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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3화

5년 전, 피고석 자리에 처량하게 서 있던 그날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는 유시아이다.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양손을 묶고 있는 수갑을 멍하니 바라보면서 유시아는 재판장의 선고를 들어야만 했다.

한 적도 없는 일이지만 죄명에 따라 그 증거는 더없이 정확했다.

하늘에 맹세코 절대 한 적이 없다고 해도 재판장의 소리는 서서히 숨통을 조여왔었다.

임재욱을 상대로 단 한 번도 경계심을 일으킨 적이 없었던 유시아는 그의 함정에 아무런 의심도 없이 빠져들면서 그 어떠한 변명도 하지 못했다.

‘3년’이라고 떡 하니 쓰여 있었던 재판서와 이혼 합의서는 그녀에게 준 임재욱의 신혼 선물이 된 셈이었다.

어느덧 시간도 지났고 전에 있었던 일이라 유시아는 그 모든 걸 잊은 채 살고 있는 줄만 알았다.

하지만 임재욱의 사무실에 다시 들어선 순간 악몽과도 같았던 그 모든 순간이 하나 둘씩 떠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운명은 그토록 기묘하고 잔인하다고.

하지도 않은 일을 신서현 하나 때문에 억지로 자기한테 뒤집어씌웠다고.

하지만 지금은 한 번 해보려고 한다. 그때 하지도 않았던 일로 대가를 받아야만 했었던 ‘죄’들을.

다시 감옥으로 보낼 것인지 아니면 임태훈처럼 위험 저택을 찾아서 죽일 것인지 궁금하기도 했다.

임재욱의 마지노선을 건드리는 건 아무런 의미도 없는 일이라는 걸 뻔히 알면서도 해보고 싶었다.

심하윤과 저녁을 다 먹고 나서 두 사람은 영화도 한 편 보았다.

여기저기 닥치는 대로 쇼핑까지 하다 보니 그린레이크로 돌아왔을 때 시간은 이미 9시쯤 되어 있었다.

별장 대문으로 들어서자마자 유시아는 임재욱이 평소에 자주 몰고 다니는 마이바흐를 보게 되었고 2층 침실의 전등도 켜져 있음을 보게 되었다.

‘벌써 온 거야? 왜 전화 한 통 없었지?’

유시아는 시선을 거두고 쇼핑백을 들고 안으로 들어섰다.

“아가씨, 쇼핑하고 오셨어요?”

허씨 아주머니가 다가와 인사를 건넸다.

“저녁은 드셨어요? 대표님께서 아가씨께 드릴 음식을 준비해 놓으라고 신신당부하셨어요.”

유시아는 웃으며 대답했다.

“먹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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