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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7화 가지 마

하영은 입술을 꾹 깨물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강하영……, 나 버리지 마……. 내가 잘못했어. 너한테 그렇게 대하는 게 아닌데, 가지마……, 미안해…….”

유준의 말에 하영의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미안하다.”는 그의 말을 얼마나 오래 기다렸는지 모른다.

하영의 눈시울이 붉어지더니 눈물이 두 볼을 타고 흘렀다.

시간이 이렇게 오래 흘렀지만, 여전히 유준에 대한 마음을 모질게 떨쳐내지 못했다. 정유준 때문에 상처받아 아파하고, 고열에 시달리고 있다는 말에 당장 난원으로 달려왔다.

하영은 늘 두려운 마음에 유준을 피했지만, 그를 사랑하지 않는 건 아니었다.

그날 밤 하영은 날이 어슴푸레 밝을 때까지 밤새 유준의 곁을 지키다가, 침대맡에 엎드려 깜빡 잠들어 버렸다.

아크로빌.

캐리는 리사의 전화를 받고 바로 하영을 찾으러 갔지만, 방에는 그녀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고, 전화를 해봐도 받는 사람이 없자, 캐리는 할 수 없이 홀로 호텔로 향했다.

호텔 방에 도착해서 리사가 문을 열어 주면서 캐리의 등 뒤를 살피더니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G는 같이 안 왔어?”

“오늘 주말이라 애들과 함께하느라 못 왔어요.”

캐리가 대충 둘러대자, 리사는 의외라는 듯 눈썹을 치켜 올렸다.

“아이가 있었어?”

“네, 세쌍둥이거든요. G가 못 왔다고 탓하는 건 아니죠?”

캐리의 말에 리사는 전혀 개의치 않는다는 듯 웃었다.

“아니, 오히려 애들 때문에 못 왔다는 게 더 마음에 들어. 부모가 애들 어릴 때 함께 하는 게 당연한 거야. 나는 일 때문에 애들을 뒷전으로 하는 사람들이 제일 싫거든.”

캐리는 리사가 어린 시절에 부모의 사랑이 부족했다는 걸 잘 알고 일부러 그런 핑계를 댔다.

그때 리사가 또 입을 열었다.

“어제 내가 옛 친구를 만나러 갔는데, 내일모레 김제에 5년에 한 번 열리는 디자인 전시회가 있다고 하는데, 너랑 G도 참석할 거야?”

“디자인 전시회요? 그런 얘기는 못 들었는데, G랑 상의해 봐야겠어요.”

“듣자니 사교계에서 유명한 사람들은 다 온다고 하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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