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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화 네가 받아 마땅한 거야

하영은 한참이나 고민했지만 결국은 입을 열지 않기로 했다.

어머니와 아이를 핑계로 계약상의 돈을 가불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어머니를 부양해야 할 사람도 자신이고, 아이를 낳고자 하는 사람도 그녀 자신이다.

그런데 무슨 명분으로 유준에게 돈을 요구하지?

게다가 그녀의 이러한 행동은 정유준의 의심을 사기에 충분했다.

하영은 어설픈 핑계를 댔다.

“갑자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잊어버렸어요. 생각나면 다시 이야기할 게요.”

하영은 황급히 서재를 나왔다.

그녀의 표정을 봐선 할말을 잊어버린 것 같지는 않은 듯했다.

깊은 생각에 잠긴 정유준은 바로 허시원에게 전화를 걸었다.

……

이튿날 아침, 잠에서 깬 하영은 자신의 휴대폰에 2억 원이 입금되었다는 안내 문자를 확인했다.

허시원이 보낸 문자도 있었다.

“강 비서님, 사장님이 비서님 명의로 집을 샀어요. 주소는…….”

이 메시지를 본 하영은 어안이 벙벙했다.

‘한 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는데, 정유준은 왜 자신에게 돈과 집을 주었을까?’

하영은 즉시 일어나 방을 나섰다. 마침 침실에서 나오는 정유준과 마주쳤는데…….

말을 하려고 하는데 정유준은 그녀를 말을 끊었다.

“짐 정리해. 오후에 나랑 출장 갈 거야.”

머리 속엔 할 말이 많았는데…… 결국 한마디만 했다.

“며칠이나 갈 건데요?”

“길지는 않을 거야. 어머니한테 들르고 싶으면 허 비서에게 데려다 주라고 할 게.”

말하는 정유준의 눈동자는 무거웠다.

“그런데…… 더 이상 딴맘 먹지 않는 게 좋을 거야.”

“…….”

딴맘이라니? 단지 병원에 가서 검사받고 싶을 뿐이다.

회사 채팅방에서 임산부 직원들이 태아 정기검진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했던 게 기억났다.

임산부 등록도 해야 한다던데?

오늘 오전에 이 일들을 전부 처리해야 한다.

이런저런 생각을 제쳐 두고 하영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돈과 집…….”

“네가 마땅히 받아야 할 것들이지, 그렇지 않아?”

“…….”

왠지 이 말을 들으니,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다.

아침을 먹고 하영은 허시원과 함께 병원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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