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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1화

눈치가 빠른 임재욱은 한서준의 일거수일투족을 한눈에 알아보았다.

자기도 모르게 눈살이 찌푸려지면서 고개를 돌려 유시아를 바라보았다.

유시아는 손에 가방을 들고서 고개를 푹 숙이고 걷고 있었다.

하이힐까지 신은 바람에 그 어느 때보다도 조심해서 걸음을 옮겼다.

임재욱은 입술을 살짝 사리물고 한서준에 대한 불만을 당장 털어놓을 수 없어 일단은 참기로 했다.

방약무인으로 유시아를 임태훈 앞으로 데려오기까지 했는데.

“할아버지께 인사드리려고 시아 데리고 왔어요.”

유시아!

익숙한 이름 석 자에 주변 사람들은 신경이 바로 곤두서게 되었다.

순간 모두의 시선이 이쪽으로 쏠리기 시작했다.

임재욱이 이혼을 하고서 전처랑 다시 만난다는 소문은 들었는데, 감히 어르신 칠순잔치에 데려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는 얼굴로 바라보았다.

그 험한 길을 임재욱은 뒤돌아보지 않고 걸으려는 모습이다.

주위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이 느껴지자, 유시아는 고개를 살짝 떨구고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할아버지, 생신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부디 만수무강하시기 바랍니다.”

임재욱은 몰래 유시아의 손을 꼭 잡았는데 응원하고 있는 듯했다.

이윽고 뒤에 있던 강석호가 손에 들어 있던 정교한 박스를 건네주었다.

임재욱은 그 박스를 받고서 공손하게 양손으로 임태훈에게 앞에 보였다.

“이건 저와 시아가 함께 준비한 할아버지 생신 선물이에요.”

임태훈은 허허 웃으며 양손으로 박스 위에 있는 리본을 풀고 뚜껑을 열었다.

안에 들어 있는 어메랄드 조룡을 보고서 활짝 웃는데.

“내가 요즘 어메랄드에 꽂혀 있는 건 어떻게 알았어? 이렇게 콕 집어서 선물해 주고 말이야.”

임재욱은 겸허한 모습으로 웃으며 너스레를 떨었다.

“마음에 들어 하신다니 다행이에요.”

기분이 좋아진 임태훈은 임재욱에게 유시아를 데리고 여기저기 구경하라고 했다.

유시아에게 편하게 자기 집처럼 지내라고 하면서 말이다.

무척이나 자상하고 다정다감한 어른으로 보였다.

그러나 얼마 전 그의 지시로 정신을 잃어 당장 폭파될 위험 주택으로 버려진 그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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