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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2화 사실 듣고 싶어요?

하영은 식탁에 올려놓은 핸드폰을 힐끗 보았지만, 유준은 아직도 답장을 하지 않았다.

그녀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나도 모르겠어. 아마도 바빠서 그런 가봐.”

주희는 손목시계를 보았다.

“아직 12시가 되려면 멀었으니, 좀 더 기다려요.”

하영은 주희와 함께 주방에 들어가 설거지를 했고, 예준은 세희를 안고 거실에 앉아 한담을 나누었다.

“세희야, 여기 예쁘지 않아? 아늑하지?”

예준의 눈에는 온정이 담겨 있었고, 천천히 별장을 둘러보았다.

세희의 시선은 2층에 떨어졌다.

그녀는 잠시 보다가 고개를 돌려 예준에게 물었다.

“삼촌, 사실 듣고 싶어요?”

예준은 애정 어린 눈빛으로 세희의 작은 코를 만졌다.

“그럼.”

세희의 표정은 점차 엄숙해졌다.

“예쁘지만 아늑하지가 않아요. 음기가 너무 심하거든요. 오랫동안 사람이 살지 않은데다, 할머니는 여기서 자살했고, 아무도 저승으로 보내주지 못했기 때문이죠. 음기는 전부 2층에 모였고, 그곳은 너무 추워서 몸이 절로 떨려요.”

예준은 점차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하영에게서 세희가 이번에 돌아온 이유를 알게 되었다.

‘어머니... 줄곧 위층에서 머무시며 떠나지 못하신 거예요?’

예준은 코끝이 찡해졌다.

“세희야, 지금 그곳에... 사람이 있는 거야?”

“항상 있었죠.”

세희가 대답했다.

“단지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을 뿐이에요. 죽은 첫날부터 줄곧 여기에 있었어요.”

예준은 목이 멨다.

“저녁에 할머니를 볼 수 있을까?”

“그건 할머니가 삼촌에게 보여주고 싶은지에 달렸어요.”

세희가 바로 잡았다.

예준은 고통을 느꼈다. 그동안 소주영은 그의 꿈에 나타난 적이 없었고, 예준은 별장에 셀 수 없이 찾아왔지만, 한 번도 그녀를 본 적이 없었다.

‘이번에 어머니는 날 만나러 나오실까?’

‘한 번이라도 좋아, 말 한 마디만 해도 좋아.’

예준의 붉어진 눈시울을 보고, 세희는 그의 품속으로 들어가서 위로했다.

“삼촌, 괜찮아요.”

“응?”

“할머니가 날 찾아 도움을 청한 것도 더 이상 여기에 있고 싶지 않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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