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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6화 네가 여긴 어쩐 일이야?

구 선생은 고개를 끄덕이고 체온계로 이마의 체온을 측정했다.

정유준의 체온이 40도에 달하는 것을 보고 구 선생은 미간을 찌푸렸다.

“좋기는 수액을 맞으면 열이 빨리 내릴 겁니다.”

“그럴 필요 없어요. 약으로 처방해 주세요.”

하영은 유준이 수액은 절대 맞지 않는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언젠가 고열로 쓰러져 병원에 실려 갔을 때 의사가 수액을 놓아 주자, 정신을 차린 그가 바로 바늘을 뽑아버렸다.

그런 그의 성격을 잘 알고 있는 하영이였기에, 쓸데없는 힘을 빼고 싶지 않았다.

“상처도 치료할까요?”

“봉합해야 하나요?”

하영의 물음에 구 선생은 고개를 저었다.

“봉합까지 할 정도는 아닌 것 같아요.”

그리고 구급상자에서 약을 꺼내며 하영에게 당부했다.

“이건 해열제인데 술을 마신 뒤에도 복용할 수 있어요. 4시간에 한 번 드시면 되는데 열이 내리면 복용할 필요 없어요. 그리고 여기 소염제도 같이 하루에 1번 복용하면 돼요. 약은 여기 놔둘 테니까, 저는 이만 돌아갈게요. 무슨 일 있으면 전화하세요.”

“네, 고마워요.”

“괜찮아요.”

구 선생이 떠난 뒤 하영은 소독수와 면봉을 꺼냈다.

그리고 유준의 이마 상처에 닿았을 때, 남자가 갑자기 눈을 번쩍 뜨더니 눈앞에 있는 하영을 발견하고 쓴웃음을 지었다.

“이젠 헛것마저 보이네.”

순간 움직이던 손을 멈칫하던 하영은 마음이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정유준 씨, 정신이 들었으면 이 약부터 먹어요.”

하영은 그런 기분을 감추고 무심한 어조로 입을 열었는데, 유준은 하영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눈을 번쩍 떴다.

이번에는 진짜 하영의 모습이 눈앞에 있자 남자는 미간을 찌푸리더니, 약간 힘없는 목소리로 물었다.

“네가 왜 여기 있는 거야?”

하영은 한쪽으로 이마의 상처를 치료해 주며 입을 열었다.

“누가 죽고 싶어 한다길래 구경하러 왔어요. 어찌 됐든 나 때문에 일어난 일이잖아요.”

“허……. 그 정도로 스스로 목숨을 끊지는 않아.”

그 말을 남긴 유준은 하영을 밀어내고 문 쪽으로 걸어갔고, 하영은 불쾌한 눈빛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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