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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5화 걱정하지 마

유준은 겨우 눈을 들어 올리더니 잠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그래, 늦었으니까 얼른 씻고 자.”

희민은 괜히 유준을 귀찮게 할까 봐, 입술을 깨물며 고개를 끄덕인 뒤 위층으로 올라갔다.

세수하고 방으로 돌아온 희민은 컴퓨터 앞에 앉아 아래층에 있는 CCTV를 주시했다.

정유준은 응접실에서 조용히 술을 마시고 있었는데, 이마에는 여전히 핏자국이 있었고, 하얗고 잘생긴 얼굴에는 약간의 살기마저 드러났다.

그 모습에 희민은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느낌을 받았다. 예전에도 아빠가 슬픈 표정으로 술을 마시는 모습을 종종 보긴 했지만, 이번에는 상처투성인 채로 술을 마셨다.

‘안 좋은 일이라도 있었던 걸까? 엄마도 기분이 안 좋아 보이셨는데.’

희민은 엄마가 아빠를 다치게 할 리는 없다고 생각하고, 얼른 레스토랑의 CCTV를 해킹해서 점심시간대로 시간을 돌리자, 정유준이 주원을 폭행하고 있는 화면이 나타났다.

희민이 충격받은 얼굴로 화면을 지켜보고 있을 때 아래층에서 다급하게 외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사장님! 정신 좀 차려보세요!”

희민은 몸이 굳어지는 것을 느끼며 서둘러 아래층으로 달려갔다.

그러자 바닥에 쓰러져 있는 유준의 모습에 희민은 하얗게 질린 얼굴로 도우미한테 상황을 물었다.

“어떻게 된 일이죠?”

“작은 도련님, 사장님께서 고열로 인해 쓰러지셨습니다!”

희민은 입술을 깨물더니 침착한 얼굴로 입을 뗐다.

“주치의를 불러와요.”

“네……, 알겠습니다!”

“잠깐.”

갑자기 유준의 목소리가 들려오더니, 그가 비틀거리면서 바닥에서 일어났다.

“주치의 부를 필요 없으니까, 상관하지 마!”

그리고 다시 희민이 쪽으로 시선을 돌려 명령을 내렸다.

“지금 당장 방으로 돌아가서 자!”

“의사를 불러야 해요!”

희민은 용기 내서 반박하기 시작했고, 곁에 있던 도우미도 설득하기 시작했다.

“사장님, 주치의가 싫으시면 병원이라도 가 보세요.”

정유준은 인내심을 잃은 듯 낮은 목소리로 으름장을 놓았다.

“지금 당장 희민이를 방으로 들여보내!”

그 말에 희민은 작은 주먹을 꽉 움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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