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072화 시키는 대로 다 할게

“허...”

하영은 낮은 소리로 웃었다.

“당신을 죽이면 그들은 다시 되살아나는 거예요? 난 당신의 피가 나 자신을 더럽힐까 봐 두렵네요. 그리고... 나도 당신의 더러운 피가 묻은 채 유준 씨를 찾아가고 싶지 않아요!!”

“그래, 그럼 넌 가만히 있어. 내가 직접 손쓸게. 네가 살 수만 있다면 네가 시키는 대로 다 할게!”

“필요 없어요.”

하영은 천천히 눈을 감았다.

“난 유준 씨 혼자서 그 끝없는 어둠 속을 서성이게 할 수 없어요.”

말을 마치자 하영은 눈을 떴고, 두 눈은 아무런 빛이 없었다.

“부진석 씨... 만약 다음 생이 있다면, 난 다신 당신을 만나고 싶지 않아요. 만약 당신이 나타나지 않았다면, 난 죽고 싶을 정도로 괴로운 이 1분 1초를 겪지 않았을 거예요... 우리 다신 만나지 마요...”

하영은 숨을 깊게 들이마시더니 힘을 풀며 몸을 뒤로 젖혔다.

그러나 이 순간, 인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영아!! 세희의 눈앞에서 죽고 싶지 않으면 더 이상 움직이지 마!!”

하영은 갑자기 멈칫했다.

인나는 휴대전화를 들고 하영 앞으로 달려가더니 영상통화 중인 세희를 보여주었다.

세희는 눈물투성이로 된 얼굴로 하영을 불렀다.

“엄마, 자신을 다치게 하지 마세요. 자살은 더더욱 안 돼요. 자살한 사람들은 환생할 수 없어요. 심지어 매일 자신이 자살할 때의 장면을 끊임없이 연출하며 영원히 고통 속에서 배회할 거예요. 엄마, 아빠는 엄마의 이런 모습을 보고 싶지 않을 거예요... 세희가 이렇게 부탁할게요, 엄마, 제발 나와 오빠들을 버리지 마요...”

숨을 쉬지 못할 정도로 우는 세희를 보자, 가까스로 결정을 내린 하영은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자살한 사람은 환생할 수 없구나...’

‘그럼 내가 뛰어내려도 유준 씨를 만날 수 없다는 얘기네...’

하영이 멍 때리는 것을 본 인나는 즉시 앞으로 달려가 하영의 손목을 잡더니 바로 그녀를 가장자리에서 끌어내렸다.

땅에 떨어진 순간, 진석은 급히 다가가서 하영을 일으켜 세웠다.

“하영아...”

진석은 두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