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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7장

고요한 수감실 안에 불빛은 약간 어두웠다.

서태훈은 모퉁이에 앉아 초췌한 얼굴에 수염이 덥수룩하고 두 눈이 텅 비었다.

겨우 50대 초반에 양쪽 귀밑머리가 이미 백발로 가득 차서 실제 나이보다 열 살이 더 많아 보였다.

삐걱...

철문이 열리는 소리가 적막한 환경에서 귀에 거슬렸다.

구두가 땅에 밟히는 소리가 울렸다.

서태훈의 눈빛은 여전히 흐리멍텅했다.

현우는 철제 난간 앞에서 멈춰 섰고 등줄기가 산악처럼 우뚝 솟아 있었다.

오렌지색 겉옷을 입은 서태훈을 묵묵히 바라보며 얇은 입술을 오므리고 눈밑 깊은 곳에서 분노와 증오가 용솟음치고 있었다.

"우리가 알기로는 용의자와 사망자는 4년 전부터 부적절한 관계를 유지해 왔으며, 사망자의 이혼도 용의자와 관련이 있다."

4년 전에...

그 해에 나영은 막 중연대학에 합격했다.

그 해에도 서태훈은 서씨네 집주인이었다.

그해에 주지현은 서씨네 가업을 탈취하려고 음모하였는데 이미 지나간 일이였다.

그 해 서태훈은 모든 것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던 이유가 유부녀를 꼬시는 데 신경을 썼어서였다!

허허......

현우의 눈에 조롱이 스쳤다.

이것이 바로 서태훈, 그의 아버지였다!

"하고 싶은 말 없어요?"

현우의 차가운 목소리가 점점 메아리치며 분노의 포효에 가까웠다.

서태훈은 감전된 듯 산만한 동공에 초점을 맞추고 고개를 살짝 들어 불빛을 등지여 얼굴이 잘 보이지 않는 현우를 보았다.

서태훈의 눈빛이 반짝거리더니 다시 고개를 숙였다.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현우는 팔짱을 끼고 아무런 정서도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제가 남강에서 돌아온 이후 우리가 만난 횟수는 손에 꼽을 정도에요.처음이 언제였던가?."

서태훈은 고개를 숙이고 어깨를 떨기 시작했다.

"아, 생각났어요."

현우는 문득 깨달은 듯이 말했다.

"처음 만났을때 당신은 노래방에서 얼굴에 술을 맞고 핍박받아 무릎을 꿇고 곧 개 짖는 것을 배우려는 모습이 생각나네요."

서태훈은 여전히 소리 없이 어깨를 더 크게 떨었다.

"두 번째 만남은 병원이었죠. 바로 나영이가 누워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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