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게요. 하영 언니는요? 요즘 어때요?”하영과 주희는 잠시 얘기를 나눈 후, 전화를 끊었다.그녀는 침대에 앉아 휴대전화를 들고 그 영상을 반복적으로 보았다.핸드폰으로 영상을 확대할 수 있었는데, 비록 매우 모호하지만, 하영은 그 사람이 바로 예준이란 것을 굳게 믿었다!‘오빠가 외국에서 부진석의 범죄 증거를 찾고 있는 이상, 나도 힘을 내야지!’이와 동시, 오픈타운에서.진석이 돌아오자마자 경호원은 앞으로 가서 차 문을 얼어주었다.그는 차에서 내리며 경호원에게 분부를 했다.“요 며칠 지하실에 사람 좀 많이 파견해서 지켜보고 있어. 하영이 내려갈지도 모르니까.”“그 아가씨를 이토록 방비하시는 이상, 왜 또 이곳에 찾아오도록 동의하신 겁니까?”진석은 경호원을 바라보았다.“너희들은 자신이 해야 할 일만 잘하면 돼. 다른 것은 더 이상 물어보려 하지 마.”경호원은 얼른 고개를 숙였다. “네, 선생님.”방으로 돌아온 진석은 소파에 앉았다.그는 휴대전화를 꺼내 하영의 사진을 클릭했고, 담담한 눈동자에는 저도 모르게 부드러운 기운이 떠올랐다.그는 손가락으로 하영의 웃음을 가볍게 어루만졌다.이 사진은 예전에 S국에 있을 때, 찍은 것이었다.그때의 하영은 항상 진석을 믿었고, 그 미소 역시 무척 순수했다.‘하지만 지금, 모든 것이 달라졌어.’진석은 한바탕 괴로움을 느꼈다.‘하영아, 도대체 내가 어떻게 해야 넌 나의 고충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일까?’진석이 겪었던 일은 모두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힘들었다.조심스럽게 살아가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 또 누가 진정으로 알겠는가?이틀 후, 인나가 출장을 다녀왔다.하영도 이 좋은 소식을 인나에게 알렸다.인나는 영상을 본 다음, 놀라서 눈을 휘둥그레 떴다.“이거 진짜 예준 오빠잖아!! 나도 다 알아볼 수 있을 정도야!!”하영의 얼굴에 웃음이 떠올랐다.“응, 맞아.”“네 숙모한테 얘기했어? 예준 오빠를 찾아볼 방법은 생각해 봤어?” 인나가 물었다.“아직은 말하고 싶지 않아.”하영이
하영은 인나와 현욱을 바라보았다.‘두 사람은 사이가 점점 좋아지는 것 같아.’하영은 자리에서 일어섰다.“두 사람 얘기해, 나 먼저 나갈게.”“에이, 하영 씨.” 현욱은 하영을 붙잡았다.“내가 이렇게 많은 케이크를 샀는데, 인나 씨 혼자서는 다 먹지 못하니까 남아서 같이 먹어요.”하영은 현욱 때문에 다시 의자에 앉았다.케이크 포장을 뜯을 때, 하영은 계속 아첨을 하는 현욱을 보았고, 인나도 은근히 웃음을 참고 있었다.“두 사람 혹시...”말을 꺼내기도 전에 현욱의 핸드폰이 울렸다.현욱은 주머니에서 휴대전화를 꺼내 확인한 뒤, 입을 열었다.“기범이 전화예요.”말이 끝나자, 그는 전화를 받으며 스피커를 켰다.기범의 목소리가 휴대전화에서 들려왔다.“야, 배현욱! 내가 무슨 일 알아냈는지 한 번 맞춰봐!”현욱은 휴대전화를 책상 위에 놓더니 의자에 앉았다.“무슨 일인데 그렇게 놀라는 거야?”“오늘 우리 아버지에게 들었는데, 최근 S국에서 대단한 세력이 하나 나타났다는 거야. 그들은 S국의 경찰을 대신해서 뿌리가 가장 깊은 세력을 해결했어. 그것도 하룻밤 사이에!”현욱은 어이가 없었다.“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야??”“어...” 기범은 뻘쭘해했다.“아무런 상관이 없는 것 같지만 이거 정말 엄청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고!”“앞으로 이런 일로 나한테 연락하지 마. 난 인나 씨 챙겨주느라 바쁘거든.”“너 정말 사랑에 눈이 멀었구나.”“너랑 뭔 상관인데!”현욱은 바로 전화를 끊더니 엄숙한 표정을 하고 있는 인나를 보았다.“인나 씨?” 현욱은 황급히 인나를 달랬다.“기범이 그 자식이 한 말 때문에 기분 나쁜 거예요? 다음에 다신 말하지 말라고 할게요!”“아니요! 방금 기범 씨가 말한 일을 생각하고 있어요.”“네?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단 그 세력이요?” 현욱이 물었다.“맞아요.”인나가 말했다.“이 일은 아마 정...”“잠, 잠깐만요.” 현욱은 어이가 없었다.“유준과 관련이 있다고 말하고 싶은 거예요? 유준은 사라진 지
‘심지어 갑자기 나타난 그 세력도 너무 수상해.’‘그럼 관건은 이거야.’‘유준 씨도 오빠처럼 부진석을 넘어뜨릴 수 있는 그 어떤 증거도 찾지 못한 상황에서 쉽게 나서지 않을 거란 말인가?’생각하면서 하영은 머리가 은근히 아프기 시작했다.그녀는 손으로 책상을 받치며 관자놀이를 비볐다.인나는 얼른 감정을 가라앉혔다.“하영아, 나도 방금 너무 급해서 그래... 하지만 다른 사람의 의심을 받는 느낌은 정말 똥을 먹은 것처럼 괴롭단 말이야.”하영은 고개를 끄덕였다.“나도 다 알아, 인나야. 그렇게 설명할 필요 없어. 나도 단지 네가 본 모든 것을 받아들일 시간이 필요할 뿐이야. 왜냐하면 난 기대가 결국 실망이 될까 봐 두렵거든.”인나는 한숨을 쉬더니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이틀 후, 하영은 하보연에게서 오늘 점심 진석이 회사 직원들에게 한턱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그녀는 회사에서 일찍 출발하여 오픈타운에 도착했다.정원에 들어서자마자 경호원들의 시선이 일제히 하영에게 떨어졌다.그녀는 경호원이 틀림없이 진석에게 보고할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별장에 들어간 후, 하보연은 하영을 맞이했고, 하영은 고의로 차를 마시는 척하며 낮은 소리로 물었다.“지하실 통로가 어디예요?”하보연도 일부러 바쁜 척했다.“순조롭게 들어가지 못할 수도 있어요. 경호원들이 지키고 있거든요.”하영은 눈살을 찌푸렸다.‘지하실에 경호원이 있다고??’‘그럼 난 어떻게 이 경호원들을 따돌리지?’한창 생각하다가 하보연이 계속 말했다.“그들은 12시에 밥을 먹을 건데, 약 10분 정도 시간이 들 거예요.”“지하실은 잠겨 있나요?”“네.”하보연이 말했다.“하지만 저도 열쇠가 어디에 있는지 잘 모르겠어요.”하영은 멈칫했다.‘그럼 난 또 어떻게 지하실의 상황을 살펴볼 수 있는 거지??’‘안에는 도대체 무엇이 있길래 이렇게 많은 보호가 필요한 거야?!’하영은 소파에 천천히 기댔다.‘현재의 상황을 볼 때, 열쇠를 손에 넣을 가능성은 아주 작아.’‘그렇다고
소파에 앉은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현관에서 문 여는 소리가 들렸다.하영은 깜짝 놀라더니 긴장된 마음을 진정시키고 고개를 돌렸다.뜻밖에도 진석이 돌아왔던 것이다.하영은 멈칫했다.‘이 사람 밥 먹으러 가지 않았어? 왜 이렇게 빨리 돌아왔지?!’‘만약 내가 조금만 더 꾸물댔다면, 부진석은 아마 감시 화면에서 수상함을 발견했을 거야.’하영은 심장이 두근거렸다. 그녀는 다시 고개를 돌리며 진석과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계속 휴대전화를 보았다.그러나 스크린에 닿은 손가락은 저도 모르게 가볍게 떨리고 있었다.진석은 슬리퍼를 갈아신은 후, 하영의 곁으로 걸어갔다.“하영아, 경호원이 너 왔다고 해서. 밥은 먹었어?”하영은 입술을 오므렸다.“아니요, 여기서 먹고 싶지 않아요.”“하루 세 끼 꼭 챙겨 먹어. 내가 가서 네가 좋아하는 죽 만들어 줄게.”하영은 주방으로 향하는 진석을 막지 않았다.그녀는 지금 진석이 빨리 자신에게서 떨어지길 간절히 바랐다.진석과 이야기하고 있으니, 하영은 자신의 긴장한 감정을 억제할 수 없었다.진석이 떠나자, 하영은 황급히 화장실로 들어갔다.찬물로 세수를 한 후에야 하영은 차츰 진정을 되찾았다.그녀는 방금 찍은 열쇠 구멍을 세준에게 보낸 뒤, 바로 이 사진을 삭제했다.진석이 그녀의 핸드폰을 보지 않아도 하영은 시시각각 조심해야 했다.사진을 받은 세준이 답장을 보냈다.[엄마, 열쇠장인을 찾고 싶은 거예요?][응, 맞아.][이 일은 나에게 맡겨요. 3일이면 돼요. 내가 사람 찾아 만능 열쇠를 하나 만들어 줄게요.]하영은 눈살을 찌푸렸다.[세준아, 너 열쇠장인을 아는 거야?][네. 인터넷에서 안 사람이 하나 있는데, 대대로 자물쇠를 만들었다고 들었어요.]하영은 울지도 웃지도 못했다.‘세준이 뜻밖에도 이런 능력이 있는 사람을 알고 있다니?’‘그럼 나도 열쇠장인 찾아갈 필요가 없겠군.’하영은 화장실에 잠시 있다가 나왔고, 진석은 이미 죽을 다 만들었다.하영을 보자, 진석은 부드럽게 입을 열었다.
사진 속의 옆모습을 보자, 요 며칠 줄곧 걱정 때문에 잠이 오지 않던 하영은 그제야 마음이 놓였다.믿을 만한 증거를 얻기 전, 하영은 자신이 그렇게 믿는다 해도 그냥 헛된 희망일 뿐이라 생각했다.‘이제 오빠가 돌아오기만 하면 우리 한 가족이 다시 모이는 거야.’“엄마??”세준은 멍하니 서 있는 하영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하영은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엄마, 내가 몇 번이나 불렀는데도 못 들은 거예요?” 세준은 한숨을 쉬었다.하영은 웃음을 금치 못했다.“미안해, 세준아, 방금 엄마가 삼촌 생각하고 있느라 못 들었나 봐. 무슨 말 하려고 그랬어?”“엄마, 절대로 삼촌 찾아가지 말라고요.”“응, 엄마도 알아.” 하영이 말했다. “지금은 부진석을 조심해야 해. 우리가 아무리 은밀하게 움직인다 해도 들킬 수 있으니까.”세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컴퓨터를 다시 자신의 앞으로 돌렸다.“엄마도 이제 핸드폰에 저장한 영상 삭제해요. 난 컴퓨터의 영상까지 전부 삭제할 거예요.”하영은 세준의 요구에 따라 휴대전화에 있는 영상을 삭제했다.“참, 그 열쇠 말이에요.” 세준이 말했다.“그 사람은 아직 답장을 안 해서 더 기다려야 할 것 같아요.”“괜찮아, 너에게 답장하면 다시 나에게 말해. 급하지 않으니까.”“네.”저녁, 하영은 아이들 데리고 나가서 밥을 먹으려 했다.별장을 나서자마자, 주강은 차를 몰고 정원으로 들어갔다.하영 그들이 입구에 서 있는 것을 보고 주강은 차에서 내려왔다.“내가 시간을 잘못 맞춰 온 것 같군요.”하영은 웃으며 대답했다.“아니요, 아주 잘 왔어요. 지금 아이들 데리고 나가서 밥을 먹으려던 참인데, 같이 갈래요?”“그래요, 나도 마침 레스토랑을 예약했는데, 하영 씨와 아이들을 같이 초대하려 했거든요.”하영도 능청스럽게 거절하지 않고 아이들을 데리고 주강과 함께 레스토랑에 갔다.30분 후, 레스토랑에서.종업원은 그들을 보자 열정적으로 다가와서 인사했다.“안녕하세요, 사모님과 아이들을 데리고 함께 오신 건가요?
하영은 코끝이 찡해졌다.“숙모, 걱정하시게 해서 죄송해요.”“바보 같은 소리 하지 마, 같은 가족들끼리 어떻게 걱정하지 않을 수가 있겠어?”송유라는 하영과 아이들을 데리고 별장에 들어갔다.하영은 거실에 설치된 카메라를 보더니 세준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세준은 마음이 통한 듯 휴대전화를 꺼내 CCTV 화면을 통제했다.안전하다는 것을 확인한 후에야 하영은 목소리를 낮추며 입을 열었다.“숙모, 지금 숙모에게 드릴 말씀이 있어요. 하지만 이 일을 듣고 꼭 제 말을 들어야 하지 그 어떤 감정도 드러내시면 안 돼요.”송유라는 의혹한 표정으로 하영을 바라보았다.“아주 중요한 일인가?”“네.” 하영이 말했다.“우리 오빠 아직 살아있어요.”송유라는 멍해졌다.그녀는 믿을 수 없단 눈빛으로 하영을 바라보았다.“하영아, 방금 뭐, 뭐라고?”하영은 다시 한번 말했다.“오빠가 아직 살아있다고요.”송유라는 떨리는 손을 들어 입술을 가리더니 붉어진 눈시울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예준이가... 아직 살아 있구나...”“네, 맞아요. 다만 오빠에겐 아직 해야 할 일이 있으니 우린 절대로 오빠를 방해하면 안 돼요.”“하영아, 이거 진짜야? 예준이 지금 어때?”하영은 자신이 본 예준을 송유라에게 알려주었다.송유라는 더욱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너도... 예준이도 아직 멀쩡하게 살아있구나...”하영은 송유라를 위로했다.“네, 숙모, 저랑 오빠 다 죽지 않았어요.”이 좋은 소식을 안 송유라는 울음을 거친 후, 컨디션이 많이 좋아졌다.눈빛조차 지난날처럼 빛이 났고 더 이상 아픔으로 뒤덮이지 않았다.송유라는 옆에 얌전히 앉아 있는 수지를 보며 하영에게 물었다.“하영아, 이 아이는...”하영이 소개했다.“주강 그룹 회장님의 딸이에요. 수지라고 부르시면 돼요.”수지는 송유라를 향해 영리하게 웃으며 말했다.“할머니, 안녕하세요.”“그래, 그래.” 송유라는 기뻐하며 대답했다. “하영아, 점심은 여기에 남아서 먹어. 내가 직접 해줄게.”하
소정은 택배를 책상 위에 놓은 후, 몸을 돌려 나갔다.하영은 의혹을 가지며 택배를 뜯었는데, 안에 있는 열쇠를 보자 자신도 모르게 멍해졌다.‘세준이도 참, 남이 택배까지 부쳤는데, 어째서 나한테 한마디도 하지 않은 거지?’하영은 세준에게 문자를 보냈다.[세준아, 열쇠 받았어. 도와줘서 고마워.]얼마 지나지 않아 세준이 답장을 보냈다.[열쇠요? 그 사람은 오늘 금방 나에게 택배를 보내겠다고 말했으니 이렇게 빨리 도착할 리가 없는데요.]하영은 멈칫하더니 손에 든 열쇠를 보며 생각에 잠겼다.‘그럼 이 열쇠는 누가 나한테 보낸 거지?’하영은 서둘러 택배 상자를 훑어보았는데, 위에는 보낸 이의 정보조차 없었다.‘그럼 이 열쇠는 또 무슨 열쇠지??’‘설마 오빠가 보낸 건가?’하영은 열쇠를 가방에 넣었다. ‘누가 나한테 보냈든, 틀림없이 쓸모가 있을 거야!’핸드폰을 내려놓자마자 인나가 문을 밀고 들어왔다.그녀는 황급히 하영에게 말했다.“하영아! 서류 그만 좀 보고 나랑 같이 나갔다 오자!”하영은 미처 이유를 묻지도 못한 채 인나에게 끌려 사무실을 나섰다.인나는 하영을 자신의 아파트로 끌고 갔고, 하영은 그제야 기범과 현욱이 모두 있는 것을 발견했다.그들의 표정은 무척 무거워 보였고, 하영은 마치 무슨 일이 일어날 것처럼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기범이 일어서서 말했다.“하영 씨, 우리 아버지가 증거를 하나 찾았는데, 이 일을 알고 나서 냉정을 유지했으면 좋겠어요.”하영은 미간을 찌푸렸다.“무슨 증거를 말하는 거죠?”기범은 말을 할 수가 없었는지 오히려 현욱을 보며 탄식을 했다.“네가 말해, 현욱아.”현욱은 두 손에 힘을 꼭 주었다.그는 시선을 거두며 눈을 드리웠다.“기범의 아버지가 유준의 사망 증명서를 찾았어요.”이 말을 들은 하영은 다리가 갑자기 나른해졌다.인나는 재빨리 하영을 붙잡았고, 마찬가지로 충격을 느낀 채 현욱과 기범을 바라보았다.“확실해요??”“기범의 아버지는 A국에서의 세력이 아주 강하기 때문에 이런
“그래요!” 인나는 눈물을 글썽였다.“당신은 항상 자신밖에 몰랐죠! 지금 하영이 충격을 받아 기절했으니까 기분이 아주 좋겠네요?! 당신들은 대체 왜 하영을 이렇게 모질게 대하는 거죠?! 그냥 선의의 거짓말을 할 수도 있잖아요?! 하영은 행여나 정유준에 관한 그 어떤 소식이라도 놓칠까 봐 매일 핸드폰을 보며 기사를 확인했어요. 지금 당신들은 오히려 하영의 모든 기대와 기다림을 산산조각 내버렸네요!!”기범이 입을 열었다.“인나 씨, 진정 좀 해요. 이제 우리는 유준의 시체를 데려와야 한다고요. 그리고 이 일은 하영 씨밖에 할 수 없으니 우리가 계속 말하지 않으면 유준의 시체는 줄곧 그 외진 병원에 버려져 있을 거예요.”현욱도 따라서 말했다.“그러니까 그날 인나 씨가 본 사람은 확실히 유준이 아니었어요.”인나는 분노에 찬 목소리로 외쳤다.“배현욱, 내가 진실이 뭔지 알려줄게요! 난 내 두 눈으로 본 것밖에 믿지 않아요! 그때의 그 사람이 만약 일부러 정유준의 얼굴로 변장하지 않았다면, 난 잘못 보지 않았어요!”기범과 현욱은 서로를 마주 보았다.그들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랐다. 증거가 앞에서 인나가 이렇게 견지하는 이상, 그들은 또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하영이 깨어났을 때, 시간은 벌써 저녁이 되었다.인나는 하영이 눈을 뜬 것을 보고 얼른 앞으로 다가갔다.“하영아, 목마르지 않니? 어디 불편한 데 없어?”하영의 눈동자는 무척 어두컴컴했는데, 마치 인나가 한 어떤 말도 귀에 들어가지 않는 것 같았다.하영의 이런 모습을 본 인나는 마음이 유난히 아팠다.“하영아, 희망을 포기하지 마. 아직 정유준의 시체를 보지 못했잖아. 그럼 그 사람이 정유준이 아닐 수도 있어, 안 그래?”하영은 여전히 말을 하지 않고 조용히 천장을 주시했다.인나는 눈물을 흘렸다.“하영아, 이러지 마... 이러면 나 정말 무섭단 말이야...”하영이 입을 열지 않자, 인나는 다른 방법을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그녀는 병실 밖에 있는 현욱에게 문자를 보냈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