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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4화

돈에 대해 확답을 얻지 못한 유시아는 이미 흥이 깨진 대로 깨졌다.

바로 임재욱의 손을 뿌리치면서 거절했다.

“그럴 기분 아니에요.”

“왜? 내가 돈 안 줘서 그러는 거야?”

임재욱은 그녀의 턱을 살짝 쥐고서 다소 까칠하게 말했다.

“유시아, 너 술집 아가씨야?”

간단한 물음 한 마디에 신경이 제대로 건드려졌다.

유시아는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자포자기한 듯 말했다.

“비슷한 맥락이죠.”

그 대답에 임재욱은 피식 웃는데.

“한 번 자는 데 2억인 아가씨는 없어. 그 어떤 클럽에서도.”

“주제넘었네요. 제가.”

유시아는 그를 밀치고 서재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

“그럼, 이만.”

떠나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고서 임재욱은 온몸에 열이 점점 불타올라 다가가 그녀를 들어 안았다.

다시 책상 위로 눕혀 놓고 어깨를 꽉 눌렀다.

화끈 달아오른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며 임재욱은 입꼬리를 올렸다.

“내가 그동안 너무 순순했지? 네가 무슨 일로 찾아왔는지 잊은 거야? 심씨 가문 일로 나한테 찾아와서 빈 거 잊었어? 생각해 보니 밑지는 장사 같아서 또다시 몸값 높여서 나한테 널 팔려는 거야?”

그 말에 유시아는 수치스러워 미친 듯이 그를 밀어냈다.

“나쁜 놈!”

임재욱은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

“욕까지 하네? 그래! 내가 얼마나 나쁜 놈인지 제대로 보여줄게.”

‘아파.’

지나친 아픔에 유시아는 그의 책상 위에서 생을 마감할 것만 같았다.

돈은 둘째 치고 오히려 호랑이 굴로 들어온 기분이 들었다.

‘왜 이렇게 재수가 없을까?’

유시아는 이채련의 일로 수심이 가득한 얼굴이다.

도우미마저 구하지 못하고 있는 이채련, 부유하게 지금껏 살아온 이채련, 만약 짧은 시간 내에 돈을 가져다 주지 않으면 또다시 죽으려고 할 것이다.

그 생각에 유시아는 저절로 미간이 찌푸려졌다.

임재욱과 함께 욕조에 누워있을 때도 머릿속으로는 온통 이 생각뿐이었다.

부드러운 조명 때문인지 임재욱의 딱딱하고 차가운 얼굴은 유난히 부드러워 보였다.

“어디에 쓸 건지 말해 봐. 다른 남자한테 쓰는 것만 아니면 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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