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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9화

“시아한테서 사모님 몸이 좀 편찮으시다고 들었어요. 그래서 인사도 좀 드릴 겸 해서 찾아온 거예요.”

임재욱은 말하면서 성큼성큼 안으로 들어섰다.

유시아를 대하던 까탈스러운 모습을 버리고 부드러운 모습을 장착했다.

“좀 어떠세요? 괜찮아 지신 거 같아요?”

태도가 달라진 임재욱을 바라보며 유시아는 그제야 한시름을 놓게 되었다.

‘내가 속이 좁았어.’

임재욱은 좋은 사람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자기한테만 나쁜 사람인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적어도 하나뿐인 아들을 잃고 외톨이가 되어버린 어르신께 나쁜 짓을 할 것 같지는 않았다.

“좋아졌어요. 바쁠 텐데 이렇게 병문안까지 오고 고맙네요.”

이채련은 웃으면서 들고 있던 책을 내려놓고 옆에 있는 의자를 가리켰다.

“좀 앉아요.”

유시아가 단독 병실을 마련해 줬음에도 불구하고 이곳은 공립 병원인 만큼 환경이 그리 좋지는 않다.

병실에 의자도 하나뿐이고 그 의자마저 상태가 좋지 않다.

“고맙습니다.”

임재욱은 앉고 싶지 않아 유시아를 끌어당겨 강제로 앉혀 버렸다.

다정해 보이는 모습에 유시아는 순간 온몸이 굳어지는 것만 같았다.

이채련을 바라보면서 내내 불안해했다.

어찌 됐든 전 며느리로서 새로운 남자인 임재욱을 데리고 병문안을 온다는 건 이치에 맞는 행동인 것 같지는 않았으니 말이다.

유시아는 심지어 슬슬 같이 온 것에 대해 후회하기도 했다.

안절부절못하던 그 순간 간호사가 문을 두드렸다.

“11호 보호자 분, 약 좀 가져가세요.”

낯이 익은 간호사를 보고서 유시아는 자리에서 일어나 이채련을 등지고 임재욱을 바라보았다.

간절하게 애원하는 듯한 눈빛으로.

그러고는 곧바로 숨이 턱턱 막히는 병실을 나왔다.

두 사람만 덩그러니 남게 된 병실 안에서 이채련은 덤덤하게 웃으며 운을 떼기 시작했다.

“다른 일로 온 거 아니에요?”

“소현우 어머니이시고 시아 전 시어머니이신데...”

임재욱은 그 의자에 앉아 이채련과 가능한 한 눈높이를 맞추려고 했다.

“시아가 많이 신경 쓰고 있어요. 그래서 저도 따라서 신경 쓰고 있는 거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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