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417화

오후, 대학 병원에서.

유시아가 병실에 앉아 병상에 누워있는 이채련을 보고서 살짝 넋이 나갔다.

오랜만에 만나는 것이고 그동안 무척이나 수척해진 것만 같았다. 피부도 예전처럼 곱게 빛나지 않을 정도로.

의사의 말로는 별다른 큰 문제는 없다고 한다.

다만 적지 않은 충격으로 혈압이 높아지면서 당분간 휴식이 필요하다고 했을 뿐이다.

더 이상 그 어떠한 충격도 정서 파동이 심해져서도 안 된다면서.

유시아는 아직도 이 모든 것이 믿어지지 않았다.

이채련처럼 시야도 넓고 그동안 이러저러한 경험도 많이 쌓았을 것인데 이러한 사기극에 휘말리게 되었으니 말이다.

바깥에서 문을 천천히 밀면서 간호사가 들어왔다.

그녀는 이채련이 복용해야 할 약들을 침대 머리에 가지런히 놓고 입을 열었다.

“환자분 깨어나시면 꼭 드시게 하세요.”

유시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고맙습니다...”

두 사람의 말 소리에 이채련이 깨어났다.

그녀는 천천히 눈을 떴는데 유시아를 보자마자 당황함은 곧 짙은 혐오로 변하고 말았다.

“네가 어떻게 여기에?”

“쓰러지셔서 제가 병원으로 모시고 온 거예요.”

유시아는 덤덤하게 말했다.

“괜찮으세요? 좀 어떠세요?”

“내가 아프든 말든 너랑 무슨 상관이야? 네가 뭐라도 되는 줄 알아?”

이채련은 차가운 눈빛으로 유시아를 노려보며 덧붙였다.

“우리 현우가 남겨준 집도 그놈한테 줬지? 이제 곧 결혼까지 해서 사모님 소리 들으려고? 한창 바쁠 텐데 나한테 이렇게 시간 들이는 이유가 뭐야? 그 사모님 자리에 내가 침을 뱉을 수도 있는데 두렵지도 않아?”

욕설이 장마처럼 쏟아져 내려왔다.

유시아는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서 입을 열었다.

“제 얼굴 보기 싫으시면 도우미 보내드릴게요.”

이채련은 그녀를 싫어한다. 가능한 한 죽이고 싶을 정도로.

유시아를 보게 되면 이채련은 하나뿐인 아들 소현우가 저절로 생각나기 때문이다.

만약 소현우가 그녀와 결혼하겠다고 고집만 피우지 않았더라면 그래서 결혼식 당일에 사고가 나지 않았더라면 사망할 일도 없었을 테니 말이다.

소현우를 죽인 범인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