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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0화

말하다가 점점 격동한 나머지 유시아는 숨도 제대로 쉬어지지 않았다.

겨우 마음을 추스르고 한참 지나서 다시 입을 여는데.

“지금 또다시 나를 5년 전으로 데리고 가고 있잖아요.”

임재욱이 오늘 내내 보였던 부드럽고 자상한 모습과 임태훈의 선물을 고르러 가던 장면에 칠순 잔치를 준비하는 장면까지...

모든 것이 5년 전 그 상황과 겹치면서 아프게 했다.

그렇게 모든 걸 ‘우연의 일치’로 만들어 놓고 뻔뻔하게 어떻게 하면 잊을 수 있겠냐고 윽박지르고 있다.

만약 숨을 수만 있다면 다시는 임재욱을 보지 않아도 된다면 그 기억이 점점 옅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그건 절대 불가능한 일이다.

유시아는 임재욱을 바라보면서 갑자기 차갑게 씩 웃다가 일어서서 침실로 향했다.

바로 침대에 누워 이불 속으로 자신의 모습을 꼭꼭 숨겨 버렸다.

홀로 욕실에 남겨진 임재욱은 한참 지나고 나서야 벽을 붙잡고 정신을 차릴 수가 있었다.

무척이나 피곤한 듯 머리를 어루만지면서.

한동안 그 자세를 취하고 다시금 깊은 생각에 빠졌다.

기나긴 생각 끝에 그는 마침내 몸을 돌려 두 사람만의 침대로 돌아갈 수 있었다.

침실 안에는 커튼이 반쯤 가려져 있다.

몽롱한 달빛 아래서 임재욱은 유시아의 뒤통수와 부드러운 머릿결을 넋 놓고 바라보았다.

망설인 끝에 그는 그녀의 짤록한 허리를 살포시 감싸 안아 품으로 슬며시 끌어당겼다.

이윽고 귓가에 천천히 뽀뽀를 하면서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일 다 끝나고 시간 나면 우리 여행갈까? 바쁘면 캠핑 가도 되고. 가서 마음껏 그림도 그리고 네가 가장 좋아하는 토실이도 데리고 가자.”

감빵 생활을 했었던 유시아가 팔목에 액세서리를 하는 것은 싫어할 수 있어도 자유를 마다할 리가 없다고 여겼다.

하여 그러한 생각을 하면서 계획을 세우게 된 것이다.

유시아는 가볍게 대답만 했는데, 그의 의견에 따르겠다는 건지 아닌지 아리송했다.

임재욱은 그녀가 승낙했다고 받아들이고서 어깨에 가볍게 뽀뽀를 하면서 또다시 입을 열었다.

“그 토실이 말이야, 그렇게 좋으면 집으로 데리고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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