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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7화

“기분 나빠? 응?”

오랫동안 돌아오는 답이 없자, 임재욱은 유시아의 고개를 돌렸다.

다른 생각을 하듯 유시아는 눈꺼풀을 내리깔고서 그와 눈을 마주치려고 하지 않았다.

긴 눈초리는 두 눈을 완전히 덮어버려 모든 정서까지 감춰버렸다.

임재욱은 그만 참지 못하고 그녀의 이름을 외쳤다.

“유시아!”

성까지 붙여서 부른다는 건 무슨 사달이 났음을 의미한다.

유시아는 그제야 고개를 들어 임재욱과 두 눈을 마주쳤는데 이유 모를 긴장함과 두려움이 스쳐 지나갔다.

그 모습에 임재욱은 살짝 당황하며 반성하기 시작했다.

너무 언성을 높여 부른 건 아닌지, 무섭게 부른 건 아닌지, 유시아가 놀란 건 아니지.

잠시 후, 그는 다시 나지막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앞으로 기분 나쁘면 내가 죽도록 미우면 얼마든지 소리치고 때려도 좋아. 근데 대우 그룹 가지고 장난하지 마. 알았어?”

유시아는 그런 그의 두 눈을 바라보며 귀신한테 홀린 듯 물었다.

“왜죠?”

“그러다가 정말로 대우 그룹 잃게 된다면 내가 널 뭐로 먹여 살려? 네 전 시어머니는 또 어떻게 치료해 드리고.”

속물이라고 해도 좋다. 임재욱은 어릴 적부터 돈의 힘이 대단하다고 생각하면서 지내온 일인자이다.

임재욱은 손을 내밀어 그녀의 이마를 어루만지며 거듭 강조했다.

“돈만 있으면 암 환자도 가실 때까지 편하게 있다가 편하게 보내드릴 수 있어.”

하물며 대우 그룹은 임태승의 명줄이나 다름없다.

만약 유시아 지금처럼 행동한다면 언젠가 그의 귀에 들어갈 것이니 그 또한 트러블이다.

유시아는 더 이상 변론할 도리가 없게 되자, 말을 아끼고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요.”

처음부터 대우 그룹을 망칠 생각도 없었고 자기에 대한 임재욱의 마지노선을 테스트하고 싶었을 뿐이다.

이제 대답도 얻게 되었고 그 대답이 예상 밖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두 사람은 결국 한 바탕 전쟁을 마치고 함께 점심을 먹었다.

이윽고 임재욱은 차를 몰고 유시아를 더 스케치 화실로 바래다주었다.

차에서 내릴 때 임재욱은 또다시 그녀에게 물었다.

“저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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