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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3화 널 안아줄 수가 없네

유준은 문에 들어서자, 예준과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세희는 벽시계를 주시하다가, 10시가 될 때, 소파에서 뛰어내렸다. 모두가 주의하지 않는 틈을 타서, 그녀는 조용히 2층으로 올라갔다.

계단 모퉁이에 들어서자, 하얀 잠옷과 비슷한 긴 치마를 입은 여자가 세희 앞에 앉아 있었다. 그 긴 곱슬머리는 폭포처럼 허리에 흩어졌고, 이목구비는 하영과 거의 똑같았지만, 하영보다 더 부드러웠다.

세희를 보자, 여자는 몸을 곧게 펴더니 예쁜 두 눈을 살짝 구부렸다.

“세희야, 또 만났네.”

소주영의 부드러운 말은 흐르는 샘물처럼, 사람의 마음을 달랠 수 있었다.

세희는 웃으며 자리에 앉았다.

“할머니.”

소주영은 세희의 얼굴을 만지고 싶었지만, 전혀 닿을 수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은근히 실망을 느꼈다.

“미안해, 할머니는 널 안아줄 수가 없네.”

“괜찮아요. 이번에 엄마, 삼촌과 같이 왔는데, 불편해하시는 거 아니에요?”

소주영은 웃으며 말했다.

“난 세희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알고 있기에, 불편해할 리가 없어.”

말하면서 소주영은 계단 틈을 통해 하영과 예준을 바라보았다.

“떠날 수 있는 이상, 마지막 인사도 잘 해야겠지...”

“할머니, 지금 올라온 이유는, 상의할 일이 있어서 그래요.”

세희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소주영은 시선을 돌려 가볍게 웃었다.

“하영과 정유준이 결혼할 일에 관한 거 맞지?”

세희는 놀라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걸 어떻게 아셨어요?”

“난 다 알고 있단다. 유준은 좋은 아이야. 하영에게도 잘 해주고. 할머니는 네 엄마를 유준에게 맡겨도 안심할 수 있어.”

“그런데 할머니, 엄마는 지금 아빠랑 결혼하고 싶지 않은 것 같아요.”

세희는 서글프게 말했다.

“지철 할아버지께선 할머니가 도와주실 수 있다고 하셨는데. 엄마가 마음이 움직일지 모르겠어요.”

소주영은 세희의 근심으로 가득 찬 작은 얼굴을 쳐다보며, 눈빛은 무척 부드러웠다.

“꼭 그럴 거야. 세희야, 이제 시간도 다 됐으니, 그들 모두 불러와.”

세희는 얼른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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