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405화

그 말을 듣고서 한서준의 입가에 웃음이 새어 나왔다.

“난 단 한 번도 내가 걔보다 얼마나 대단한지 생각해 본 적이 없어. 하지만 적어도 이번 거래로 넌 네가 원하던 자유를 얻을 수 있어.”

도청기를 꼭 움켜쥐고 있는 유시아의 손을 살짝 두드리면서 덧붙였다.

“급히 대답할 필요 없어. 천천히 기다릴게.”

말을 마치고 바로 클럽 안으로 들어갔다.

유시아는 꼭 쥐고 있던 손을 천천히 펼치면서 그 속에 가만히 누워있는 도청기를 보았다.

망설인 끝에 버리지는 못하고 가방 안에 깊숙이 챙겨두었다.

홀로 정원에 남아 머리를 좀 식히고 나서야 유시아도 클럽 안으로 다시 들어왔다.

들어가자마자 로열블루 드레스를 입은 정유라가 정면으로 오고 있음을 보게 되었다.

두 사람은 딱 마침 서로를 마주치게 되었다.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나는 법 피해 갈 수 없었다.

실은 정유라도 올 것이라고 어느 정도 예측은 하고 있었다.

임씨 가문과 정씨 가문은 세세 대대로 교제를 이어왔고 그 두 사람이 이혼했을지라도 그 교제는 끊이지 않을 거라고.

딱 마침 그 예측이 현실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유시아는 아랫입술을 사리물고 그녀와 그냥 스쳐 지나가려고 했으나 정유라의 덤덤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유시아 씨, 축하드려요...”

차갑고 악독한 눈빛으로 유시아를 바라보면서 비아냥거렸다.

“이제 곧 다시 사모님 소리 듣게 될 텐데 기분이 어떠세요?”

“미안합니다만 그쪽과 상관없는 일이고 사적인 일이니, 대답할 의무가 없다고 봅니다.”

아무런 표정도 없이 유시아가 말했다.

이윽고 계속 고개를 숙이고 클럽 안으로 들어갔다.

이때 정유라는 갑자기 그녀의 손목을 확 잡아당기며 죽일 듯이 노려보는데, 한참 지나고 나서야 독이 가득 들어간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미리 경고하는데, 사모님 소리는 나만 들을 수 있어! 넌 절대 그 자리에 오르지 못할 거야!”

유시아는 그런 정유라의 두 눈을 바라보다가 문득 임재욱 때문에 야생가 앞에서 자기를 납치하려고 했던 그때 그 모습이 떠올랐다.

어쩌면 임재욱을 너무 사랑해서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