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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7화

임재욱은 침실 문 앞에 가만히 서서 침실 안을 들여다보았다.

이불로 온몸을 꽁꽁 감싼 유시아를 바라보며 콧방귀를 뀌었다.

조금 전, 차에서 내릴 때까지만 해도 2층 침실 조명이 켜져 있었는데, 눈 깜짝할 사이에 꺼졌으니 말이다.

‘가식덩어리.’

임재욱은 또다시 콧방귀를 뀌고서 침실 안에 아무도 없다는 듯이 옷방으로 다가가 잠옷을 가지고 욕실로 들어갔다.

욕실 문을 닫지도 않고 물소리는 그대로 울려 나왔다.

유시아는 순간 일부러 저러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10분 뒤, 임재욱은 재빠르게 씻고 나와 바로 침대로 올라와 그녀를 등지고 누웠다.

그렇게 아무런 에피소드도 없이 조용한 하룻밤이 지나갔다.

다음 날 아침, 아래층으로 내려온 유시아는 의외로 부엌에서 밥을 먹고 있는 임재욱을 보게 되었다.

출근 전 식사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편안한 그레이 셔츠와 검은색 슬랙스 바지를 입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 손에 신문을 들고 다른 한 손에 커피잔을 든 채 무척이나 여유로워 보였다.

계단 쪽에서 소리가 나자, 임재욱은 그제야 고개를 들었다.

평소 오후에야 화실로 향하는 유시아이므로 그녀는 보통 오전에는 집에 있는 편이다.

여유로운 그녀와 달리 평소 무척이나 바삐 도는 임재욱이다.

집에 있는 시간도 거의 없어 유시아는 그가 없는 틈을 타서 편안한 파자마 옷차림으로 돌아다니는 것에 익숙해졌다.

지금도 마찬가지로 연한 레드 컬러의 끈 치마를 입고서 머리까지 풀어 헤치고 하품을 하며 내려오고 있다.

의도한 건 아니지만 무척이나 섹시하면서 청순한 느낌을 준다.

임재욱을 보자마자 유시아는 당황한 모습이 역력했다.

“출... 출근 안 해요?”

임재욱은 그 말에 대답하지 않고 괴이하게 말했다.

“좀 더 자지 그래? 왜 이렇게 일찍 일어났어? 아, 전 시어머니 간병하러 가려고?”

유시아는 여유로운 그의 모습을 보면서 갑자기 어디서 용기를 얻었는지 바로 대꾸해 버렸다.

“꼭 그렇게 말해야 속이 시원해요? 현우 그렇게 된 거 재욱 씨는 뭐 책임이 없어요?”

고의가 아니었다고 해도 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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