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다가 하영의 몸에도 별다른 이상은 없었고, 한참 생각하던 하영은 그제야 한시름 놓았다.‘분명 잠결에 침대에 올라갔을 거야.’문밖에 있던 시원은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물었다.“대표님, 강하영 씨랑 화해하신 겁니까?”유준은 시선을 거두고 싸늘한 눈빛으로 시원을 바라보았다.“그렇게 할 일 없어?”“죄송합니다. 제가 선을 넘은 것 같습니다.”시원이 연신 고개를 저으며 답했고, 유준은 옷을 입으며 낮은 소리로 물었다.“정주원 쪽은 상황이 어때?”“갈비뼈 4개가 부러지고, 팔꿈치 파열이랑 뇌진탕이 왔는데, 현재 수술을 마친 상태입니다. 회복되려면 한참은 걸릴 것 같다고 하더군요.”유준의 칠흑같이 검은 눈동자에 싸늘한 한기가 스쳤다.“운이 좋았네.”“대표님, 그리고 강하영 씨와 관련된 일입니다.”허시원은 말을 하며 화장실 쪽을 힐끗 쳐다봤다.“뭔데?”“강씨네 식구들이 강하영 씨를 이용해 팔로워 수를 늘인 다음, 지금 라이브 방송으로 판매를 시작했더군요. 방송에서 보면 강하영 씨 집안에 물건들이 가득 널려있었습니다.”유준은 눈을 가늘게 뜨더니 싸늘한 말투로 명령을 내렸다.“플랫폼에 연락해서 계정을 정지시켜.”“알겠습니다!”하영은 허시원이 방을 떠난 뒤에야 화장실에서 나왔다.유준은 아직도 약간 빨갛게 물들어 있는 하영의 뺨을 보고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물었다.“예전엔 부끄러워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꼭 저렇게 말해야 적성이 풀리나 보지?’“별다른 일 없으면 먼저 갈게요.”하영이 소파에 놓인 가방을 챙기고 유준의 곁을 지나갈 때, 남자가 갑자기 하영의 팔을 잡아당겨 품에 가뒀다.하영은 퍼뜩 정신이 들며 얼른 두 팔을 올려 그를 막았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경계심 가득한 눈빛으로 유준을 보며 싸늘한 말투로 물었다.“지금 이게 뭐 하는 짓이에요?”어젯밤 유준을 돌봐주러 온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이대로 과거를 잊고 다시 그와 만나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유준은 미간을 찌푸리면서도 하영을 안은 손을 풀지
하영은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눈가에 맺힌 눈물을 닦았다.“정유준 씨, 우리는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어요.”하영은 그대로 몸을 돌려 떠났다.유준은 하영이 주저하지 않고 떠나는 뒷모습과 떠나기 전 남긴 말들을 생각하니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다.그렇지만 뒤쫓아 가고 싶은 욕망을 꾹 누르고, 모든 고통을 마음속 깊이 묻어두었다.아크로빌.두 녀석은 집으로 돌아온 하영을 발견하고 얼른 뛰어왔고, 세희는 하영의 다리를 안고 흐느끼며 하영을 쳐다보았다.“엄마, 어디 갔었어요? 한참 찾았잖아요.”하영은 가슴이 시큰거려 얼른 웅크리고 앉아 세희를 안았다.“어젯밤에 일이 있어서 집에 오지 못했는데, 너희들한테 미처 얘기하지 못했어. 미안해.”세준은 하영 눈 밑의 다크서클을 유심히 살펴보더니 걱정스러운 어조로 물었다.“엄마, 어젯밤 못 주무셨어요?”“그래, 처리해야 할 일이 있었거든. 아침은 먹었어?”“먹었어요!”세희가 하영의 목을 껴안으며 말했다.“희민 오빠가 먹을 걸 보내줬거든요. 엄마, 다음부턴 말도 없이 사라지지 마세요. 네?”세희가 시무룩한 표정으로 입을 삐죽이자 하영은 마음이 아팠다.“그래, 꼭 약속할게.”세준은 얼른 세희의 손을 잡아끌었다.“세희야, 엄마가 쉴 수 있게 우리는 방에 들어가 레고나 맞출까?”세희는 하영의 볼에 쪽 소리 나게 뽀뽀를 해주고 세준을 따라 방으로 올라갔다.하영이 자기 방에 돌아와 샤워하고 침대에 누워 잠을 청하려 했을 때, 아래층에서 울부짖는 듯한 고함소리가 들려왔다.“씨X, 내 계정이 왜 갑자기 정지된 거야?”‘계정 정지?’그 말에 하영은 피식 웃었다.‘추악한 모습을 보다 못한 네티즌들이 신고한 거겠지.’시장에서 파는 일반 고구마로 허풍을 쳐서 얼마를 사든 하나에 2만 원씩 판매하는데 누가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하영은 몸을 돌려 이불로 귀를 막아버리고 계속 잠을 청했다.아래층.강백만의 고함소리에 화장실에 있던 강미정이 서둘러 뛰쳐나왔다.“뭐야? 무슨 일인데?”강백만은 연신 휴대폰 화면만
“씨X, 지금 잠이 와?”강백만이 고래고래 소리 지르자 하영은 잔뜩 피곤한 얼굴로 눈을 뜨고,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싸늘한 눈빛으로 강백만을 쏘아봤다.“정말 개념이 없네요.”“씨X, 얼어 죽을 개념은 무슨! 네가 뭔데 내 계정을 신고해? 너네 집에서 방송하는 게 눈에 거슬려서 그래?”하영이 막 입을 열려 할 때 세준과 세희가 재빠리 방에서 뛰쳐나왔다.강백만이 하영의 방문앞에 서서 사람을 때리려는 모습을 보고, 세희가 얼른 달려들어 그를 밀었다.“당신이 뭔데 우리 엄마를 괴롭혀요?”세희가 잔뜩 화난 얼굴로 소리 지르자, 원래 화가 나 있던 강백만은 세희가 자신을 밀자 더욱 화가 치밀어올랐다.그는 몸을 돌려 세희의 머리카락을 움켜쥐더니 이를 악물었다.“쪼그만 X이! 여기가 어디라고 끼어들어? 저리 꺼져!”말을 마친 강백만은 세희를 바닥에 내동댕이쳤다.“세희야!”“세희야!”하영과 세준 두 사람은 깜짝 놀라 세희의 이름을 불렀다.세준은 빠른 속도로 바닥에 넘어진 세희를 일으켜 세운 다음 등 뒤로 숨겼고, 매서운 눈빛으로 강백만을 노려봤다.“쓰레기 같은 인간!”하영은 깜짝 놀라 얼른 침대에서 내려와 세희 곁으로 달려가 작은 몸을 살피기 시작했고, 세희는 그제야 울음을 터뜨렸다.“엄마……, 아파요…….”세희는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 안고 구슬 같은 눈물을 뚝뚝 흘렸다.하영은 마음이 아파 눈물이 핑 돌았지만, 울음을 꾹 참고 세준을 향해 입을 열었다.“세준아, 얼른 동생 데리고 올라가서 구 선생님한테 봐달라고 해.”“네, 알았어요!”세준은 속상한 마음으로 얼른 세희의 손을 잡고 3층으로 올라갔다.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하영은 빨갛게 충혈되 눈으로 강백만 앞으로 다가가 그의 뺨을 내려쳤다. 그러고도 화가 풀리지 않는지 연속으로 뺨을 갈겼다.“씨X!”강백만이 주먹을 쳐들고 하영의 얼굴을 내리치려 하자, 하영은 오히려 앞으로 나서며 턱을 빳빳이 쳐들었다.“어디 한 번 때려 봐!”강백만은 일그러진 얼굴로 하영을 노려보며 소리 질렀다
말을 마친 강백만은 몸을 돌려 불편한 자세로 방으로 돌아갔고, 하영은 그들에게서 시선을 거둔 뒤 백지영을 바라보았다.“고마워요.”그러자 백지영은 자신의 주먹을 휘둘러 보였다.“하영 씨, 겁낼 것 없어. 내일 출근하면 내가 저 인간들을 지켜볼게!”하영은 길게 말할 기분이 아니라 고개를 끄덕이고 세희에게 다가갔다. 딸아이가 울어서 눈이 퉁퉁 부은 것을 보자 가슴이 아파와 얼른 품에 껴안았다.그때 옆에 있던 구 선생님이 입을 열었다.“별다른 문제는 없어요. 그저 세희의 머리카락이 조금 많이 뽑힌 것 같더군요.”하영은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마음이 아팠다.“아가, 엄마가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해.”세희는 작은 얼굴을 하영의 품에 묻으며 작은 손으로 옷자락을 꽉 움켜쥐었다.“엄마……. 다시는 저 나쁜 사람들을 보고 싶지 않아요. 얼른 우리 집에서 나갔으면 좋겠어요.”세희가 작은 몸으로 흐느끼며 말하자, 하영은 화를 꾹꾹 참으며 세희를 달래주기 시작했다.“그래, 엄마가 이틀안에 반드시 집에서 내보낼게, 알겠지?”세희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훌쩍이며 고개를 끄덕였다.세희는 만약 아빠가 나쁜 아빠가 아니라면, 자신을 위해 나쁜 인간들을 때려주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해 봤다.그런 생각이 들자 세희는 더욱 서러워지기 시작했다.세희도 아빠가 있었으면 좋겠고, 다른 친구들처럼 자신을 지켜주는 아빠를 원했다.강백만이 걷어차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식구들은 부리나케 뛰어와 강백만의 상태를 살피기 시작했다.강백만의 얼굴에 벌겋게 손바닥 자국이 나 있는 것을 본 강미정은 펄쩍 뛰기 시작했다.“강하영 그년이 한 짓이지? 정말 우리 집안이 만만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구나! 오늘 절대 가만 두지 않을 거야!”강미정은 두 소매를 걷어 올리고 방문을 나섰고, 강백만이 말리려 했지만 그녀의 모습은 이미 사라지고 보이지 않았다.유국진도 얼른 강미정의 뒤를 따랐다.“여보! 절대 흥분하지 마!”강백만은 입을 벌린 채 미처 말리지 못했고, 3분도 채 지나지 않아 계단에
“그렇구나.”지영은 천천히 식칼을 꺼내 들더니 그들 앞으로 바짝 다가왔다.“다들 인정하지 않으니 다 죽여버릴 수밖에 없겠네.”강씨네 식구들은 공포에 질린 얼굴로 눈을 동그랗게 떴고, 이어 식구들의 비명소리가 온 별장에 쩌렁쩌렁 울리더니 강씨네 식구들은 앞다투어 강백만의 방에서 뛰쳐나왔다.저녁.캐리가 연신 하품하며 집으로 돌아와 거실이 텅 비어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G가 드디어 그 인간들을 쫓아냈나?’그러나 캐리는 계단을 내려오고 있는 강의영을 보고 금세 생각을 버렸다.캐리 앞을 지나가던 강의영은 갑자기 걸음을 멈추더니 경멸하는 듯한 눈빛으로 캐리를 훑어보며 입을 열었다.“정말 뻔뻔한 기생충이라니까.”갑자기 영문도 모른 채 욕을 얻어먹자 어안이 벙벙해진 캐리는 앞으로 다가가 강의영을 붙잡았다.“방금 누구한테 한 얘기야?”“그쪽 말이야! 양코배기 주제에! 그쪽만 없었으면 그 방은 내 차지가 됐을 거야!”그 말에 캐리가 웃음을 터뜨렸다.“네 방이라 그거지? 좋아!”캐리는 몸을 일으켜 다용도실에 들어가더니 회초리를 가져 와 강의영의 엉덩이를 때렸다.깜짝 놀란 강의영은 서둘러 도망치며 몽둥이를 피했다.“감히 때리기만 해봐! 엄마한테 다 이를 거야!”“어디 한번 실컷 소리 질러 봐! 누가 도와주나 두고 볼게!”캐리는 강의영의 옷깃을 잡아 바닥에 누르고 회초리로 엉덩이를 때렸다.귀청이 찢어질 듯한 강의영의 비명에도 3층엔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 설령 비명을 들었다고 해도 백지영이 밖에서 지키고 있기 때문에 감히 나오지 못했다.늦은 밤.강씨네 식구들은 모여들어 앞으로의 계획을 짜기 시작했고, 강미정이 강백만에게 물었다.“돈은 받아냈어?”강백만은 고개를 저으며 자기 얼굴을 만졌다.“뺨까지 맞았는데 언제 그럴 시간이 있었겠어?”“나한테 좋은 방법이 있어!”강미정의 말에 유국진이 물었다.“혹시 우리가 가져간 시계들 말이야?”그 말에 강백만은 의아한 표정으로 두 사람을 보며 물었다.“뭘 가져갔다고? 나는 왜 전혀 모르고
강백만은 기뻐 어쩔 줄 몰라 했다.“엄마, 이 서류는 나한테 맡겨! 내가 팔아넘길게!”“그래. 이 일은 너한테 맡기고, 보석이랑 장신구는 나랑 네 아버진한테 맡겨!”“괜히 시간 끌지 말고, 내려가 아침밥 먹고 바로 출발하자!”강백만의 말에 강씨네 식구들은 고개를 끄덕이고, 서재에서 나와 아침 식사 준비를 했다.시간이 촉박했기에 강씨네 식구들은 다들 주방에 모여 바삐 돌아쳤고, 그들을 지켜보던 지영이 어느새 주방에 들어오는 것도 모르고 있었다.유국진은 계란 후라이를 만들어 식탁에 올려놓으려고 몸을 돌리는 순간 누군가와 부딪치고 말았다.하마터면 접시를 손에서 놓칠 뻔한 그는 고개를 들어 뭐라 한마디 하려고 했는데, 지영을 발견하는 순간 깜짝 놀라 접시가 손에서 미끄러졌다.쨍그랑-접시가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에 강백만과 강미정은 고개를 돌렸고, 강미정을 발견하는 순간 얼른 구석으로 숨었다.유국진은 뒤늦게 소리 지르며 주방을 뛰쳐나갔고, 강미정과 강백만도 겁에 질려 벌벌 떨며 뒤따라 뛰쳐나가며, 세 사람은 지영을 피해 거실로 피했다.“깜짝이야! 대체 언제 내려온 거야? 인기척을 전혀 못 느꼈는데!”강미정의 떨리는 목소리에 유국진도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바, 방금 바로 내 앞에 서 있었는데 하마터면 기절할 뻔했어. 혹시라도 또 식갈을 빼 들고 내 목이라도 칠까 봐 얼마나 무서웠는데!”그때 세 사람은 백지영이 또 거실로 나오는 것을 발견했다.“엄마야!”강미정은 겁에 질려 비명을 지르며 식구들을 데리고 빠른 속도로 소파 가장자리로 향했고, 지영은 그런 그들을 유유하게 바라보다가 강씨네 식구들 곁에 털썩 앉았다.그 모습에 강씨네 식구들은 겁에 질린 표정으로 눈을 부릅뜨고 숨을 크게 들이마신 후 소파에서 이리저리 뛰어다니더니 비틀거리며 계단을 올랐다.지영은 계단 위에서 감히 내려오지 못하는 강씨네 식구들을 힐끗 쳐다보고는 소파에 편안히 기대앉아 TV를 시청하기 시작했다.유국진의 놀란 가슴은 진정되지 않았다.“끝, 끝이 없네…….”강미정은
그러자 하영이 피식 웃었다.“내가 당신들을 갖고 놀아요? 물건은 당신들이 내 동의도 거치지 않고 가져갔잖아요. 법적으로 그건 명백한 절도예요. 그리고 회사 기밀문서가 얼마나 중요한 건데, 그걸 몰래 팔아넘기려 했으니 상업 범죄에 속하죠.”강미정은 강백만을 밀치며 화가 잔뜩 치밀어 오른 얼굴로 하영의 앞으로 다가왔다.“우리가 훔치는 걸 네가 봤어?”“꼭 봐야 할 필요가 있겠어요? CCTV에 다 찍혔는데.”그 말에 강미정의 표정이 변했지만, 생각해 보니 하영의 서재엔 분명 CCTV가 없었고, 하영의 방에도 마찬가지로 CCTV는 존재하지 않았었다.‘어쩌면 일부러 우리를 떠보려는 것일 수도 있어!’“CCTV? 그럼 당장 확인해 보면 되겠네! 만약 증거도 없이 이러는 거면 오늘 그 입을 찢어버릴 줄 알아!”강미정의 당당한 말에 하영은 형사들을 돌아보며 입을 열었다.“형사님, 제가 보내드린 CCTV 영상 저 사람들에게 확인시켜 주세요.”형사가 고개를 끄덕이며 노트북을 꺼내 증거 자료를 강씨네 식구들에게 내밀자, 강씨네 식구들의 표정이 순식간에 변하기 시작했다.“그럴 리가 없어! 방안엔 분명 CCTV가 없었단 말이야!”“엄마!”강미정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강백만이 갑자기 큰 소리로 그녀의 말을 끊었다.“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야?”순간 말이 헛나왔다는 것을 깨달은 강미정은 뒤늦게야 아차 싶었다.그러자 형사가 엄숙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본인 입으로 인정한 것 같은데, 더 변명할 것이 있습니까?”강씨네 식구들은 넋이 나간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고, 형사가 그들 손에 수갑을 채워 경찰차 안으로 밀어 넣었다.그들이 떠나는 모습을 지켜보던 하영은 그제야 홀가분하게 한숨을 돌렸다.다행히 하영은 경호원들을 시켜 미리 방안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해서, 강씨네 식구들의 범죄 행각을 찍었다.하영이 그렇게 한 것은 탐욕에 눈이 먼 그들이 분명 값진 물건에 눈독들일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하영은 청소부 아줌마를 불러 별장을 깨끗이 청소한 다음, 새로운
영업팀 부장이 기뻐서 날뛰며 입을 열었다.“대표님, 실검을 잘 확인해 보세요. 저희 공장의 직원들도 인터뷰했거든요!”“인터뷰?”하영이 깜짝 놀란 표정으로 휴대폰을 확인하기 시작했다.두 번째 실검은 하영이 사무실로 들어오기 몇 분 전에 올라왔는데, 제목은 [충격! TYC 대표가 직원들에게 한 행동들!]이었다.하영이 영상을 클릭해서 자세히 보니, 부공장장과 모든 공장 직원이 보상계약서를 들고 카메라와 마주하고 있었다.그들이 입원과 실직 상황에 놓였을 때, 하영이 경제적 측면에서 얼마나 도움을 줬는지 언론에 자세하게 얘기해 줬다.영상 댓글에는 TYC 브랜드를 구매하라는 호평이 쏟아졌고, 덕분에 짧은 시간 안에 판매량이 예전의 3배나 증가했던 것이다.마침내 먹구름이 걷히고 본궤도에 올랐다는 생각에 하영의 코끝이 찡했다.기존의 공장도 시공에 들어갔고, 제품도 이전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양으로 생산하기 시작했으며, 국내 시장까지 완전히 점령하게 된 셈이다.하영은 기쁜 표정을 뒤로하고 영업팀 부장을 보며 입을 열었다.“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말이 있죠. 그래도 고객들한테는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네, 알겠습니다!”부장이 사무실을 나가자 이번에는 캐리가 기세등등한 표정으로 들어왔다.캐리는 한쪽 발에는 구두, 다른 한쪽엔 슬리퍼를 신고, 마구 헝클어진 머리를 한 채 흥분하기 시작했다.“G! 회사가 다시 일어났어!”하영은 캐리의 괴상한 차림을 보고 웃지도 울지도 못했다.“금방 일어난 거야?”“그래! 전화 받자마자 바로 달려왔지!”하영은 손을 들어 캐리의 신발을 가리켰다.“부사장님이란 사람이 그렇게 돌아다니면 이미지에 타격을 받지 않을까?”캐리는 하영의 손길을 따라 자기 발을 보더니 깜짝 놀라며 소리쳤다.“헐!”그리고 머리를 긁적이더니 그대로 소파에 앉았다.“상관없어, 너한테 할 얘기가 있었거든.”“얘기해.”“김제에서 내일 5년에 한 번 열리는 디자인 전시회가 있다고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