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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2화 죽고 싶어?

“아빠.”

“지금 데리러 갈게.”

유준의 말에 희민은 멍한 표정을 지었다.

‘벌써 집으로 돌아가야 하나?’

희민은 입술을 살짝 깨물며 물었다.

“혹시 조금 늦게 가도 괜찮아요?”

희민의 말에 유준의 눈썹이 치켜 올라가더니 낮게 깔린 목소리로 물었다.

“이유가 뭐지?”

“엄마가 맛있는 거 사 갖고 온다고 하셨거든요.”

그러다 갑자기 하영이 전화를 끊기 전에 캐리와 나눴던 대화가 떠올라 다시 말을 이었다.

“오시는 길에 엄마를 모시고 오는 건 어때요? 차가 없거든요. 지금 핸더슨 레스토랑에 있을 거예요.”

희민의말에 곁에 있던 세준과 세희는 깜짝 놀라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래, 알았어.”

통화가 끝나자, 세희는 답답한 듯 투덜거리기 시작했다.

“희민 오빠, 왜 나쁜 아빠를 엄마한테 접근하게 하는 거야? 나쁜 사람이잖아!”

희민은 조금 난처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이고 나지막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미안, 나는 그냥 아빠가 조금 불쌍해 보여서 그랬어.”

그 말에 세준은 약간 한숨을 내쉬며 위로를 건넸다.

“괜찮아. 이번 한 번인데 뭘. 괜찮으니까 희민이 너도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 없어.”

세준의 말에 희민은 침묵을 지켰다.

11시.

하영은 수진과 전화 통화를 하며 레스토랑 안으로 들어가려고 마지막 계단으로 발을 내디뎠을 때, 갑자기 발을 헛디디며 몸이 앞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그대로 휘청이며 바닥에 넘어지려는 순간 누군가 그녀의 팔을 잡아당긴 덕분에 그대로 품에 안겨버리고 말았다.

하영은 잠시 멍한 표정을 짓다가 얼른 눈앞에 있는 사람을 밀어내고 인사를 건넸다.

“고마워요!”

인사를 건넨 그녀가 고개를 들어 보니 익숙한 얼굴이 눈에 들어왔고, 남자는 옅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괜찮습니다.”

그 남자가 말을 마치고 나서야 하영은 지난번 지영 언니와 애들을 데리고 나왔을 때 레스토랑 입구에서 마주친 남자라는 것을 알아봤다.

“그쪽은…….”

“죽고 싶어?”

하영이 미처 말을 꺼내기 전에 귓가에 익숙한 남자의 화난 목소리가 들려오자 하영은 미간을 찌푸렸다.

‘정유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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