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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4화

복지원에서 자라서인지 임재욱은 대학교에 다녔을 때도 친구들과 그리 어울리는 사람이 아니었다.

같은 기숙사를 사용하고 있는 친구들과 사이가 그나마 괜찮았을 뿐 집단 활동도 거의 참가하지 않았다.

그때 유시아는 그런 임재욱이 폼난다고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그와 정반대이다.

고독하고 괴벽하며 무엇인가 사람이 뒤틀어져 있는 것만 같았다.

임재욱은 그녀의 말을 듣고서 잠시 멈칫거리더니 웃으며 대답했다.

“맞아. 듣다 보니 일리가 있네.”

그 어떠한 반박도 하지 않자, 유시아는 오히려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 이상 아랑곳하지 않고 옷방으로 들어가 잠옷을 꺼내서 욕실로 들어가려고 했다.

욕조로 들어간 유시아는 사르르 몸이 녹아들었다.

바로 그때 욕실의 간유리를 통해 임재욱의 우람진 몸이 시야로 들어왔다.

이윽고 문고리가 돌아가는 소리가 들렸는데.

“시아야, 문 열어.”

당황한 유시아는 욕조 안으로 몸을 더 깊이 숨기려고 했다.

“왜 그러는 거예요!”

“내가 회사에서 말했었지? 회의 끝나고 나서 하던 거 마저 하자고. 근데 왜 도망갔어?”

임재욱은 간드러지게 웃으면서 말했다.

기분이 꽤 좋아 보였고 열쇠로 문을 열고 바로 들어왔다.

욕실로 들어서는 순간 당황해 마지 못한 유시아의 얼굴이 보였는데.

“거봐, 평생 도망갈 수는 없다고 분명히 얘기했잖아.”

“...”

임재욱은 과연 뱉은 말을 기필코 지키는 남자였다.

한 번 도망간 그 대가는 어마어마했다.

욕조 안에서 사랑을 탐구하는 건 처음이 아니었다.

지난번 유시아가 술에 취해 있을 때 뜨겁게 사랑을 나누었는데, 별다른 기억이 나지 않았다.

하지만 그때와 달리 지금 두 사람 모두 정신이 멀쩡하다.

임재욱의 남자다움을 몸으로도 머리로도 고스란히 제대로 느낀 유시아이다.

굵은 팔다리로 물 안에서 해초처럼 유시아를 칭칭 감싸 안은 채 절대 놓아주려 하지 않았으니 말이다.

마지막으로 달리고 있을 때 유시아는 겨우 크게 숨을 내쉬며 온몸에 힘이 쫙 풀려버렸다.

젖어버린 머리카락이 어깨에 찰싹 붙어있어 더더욱 괴로웠다.

만족한 임재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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