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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7장

대석 순찰 분국을 나서자 서현우는 또 차를 몰고 쉬지 않고 천남의관으로 향했다.의관밖 바람에 펄럭이는 깃발에는 아주 자연스러워 보이는 선들을 새겨졌다.

이것은 귀의문이 예로부터 전승해 온 특수한 표기로, 같은 귀의문에 속하는 문인만이 그 속에 표현된 뜻을 이해할 수 있다.

그 후 서현우는 천남의관에서 쉬었다.

서두르지 않는 것은 아니다.

만약 가능하다면, 그도 사람들을 보내 오재훈의 종적을 찾게 하고 싶었다.

그러나 그는 그것이 헛수고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환신 일맥의 사람들은 모두 숨는 것에 능했다.오재훈이 모습을 드러내려 하지 않으면 누구도 그의 흔적을 찾기 어렵다.

지난번에 최윤정이 오재훈을 찾을 수 있었던 건 오재훈이 전혀 숨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의 오재훈은 후계자를 찾기 위해 이미 세상에 숨어들었다.

세상에 뛰어든 귀의문의 자들은 더욱 자신을 처신하는 것을 잘 안다.

시간이 천천히 흐르고 있었다.

벽에 걸린 시계의 시침이 급하지도 느리지도 않게 걷고 있었다.곧 오후 4시가 다가오고 있었다.

서현우는 어찌할 수가 없었다.

그는 세상을 놀라게 하는 많은 일을 했지만 신이 아니라 어떤 일에 있어서 여전히 속수무책이다.

하지만 다행이도 하느님은 그를 많이 아꼈다.

4시 52분,서현우가 일어나 떠나려던 참에 오재훈이 그의 눈앞에 나타났다.

오재훈은 더 이상 거친 천옷이 아니라 양복을 입고 있었다.

그의 모습은 이미 변했다.얼굴의 주름은 많이 옅어졌고 머리에는 은백색의 가발을 쓰고 가짜 수염도 붙였다.더 이상 70세의 노인이 아니라 12살은 젊어진 것처럼 보였다.두 손으로 뒤를 짊어진채 차분하고 힘있어 보이는 발걸음에 예리한 눈빛이 성공인사의 느낌을 주고 있었다.

"사숙님."

서현우가 일어나서 인사했다.

비록 사숙의 성격이 믿음직하지 못하더라도 어른은 어른이니 예의를 갖춰야 한다.

오재훈은 의자에 털썩 주저앉아 찻잔을 들어 한 번 냄새를 맡고는 마셨다."차가 식었다."

"사숙님께 새 차를 타 드릴게요." 서현우가 말했다.

"괜찮다.그래서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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