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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화 너무 흥분하지 마

그가 왔다. 드디어 왔어.

유준은 차가운 바닥에 쪼그리고 앉아 있는 하영을 보곤, 분노로 매섭도록 차가운 기운을 내뿜었다.

그는 살기 어린 눈으로 정명헌을 바라보았다.

“둘째 조카, 제법인데. 감히 내 사람까지 납치하고…….”

정명헌은 갑자기 일어서서 뒤에 있는 비서들 사이에서 벌벌 떨었다.

“셋……, 셋째 삼촌!”

정유준은 몇 걸음 걸어서 그의 앞에 가서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다.

“삼촌? 넌 내가 네 삼촌이라는 건 알고 있어? 아는 새끼가 그래?”

정명헌은 놀라서 침을 꿀꺽 삼켰다.

갑자기 그는 무슨 생각이 났는지 시선이 하영한테서 멈췄다.

“셋째 삼촌! 제가 사람을 보내서 이 여자를 잡아온 것은 사실이지만, 모두 삼촌을 위해서 한 일이에요! 삼촌도 모르셨을 걸요? 제가 방금 저 여자 속을 다 떠봤는데…… 글쎄 이 여자가 삼촌에게 앙심이 있더라구요……!

“저 여자는, 삼촌을 독살하고 싶을 정도로 삼촌을 엄청 미워해요…… 삼촌, 절 믿으셔야 해요!”

정유준은 옆에 아무렇지 않게 서 있는 하영을 힐끗 쳐다보았다.

“둘째 조카가 이렇게 내생각을 하는데…… 삼촌인 나도 가만 있을 수 없지. 나도 너에게 선물을 좀 줘야겠구나.”

말이 떨어지자 정유준은 눈을 돌려 경호원을 바라보았다.

“조져.”

처참한 고함소리가 울리는 순간, 정유준은 하영을 데리고 창고를 떠났다.

차에 오르자 정유준은 비꼬아 말했다.

“제법 끼를 부리는 법도 배웠네.”

하영 마음속에 우러나왔던 감격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녀는 속으로 숨을 크게 들이쉬며 빈정대는 말투로 되물었다.

“그럼 사장님께 이런 기회를 준 것에 대해 감사해야 되겠네요…….”

자신을 지사에 데리고 가서 피를 묻히는 인사 이동을 감행하지 않았더라면, 굳이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미움을 살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울렁거리는 속을 참으며 정명헌에게 비굴한 아부를 할 필요는 더더욱 없었을 거다.

운전석에 앉아 있는 허시원의 마음은 가시방석에 앉아있는 것 같았다. 정유준에게 이렇게 바득바득 대드는 사람은 아마도 강하영 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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