 과거가 떠올라서 그랬는지도 모른다.

오후.

회사에서 회의를 마친 하영은 일찍 퇴근해 마트에 들러 장을 보고, 유치원이 끝나는 시간에 맞춰 애들을 데리러 갔다.

유준이 병원에 입원해 있기 때문에, 희민이 당분간 하영의 집에서 머물게 됐다는 사실이 그녀의 마음에 들었다.

하영이 애들을 데리고 집에 도착했을 때, 지영은 다시 예전의 천진난만한 모습으로 돌아가 있었다.

저녁밥은 하영이 직접 솜씨를 발휘하여 애들과 지영에게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줬다.

세희가 탁자에 엎드려 예쁜 눈을 깜빡이며 물었다.

“엄마, 오늘 누구 생일이에요? 오늘따라 왜 이렇게 푸짐해요?”

하영은 웃으며 세희를 탁자에서 내려오게 했다.

“손을 깨끗이 씻기 전에는 밥을 먹을 수 없어.”

세희가 싱글벙글 웃으며 몸을 돌려 지영의 치맛자락을 잡아당겼다.

“할머니, 우리 손 씻으러 가요.”

지영은 얼른 세희의 손을 잡더니 희민과 세준도 데리고 갔다.

“다 같이 손 씻고 밥 먹을까?”

지영이 애들을 데리고 화장실로 향하는 것을 보고 구연희가 다가와 얘기를 건넸다.

“계속 이 상태로 지내면 참 좋을 것 같은데, 하영 씨는 어떻게 생각해요?”

하영은 네 사람의 뒷모습을 지켜보며 입가에 미소를 띠었다.

“이모는 진심으로 애들을 아끼고 있어요. 될 수만 있다면 앞으로도 계속 여기서 지냈으면 좋겠어요.”

“하영 씨, 저 당분간 휴가를 내고 싶어요.”

그 말에 하영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며칠 동안이요?”

그러자 구연희는 쑥스러운 표정으로 답했다.

“제가 결혼하게 됐거든요. 그래서 며칠이 될지 아직 확답을 드릴 수 없네요.”

“결혼이요?”

하영은 미안한 기색을 내비쳤다.

“정말 죄송해요. 제가 연희 씨 사정도 잘 모르고 계속 여기서 지내게 했네요.”

“괜찮아요. 제 남편도 의사라서 저희 행복보다는 환자를 중요하게 여기거든요. 하영 씨도 많이 바쁠텐데, 날짜가 다가오지 않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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