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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7화 나만의 원칙

하영은 눈살을 찌푸렸다.

세준이 전화를 받고서야 하영이 물었다.

“세준아, 너 수지를 향한 태도가 너무 나쁜 거 아니야?”

“엄마, 난 다른 사람이 내 물건 건드리는 게 딱 질색이에요. 이건 나만의 원칙이고요.”

하영은 한숨을 쉬었다.

“그럼 좀 좋게 말하지.”

“좋게 말할 수가 없어요.”

세준은 화제를 돌렸다.

“그런데 무슨 일 있어요?”

“너 허 비서에게 메시지를 하나 보내주면 안 돼? 그 사람이 읽으면 자동으로 삭제되는 그런 문자 말이야.”

“알겠어요.”

세준이 말했다.

“이따가 희민이더러 보내라고 할게요. 구체적인 내용은 뭐예요?”

“오늘 저녁 7시에 MK 옆에 있는 커피숍에서 만나자고 하면 돼.”

“네, 그럼 먼저 끊을게요.”

전화를 끊은 후, 세준은 옆에 서서 눈시울을 붉힌 수지를 바라보았다.

그는 짜증이 나더니 저도 모르게 수지를 밖으로 내쫓으려고 했다.

그러나 하영이 한 말을 생각하니, 세준은 또 억지로 참으로 수밖에 없었다.

“방금 내 태도는 확실히 좀 좋지 않았어, 이건 인정해. 하지만 너도 남의 물건을 함부로 건드리지 않았으면 좋겠어.”

수지는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내 잘못이야. 미안.”

“사과할 필요 없어! 가서 네 일이나 해!”

수지는 서서 치맛자락을 꼭 쥐더니 입술을 오므렸다.

“세준아, 넌 내가 싫은 거지?”

“싫진 않아.”

세준은 소파에 앉았다.

수지는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

“정말?”

“넌 나를 해친 적이 없으니까. 하지만 너의 어떤 행동들은 날 불편하게 하고 있어.”

세준은 얼버무리며 설명했다.

“미안해, 다음에는 안 그럴게.”

세준은 수지의 끊임없는 사과에 인내심을 잃었다.

“염수지, 너도 재벌 집안 아가씨잖아! 그러니 매번 이렇게 비굴하게 굴지 말아줄래? 넌 자존심도 없니? 굳이 남의 눈치를 보면서 살고 싶은 거야?”

“다른 사람들이 날 싫어할까 봐 그래.”

“하지만 너의 이런 모습이 더 짜증나.”

세준은 인정사정 없이 말했다.

수지는 멍해졌다.

‘예의를 지키는 것도 남의 미움을 살 수 있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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