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410화

위층도 마찬가지로 방마다 텅텅 비어 있었다. 풀 하나 나지 않는 사막처럼.

유시아는 멍하니 이방 저방 돌아다니면서 무엇인가 계속 찾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이곳에 소현우와 관련된 건 그 무엇도 남지 않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소현우가 떠난 지 하도 오래되어 이 별장 안에 남아 있던 그의 숨결마저도 서서히 시간의 흐름에 따라 옅어져 버렸다. 하나도 남김없이.

소현우가 없는 이상 이곳은 더 이상 피난처가 아니다.

유시아는 2층 난간에 서서 텅텅 비어 있는 거실을 내려다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고 밖으로 걸어나가 별장 구역을 벗어나 길거리에서 택시를 잡았다.

“아저씨, HT 아파트로 가주세요.”

그곳은 결혼 전 소현우가 살았던 아파트로 소운 그룹 옛 주소와 거리가 가까워 그곳에서 오랫동안 지냈었다.

다만 그 아파트도 이제 곧 임재욱의 손에 의해 텅텅 비어버릴 것이다.

하여 유시아는 먼저 손을 써서 소현우의 모든 물건을 미리 챙겨서 자기 집으로 가지고 갈 생각이다.

아파트 안에는 물건이 그리 많지 않았다.

소현우는 그녀와 결혼하기로 마음먹으면서 반월 별장을 구매했을 때 이미 많은 것들을 별장으로 옮겨 갔었다.

지금 이곳에 남은 건 태반이 낡은 물건 들이고 소현우가 버리고 간 것들이다.

전에는 그리고 소중한 느낌이 들지 않았는데 임재욱이 몽땅 쓸어버리고 있자, 이곳에 있는 모든 것들이 더없이 소중해졌다.

유시아는 특별히 이사 센터에 연락까지 했다.

낡은 소파, 침대 시트, 찻잔...

이곳에서 여러 해 동안 지낸 거라 안에 있는 물건들이 잡다했다.

하지만 이사 센터 직원들의 도움으로 아주 빨리 포장을 끝낼 수 있었다.

유시아가 물건을 체크하고 있을 때 한 직원이 다가와 물었다.

“손님, 서재에 매입형 금고가 있는데, 중요한 거라도 들어있는지 확인해야 하는 게 아닙니까?”

그 소리를 듣고서 유시아는 바로 서재로 향했다.

전에 본 적이 있는 금고를 소현우가 쓰는 것도 봤었다.

평소에 남의 일에 관심을 가지는 편이 아닌 그녀는 소현우에게 비밀번호도 알아낸 적이 없다.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