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혼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거든요! 그러니 절 믿고 다들 움직여 주시죠! 단, 시간은7일입니다! 7일이 지나면 모든 건 거품으로 돌아갑니다!”동해전구, 군사저택.영지호는 휴대폰을 보면서 웃음을 지었다.그리고 영지호 앞에 서 있는 집사 같은 중년 남자가 공손하게 물었다.“도련님, 이제...... .”영지호는 웃으며 말했다.“범철아 네가 보기에는 내가 어떻게 하는 게 좋을 거 같아? 7일 동안 시간을 더 줄까 아니면 지금 당장 목줄을 채울까?”만약 좌민우가 여기에 있다면, 그는 반드시 범철의 정체를 알아볼 것이다. 영지호가말하고 있는 범철은 바로 암암리에 그를 통제하고 협박한 사람이기 때문이다.범철은 마음이 조마조마하여 감히 그의 질문에 쉽게 입을 열지 못했다.그는 영지호의 마음을 헤아릴 수 없었고, 감히 함부로 추측할 수도 없었다.아니면 죽어도 어떻게 죽는지 무었 때문에 죽게 됐는지 영영 알지도 못한 채로 죽을 것이다.“어디 대답 좀 해 봐.”영지호는 기분이 좋은 듯 말투가 온화했다.그러나 그럴수록 범철은 온몸을 파르르 떨며 무릎을 꿇었다.“죄송합니다. 저도 어떻게 좋을지 모르겠습니다.”그러나 영지호는 내내 웃음을 유지하며 우아하게 말했다.“아니, 어떻게 하면 좋을지 선택해 봐. 아니면 너부터 죽일까?”범철은 이마에 식은땀을 뻘뻘 흘렸다.땀이 볼을 따라 주르륵 땅에 떨었다.“그......그게...... 제 생각에는 좀 지켜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좀...... 더 기다렸다가 서현우가 좀 더 절망했을 때...... 그때 잡아 오는 것도 좋다고 생각이 듭니다...... 통제하기도 쉬울 것 같고...... .”영지호는 이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네 말도 일리가 있는 것 같아.”영지호의 말을 듣고 그는 그제야 한숨을 돌렸다.그러나 한숨을 채 돌리기도 전에 영지호의 목소리가 다시 울렸다.“근데 말이야...... .”법철은 온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머리를 땅에 박고 감히 들어 올리지도 못했다.영지호는 아
10월 8일, 오후 6시 20분.서현우는 집 앞에 서서 어깨를 곧게 펴고 멀리 바라보았다.얼굴은 덤덤하고 차분해 보이지만 꽉 쥔 주먹은 지금 그의 마음을 드러냈는데 사실 그는 지금 긴장하기 짝이 없다.이때 시야에 차 한 대가 나타났다.서현우는 흠칫하더니 망설임 없이 차를 향해 질주했다.삐걱-차를 몰던 홍성은 재빨리 브레이크를 밟았다.불안하지만 기대에 찬 서현우의 그윽한 눈빛을 맞이하면서 홍성은 재빨리 차에서 내려 주머니에서 참신한 반지 함을 꺼내 건네주었다.“현우 도련님, 얼른 열어보시죠.”서현우는 이 반지 함을 보면서 오랫동안 손을 뻗지 않았다.복잡한 심경은 이미 말로 형용할 수 없었다.“현우 도련님!”홍성은 슬픔을 참으며 다시 입을 열었다.서현우는 그제야 고개를 끄덕이더니 손을 뻗어 반지함을 받았다.반지함은 가벼웠지만 서현우는 손을 떨고 있었다.마치 반지함에 무거운 세상이 담겨 있는 것 같았다.그는 숨을 크게 들이마시며 천천히 반지 함을 열었다.피처럼 붉고 유리구슬 크기의 단약 한 알이 눈앞에 나타났다.그리고 곧 피비린내가 만연해 왔다.마치 이 단약은 피로 만들어진 것만 같았다.서현우는 저택으로 돌아와 은침을 꺼내 조심스럽게 단약위에 묻은 가루를 조금 긁어내고 홍성에게 건네주었다.“안정산한테 줘.”비록 그는 상대방이 단약에 손을 쓰고 바보스럽게 보냈을 리는 없다고 생각했지만그럼에도 불구하고 확인하고 싶었다.“네!”홍성은 물건을 가지고 가려고 한다.“잠깐, 정보 출처는 알아냈어?”홍성은 양심의 가책을 느끼며 고개를 저었다.“죄송합니다만 메시지를 추적할 수 없었습니다.”서현우는 일찌감치 예상했기 때문에 실망하지 않고 이어 물었다.“좌민우는? 소식 있어?”홍성은 입술을 깨물고 고개를 저었다.“죄송합니다...... 좌민우 역시 아무런 소식도 없습니다. 중영 전체를 샅샅이 뒤졌으나그림자조차 없었습니다.”“그럼, 살해된 세 사람 신원 정보는?”“어느 정도 윤곽은 잡혔지만, 아직 확실한 건 없습니다. 시스템에
중영, 손씨 저택.진씨 가문이 파산하기 전에 전력을 다해 지은 손씨 저택은 아직도 모든 것이 새것처럼 보인다.손량은 어두컴컴한 방에 혼자 앉아 주먹을 꽉 쥐었다.이마에 불끈 솟은 핏줄이 그의 분노를 드러냈다.그러나 자세히 보면 그의 눈 밑 깊은 곳에서 깊은 망연함도 있었다.위풍당당하던 서원 총사령관이 지금, 이 지경까지 됐으니 말이다.그는 본래 서현우를 도와 배후를 찾아내고 다시 서원으로 돌아오기를 바랬었다.그러나 지금 그는 갈 길을 잃었다.서원으로는 돌아갈 수 없고 모든 것이 새로운 집도 집 같지 않았다.그에게는 가족도, 애인도, 친구도 없다.외롭게 혼자 덩그러니 큰 집에 앉아 무거운 공기만이 주위를 감돌고 있다.아무리 찬란한 햇빛이라도 앞길의 먹구름을 몰아낼 수 없다.‘앞으로 어디로 가야 하는 걸까?’미풍이 불어오고 있다.손량은 즉시 고개를 들었다.입구에 햇빛을 등지고 우뚝 솟은 그림자가 서 있다.손량은 맹렬하게 일어나 손을 뻗자 우렁찬 소리가 텅 빈 방에 울려 퍼졌다.매서운 기운이 확산하면서 손량은 서현우를 노려보며 소리쳤다.“여기가 어디라고 감히 찾아와?”“참을 수 없는 것은 참고, 짊어질 수 없는 것은 짊어져야 한다! 그래야 만이 서량 군신이라는 네 이름을 저버리지 않을까?”서현우는 칼을 겨누는 손량을 거들떠보지 않고 태연자약하게 다가와 의자에 앉아 물었다.“마실 거라도 좀 내와.”손량은 화가 나 이마에 핏줄이 한데로 모여들 지경이었다.“꺼져! 여긴 네 집이 아니라 우리 집이야!”그러나 서현우는 아랑곳하지 않고 담담하게 말했다.“100년 후 사서에서는 널 어떻게 평가할까? 내 생각으로는 ‘용감무쌍’이 제일인 거 같아.”쏴-눈처럼 하얀 칼날이 곧장 서현우를 향해 날아왔다!짠-그러나 칼날은 갑자기 사라졌다.손량은 믿을 수 없는 눈빛으로 서현우를 보았다.전력을 다해 일격을 가했는데, 서현우가 두 손가락으로 막아냈으니 말이다.‘이럴 수가!’손량은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 믿어지지 않았다.비록 자신이 서
10월 9일.오전 11시 정각.여객기 한 대가 중영에서 이륙하여 두 시간의 순조로운 비행을 거쳐 금용국제공항에 착륙했다.서현우는 왼쪽으로 손량은 오른쪽으로 향했다.황성 안에서 용천범은 공무를 처리하고 있었다.이때 금용위가 총총히 와서 한쪽 무릎을 꿇고 말했다.“국주님, 서량 군신이 찾아왔습니다.”용천범은 고개를 들어 미간을 약간 찌푸렸다.“손량? 뭐 하러 왔데?”“그건 말하지 않았습니다.”용천범은 잠시 사색하다가 찌푸린 미간을 펴고 고개를 끄덕였다.“들어오라고 해.”네.”얼마 지나지 않아 무거운 발소리가 나기 시작했다.손량은 양복을 입고 올백 머리를 하고 가짜수염도 약간 붙인 채로 나타났다.금테 안경을 쓰고 서류 가방도 들고 있었다.뭐랄까? 보험회사에 다니는 사람과 같다고 할까?용천범은 입꼬리를 위로 치켜올렸지만 억지로 위엄을 유지했다.“국주님, 인사 올리겠습니다! 손량입니다!”손량은 인사만 건넸다.군신은 국주를 만나게 되면 무릎을 꿇지 않아도 된다.인사를 받고 용천범은 담담하게 물었다.“서현우 대신 말을 전하러 왔지?”손량은 멈칫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역기 국주님이십니다.”용천범은 손을 흔들며 물었다.“그래서 할 말이 뭔데?”손량은 서현우가 했던 말을 떠올리면 토씨 하나 빠뜨리지 않고 말했다.“소희 공주님을 죽이려는 자가 있다고 했습니다.””뭐? 누군데?”용천범의 눈이 갑자기 반짝였는데 마치 어둠을 찌르는 햇살과 같았다.손량은 두근거리는 가슴을 부여잡고 고개를 저었다.“그건 모릅니다.”용천범은 깊은 생각에 잠겼다.한참 지나서 그는 다시 물었다.“그리고는?”순간 손양의 표정은 이상해졌다.“죽음을 면할 기회가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했습니다.” “미친X.”용천범은 책상을 두드리며 크게 노하였다.“서현우 지금 어디에 있어?”“그건 저도 모릅니다.”손량은 대답하고 이어 말했다.“자신이 있다고 단언했는데 국주님께서 돈을 좀 쓰셔야 한다고 했습니다.”용천범의 얼굴은 흐리멍덩하여 오랫동안 소리를
어둠이 막을 내렸다.네온사인이 온 세상을 밝게 빛내고 있다.24시간 번화가 끊이지 않는 금용는 몽롱한 얇은 베일을 살포시 걸쳤다.낮에는 평범하게 직장생활을 하고 밤에는 친구들과 모여 술 한 잔 적시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힘든 현생에 치득여 이 생을 살아 가고 있는 사람들은 술을 적시며 잠시나마 쉬어 가고 있다.금용 중심 지역은 소란스러움을 좀 덜 한다.부마부의 등불이 환하게 비쳐 있다.사방팔방에서 백용군의 순찰이 끊이지 않으며 절대적인 안전을 확보하고 있다.방안에는 용소희가 여기저기 쏘다니고 있다.그녀는 귀여운 모양의 토끼 파자마를 입고 아름다운 얼굴에는 기쁨이 가득했다.“담요도 챙기고...... .”“어의가 준 약도 챙기고...... .”“맞다! 주전자도 가져가야 해!”“화장품...... 스킨케어...... 옷...... .”사실 오후 무렵부터 용소희는 짐을 챙기고 있었다.한참을 정리하고나니 짐이 산더미처럼 쌓였다.용소희는 지쳐서 헐떡거렸지만, 기분은 유난히 좋았다.왜냐하면 내일 아침 일찍 동해 전구로 갈 수 있기 때문이다.드디어 사랑하는 사람과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절로 웃음이 났다.그녀는 지금 당장 날아가고 싶었다.이때 어느 누각에서 서현우가 소리 없이 나타났다.200여 미터의 거리를 사이에 두고 그는 창문을 통해 용소희가 소파에 앉아 있는 모습을 똑똑히 볼 수 있었다.용소희는 미래의 행복한 생활을 흐뭇하게 환상하며 분홍색 휴대폰을 꺼내 영지호에게 영상통화를 보냈다.얼마 지나지 않아 휴대폰 스크린에는 군복을 입고 늠름한 자태를 선보이는 영지호가나타났다.불빛 아래에서 그의 미소는 매우 따뜻해 보였다.“소희야, 짐은 다 챙겼어?”영지호는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용소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반짝이는 눈으로 지그시 그를 바라보았다.“우리 자기 어쩜 군복도 이렇게나 어울려? 세상에서 제일 멋진 남자야!”“우리 여보만 그렇게 생각 할거야.”영지호는 해맑게 웃으며 말했다.“너무 많이 챙겨오지 마. 여기 거의 다
오늘 밤 금용은 평온하지 않을 것이다.그 어떠한 사고에도 못지않은 충격적인 일이 발생했기 때문이다.도시 전체가 계엄령을 내려 경적을 크게 울렸다.밖에서 빈둥거리는 모든 사람들은 아무런 이유 없이 모두 순찰국으로 잡혀갔다.달콤한 꿈을 꾸고 있던 권세가들도 전화 소리에 깨어났다.그들은 하나같이 용소희가 암살을 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동공이 확장되면서 얼굴색이 창백해졌다.국주의 하나뿐인 딸인 소희공주 였으니 말이다.도대체 누가 이런 배짱을 가지고 감히 국주의 딸에게 손을 대었을까?게다가 성공까지 했다고?부마부의 수위 등급은 비밀 군사 기지와 같다!어떤 사람이 이렇게 무서운 실력을 가지고 있을까?삽시간이 긴장감이 도시 전체를 감돌았다.부마부에서 용소희를 암살할 수 있다는 것은 황성을 제외한 금용에 있는 누군가를 마음만 먹으면 죽일 수 있다는 것을 설명한다.이건 너무 소름끼 치는 일이고 다음은 내가 될 수도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진국군이 전면적으로 출동하여 모든 교통 요로를 포위하고 누구도 출입할 수 없게 막았다.백용군은 황성에서 나와 거의 집마다 다니며 의심스러운 사람들을 수색했다!황성에 들어갈 자격을 가진 모든 권세가들은 조금도 지체하지 않고 황급히 차를 몰고 황성으로 달려 들어갔다.조금이라도 늦게 가면 불똥이 자기한테로 튈까 봐 겁이 났다.용소희의 시체가 부마부에서 황성으로 옮겨졌을 때 애절한 울음소리가 하늘을 진동시켰다.용소희의 어머니 이지현은 갑작스러운 딸의 비보를 듣고 이미 기절했다.용천범은 딸의 시체 앞에 서서 애절하고 비통스러운 눈물을 흘렸다.이때 전투기가 착륙했다.영지호는 비통한 분위기 속에서 동해 전구에서 달려와 국주 앞에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며 통곡했다.“소희야! 소희야...... .”영지호는 손을 바들바들 떨면서 용소희의 시체에 덮인 흰 천을 벗겼다.창백한 얼굴을 보고 선혈이 갑자기 뿜어져 나왔다.“내가 잘못했어! 다 내 탓이야! 미안해, 소희야!”“부마님, 너무 슬퍼하지 마세요. 앞으로 직접 모든
해독제가 아니라는 말에 서현우는 실망하지 않았다.그는 상대방이 선뜻 해독제를 내놓을 수 없다는 것을 진작부터 알고 있었다.그뿐만 아니라 그는 상대방이 다시 연락이 와 그에게 더 많은 일을 시킬 수 있다고 짐작하고 있었다.그의 말대로 상대방이 암암리에 칩거하며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이 오히려 두렵다.그럼, 상대방의 흔적을 찾기가 힘들기 때문이다.반대로, 상대방이 계속 움직이기만 하면, 가능한 한 빨리 실마리를 찾을 수 있고 실마리에 따라 상대방을 잡아낼 수 있다!‘그때가 되면 지옥이 뭔지 내가 제대로 보여주지!’......중영.서씨 저택.“뭐? 솔희 공주가 암살을 당했다고?”진국 군신의 방에 불빛이 밝아졌다.그는 침대 옆에 앉아서 소식을 전해 듣고 동공이 수축하였다.한 참 후 통화가 끝났다.진국 군신은 휴대폰을 내려놓았는데 얼굴은 음침하고 짙은 불안이 배어 있었다.한참을 심사숙고하다가 그는 번호 하나를 누르고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서현우는 어디에 있어?”“행방불명입니다.”“찾아내!”“어떻게든 찾아내!”전화를 끊고 그는 벽에 걸린 시계를 바라보았다.때는 이미 새벽 2시가 넘었다.답답한 분위기에 숨이 조여오 그는 밖으로 나갔다.정원에 서서 진국 군신은 담배 한 대를 피웠다.담배를 피우지 않던 사람이라 한 모금만 빨아도 기침을 하니 곧장 불을 끄고 쓰레기통에 버렸다.몇 분 후, 진국 군신은 새로운 소식을 받았다.“서현우는 어제 오전 11시에 금용으로 가는 항공편을 타고 몰래 떠난 것 같습니다.”진국 군신의 마음은 매섭게 바닥으로 떨어졌다.“알았어.”휴대폰을 주머니에 넣고 그는 품에서 작은 도자기 병을 꺼내 한참 동안 자세히 살펴보고는 주먹을 살짝 쥐고 성큼성큼 떠났다.뒤뜰에는 홍성이 조각처럼 서 있었다.미풍이 불어오면서 그녀의 머리카락을 휘날렸다.홍성은 이상함을 감지하고 주위를 두리번거렸지만,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다.안심하지 못하고 다시 솔이의 방으로 들어가 보았는데 여전히 깊이 잠들어 있는 솔이를 보고
진아름이 애걸복걸하는 모습을 보고 진국 군신은 탄식했다.다 같은 아이를 둔 부모로서 진아름이 슬퍼하고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이 그도 공감되었다.“속이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진국 군신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신농백초단은 전임 국주가 우리 아버지에게 하사한 것인데, 천하의 백독을 풀 수 있고 죽어가는 사람도 살릴 수 있다고 했었습니다. 근데 전 감히 이 약이 솔이를 살릴 수 있다고 단언할 수는 없습니다.”진아름은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진국 군신은 그윽하게 숨을 내쉬며 이어 말했다.“서현우가 남강의 전임 총사령관이었던 건 알고 계시죠? 그때의 남강은 무너지기 일보 직전이었습니다. 일단 남강이 함락되면 남방 수억 명의 백성이 적국에게 도살을 당해게 되는 그런 참혹한 상황이었습니다.”“무수한 남강 병사들이 자신의 몸과 피로 적의 맹렬한 포화를 막아냈었죠.”“남강 국경의 모든 땅이 피로 물들었어요!”“모든 것을 거의 무너뜨리고 적군이 남강 병사의 시체를 밟고 설령산에 발을 들여놓았죠! 그것은 남강의 마지막 방어선이었는데, 이미 무차별한 폭격을 당해 산이 평지로 폭파되었어요.”“적들이 막 들이닥칠 때 서현우가 일어섰죠.”“그는 200명밖에 안 되는 병사를 데리고 왔었서요! 겨우 200명이요!”진국 군신은 점점 격동되기 시작했다.“200명이 어떤 개념인지 아시나요? 매 순간, 매분 매초 수백 수천 명의 남강 병사들이 쓰러지는 잔혹한 전장에서 이 200명은 바다의 물보라와 같은 존재죠.”“하지만 서현우는 그런 물보라를 이끌고 하룻밤 사이에 800리를 급습하여 슬그머니 주력 전장을 우회하여 적국 후방의 작전 지휘 센터를 깨끗하게 소멸시켰어요!”진아름은 멍하니 무릎을 꿇고 그의 말에 집중되어 있었다.진국 군신의 말을 들으며 그녀는 그날의 모든 것이 눈앞에 생생하게 그려지는 듯했다.피바다로 뛰어드는 그 기분은 어땠을까? 필사의 힘을 다해 이 나라의 모든 것을 지키려고 자신을 앞세우는 건 어떤 신념이 있어야 할 수 있을까?뛰어 들어가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