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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1화

수업하는 내내 유시아는 도저히 집중할 수 없었다.

강의하고 있으면서도 머릿속으로는 금고 비밀번호만 유추하고 있었다.

‘어머님 생신도 아니고 우리 결혼기념일도 아니야. 그렇다면 또 뭐가 있을까?’

‘또 다른 소중한 날을 내가 잊고 있는 걸까? 그걸 비밀번호로 정한 걸까?’

생각하면 할수록 머리가 점점 더 복잡해지고 슬슬 아프기까지 했다.

수업을 마친 뒤, 퇴근하려고 한창 준비하고 있던 그때 임재욱으로부터 전화가 걸려 왔다.

“시아야, 아직도 머리 아파?”

“많이 좋아졌어요. 근데 무슨 일이에요?”

임재욱은 요즘 영문도 알 수 없는 채 스쿠터에 푹 빠지게 되었다.

어쩌면 유시아에게 푹 빠져서 스쿠터는 그냥 핑계일 지도 모른다.

유난히 눈에 띄는 스쿠터를 타고 거의 매일 회사로 마중을 나왔었는데 오늘은 오지 않았다.

스쿠터를 타고 다니면 차가 막히지 않아서 좋았는데.

“시아야, 갑자기 회사에 급히 처리해야 할 업무가 생겨서 마중 가지 못했어. 조심해서 들어가고 밥 잘 챙겨 먹고 먼저 자. 좀 늦을 것 같으니 기다리지 말고.”

임재욱의 그 말을 듣게 되는 순간 유시아는 순간 눈살이 찌푸려지면서 좋지 않은 예감이 들었다.

한동안 야근을 하지 않았을뿐더러 임재욱은 늘 제시간에 맞춰서 마중을 나왔었으니 말이다.

오늘 도청 장치를 그의 사무실 의자 밑에 붙이자마자 야근한다고 하니 이 모든 것이 우연은 아닌 것 같았다. 아니면 도둑이 제 발에 저린 걸까?

심지어 거짓말까지 하고서 몰래 반월 별장에 갔었고 HT 아파트의 모든 물건을 몰래 옮겨버리기도 했다.

‘재욱 씨가 알아버린 걸까?’

서로 이상한 느낌이 드는 순간이었다.

한참 동안 돌아오는 답이 없자, 임재욱은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시아야, 왜 그래?”

“별거 아니에요.”

유시아는 멋쩍은 웃음과 더불어 덧붙였다.

“쉬면서 일하세요.”

말을 마치자마자 그녀는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더 스케치 화실은 정운시에서 가장 번화한 거리에 자리 잡고 있다.

저녁 무렵이 되니 차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몹시나 시끌벅적거렸다.

차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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