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밝았을 때 진씨네 집이 망했다는 소식이 거리 곳곳으로 퍼졌다.많은 사람들이 손뼉을 치며 기뻐하다.어떤 사람은 진씨네 집에서 손해를 본 적이 있어서 그렇고, 더 많은 사람들은 단지 구경하는 니티즌일 뿐, 단순히 부자를 싫어하는 것이다.그러나 여하튼 진씨네 집이 쓰러진 것은 사실이다.진씨네 가족의 명의로 된 각지의 부동산과 자동차는 모두 몰수되었고 머지않아 경매를 진행하여 경매소득을 국고에 충당하게 될 것이다.진씨네 장원을 남겨 주어 풍찬노숙에 이르지 않는 외에 진씨네 상하 32식구는 아무것도 없다고 할수 있다.주씨, 유씨, 부씨 세 가문은 밤새 행동하여 진씨 마켓 셰어를 분할하여 입에서 기름이 흐르도록 먹었다. 기타 상인들이 그 뒤를 따라 먹다 남은 찌꺼기를 마신 것도 큰 돈을 벌고 매우 만족해한다.진개해는 다른 세 형제에게 얻어맞아 코가 시퍼렇게 되고고 얼굴도 부어올랐다. 조순자도 피하가지 못하고 얼굴과 몸에 모두 핏자국이 나도록 긁었다.진씨 할머니는 너무 노여움이 극에 달해 병상에 누워 시들어 언제든지 눈을 감을 수 있었다.모든 진씨 가족은 진아람을 호되게 욕하고 있다.비록 그들이 알다싶이 진아람이 없다 하더라도 손량은 진씨네 집을 가만두지 않을것이다.그러나 그들은 감정을 폭발시킬 분출구가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산 채로 답답해 죽을 것이다.진씨 가족은 결코 단념하지 않고, 각자 각종 관계를 통해 도처에서 돈을 빌려 재기할 계획이다.그러나 짧디짧은 이틀사이에 진씨네 가족은 세상인심이란 무엇인가를 느꼈다.아무도 손량의 불운을 건드려 진씨네 집을 도와주려 하지 않았다.뿐만아니라 진씨네 가족은 또 끝없는 비웃음과 희롱을 당했으며 심지어 문밖으로 던져졌다.진씨네 가족은 의기소침하게 함께 앉아 대책을 상의했지만 누구도 먼저 입을 열지 않고 각자 두 눈에 멍하니 있었다."본 방송국 기자가 알아낸데 따르면 중연 시에서 건선같은 소화거리는 오늘 이미 재건사업을 완성했습니다. 아람솔그룹 회장 진아람은 소회거리를 고급별장구역으로 재건할 거
진개해는 몸이 뻣뻣해지자 안색이 매우 부자연스러웠다."둘째 형, 둘째 형수님과 이렇게 정식으로 차려입고 어디 가세요?" 진개군은 음산하게 물었다."그냥 나가서 옛 친구를 찾아서 합작에 대해 이야기하는 거야."조순자가 말했다."옛 친구? 진아람을 찾으러 가는 거지? 쯧쯧, 정말 큰형의 말이 맞았구나."진개국은 헛웃음을 지어며 말했다."지금 곤경에 빠져 둘째 형과 형수는 진아람에게 의탁하여 잘 먹고 잘 살려고 우리 형제들을 방치하는 거야?""헛소리!"진개국은 얼굴이 붉어졌다."우리는 한 가족인데, 내가 너희들을 상관하지 않을 수 있겠니?""개해의 말이 맞아. 우리는 체면을 깎이어 아람을 부탁한 것은 그녀가 출자하여 온 잡안을 도와 달라는 거잖아. 우리는 그녀의 부모인데 너희들도 그녀의 친삼촌과 친큰아버지야. 우리는 같은 핏줄의 가족인데 누가 누구를 버리고 상관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조순자는 얼른 말했다.진개해는 숨을 내쉬며"둘째 동생, 형은 이전에 말이 과격해서 미안해. 마음에 두지 마라. 어쨌든 우리는 한 가족이며 같은 핏줄이야.""알아요." 진개해는 고개를 끄덕이며 조용히 말했다."아이고, 둘째 형수, 저도 전에 너희들을 잘못 탓했어. 당시 모두들 기분이 좋지 않았으니 개의치 마라. 재가 외국에서 산 알로에 연고가 있는데 아직 쓰지 않아 참신한 거예요, 좀 늦게 내가 보내줄게."진연아도 아버지의 지시로 얼른 사과했다."둘째 어머니, 미안합니다. 우리 몇 세대는 젊고 철이 없어서 당신에게 미움을 샀습니다. 우리와 상대하지 마시고 너그럽게 봐주세요."조순자는 "어머, 무슨 소리야? 온 가족이 티격태격하는 것은 정상이야. 다 넘어가자. 우리 같이 아람이를 만나러 가는 게 어때?""둘째 어머니의 말을 들으니 사촌 누나가 보고 싶어요."진원이 즉시 말했다."내가 가서 좀 치울게. 아람이가 아무래도 한 그룹의 회장이야. 우리 가족들은 그녀에게 창피를 줄 수 없어."한 무리의 사람들이 뿔뿔이 흩어지다.얼마 후, 또 모두 양복을
회장실.진개해와 조순자가 먼저 몰려들었고 진개산 등 한 무리의 진씨 집 사람들이 뒤따랐다."아버지, 어머니, 큰아버지, 큰어머니……."진아람이 일일이 인사했다."음."진개해는 솔이를 안고 있는 서현우를 한 번 쳐다보고 “잘 살아가나 봐.”라고 말했다.진아람은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라서 한참 후에 “그저 그래요.”라고 답했다“딸아, 잘 지내면 돼.” 조순자가 자애로운 어머니의 모습으로 진아람의 손을 잡고 말을 했다.다른 사람들이 진아람의 사무실을 홅어보았고 각자 의견을 발표했다.“장식이 괜찮고 품위가 있는 셈이지 뭐.”"이 와인 와인 캐비닛의 재질이 보통인데 여기 무슨 술을 진열된 거야? 내 사무실에 진열 놓았던 술과는 거리가 멀어.""방이 괜찮고 넓은데 카펫 품위가 너무 조잡하고 색깔도 어울리지 않아.""책상 위가 어지러워, 치우지도 몰라 쯧쯧……."“…….”솔이가 서현우의 품에 움츠렸고 좀 무섭다.서현우는 일어나서 솔이를 안고 사무실에서 나서 비서실 비서에게 돌보게 하고 진아람의 사무실로 돌아왔다. 거기서 진원이 와인 한 병을 열고 스스로 한 잔을 따라 흔들어 한 모금 마시고 그대로 뱉어버리고 혐오한 표정으로 말했다.“이거 무슨 술이야, 맛이 이상한데, 너무 맛없어.”서현우가 "조잡한 술은 당연히 진씨 도련님과 어울리지 않아. 내려놓아!" 호되게 말했다.진원은 서현우의 눈빛에 놀라 손을 떨었고 와인 글라스가 땅에 떨어져 선홍색 외인은 바닥에 쏟아졌다."놓아주면 되잖아, 뭐가 그렇게 무시무시해?"진원은 투덜거리며 와인 글라스를 주워 탁자 위에 놓고 ‘맛이 없어, 공짜 주어도 안 마셔.’라고 실쭉거리며 말했다서현우는 입꼬리를 살짝 꼬부라지며 진원 향해 성큼성큼 걸어갔다."뭐 하는 거야?" 진원은 놀라서 후퇴했다."서현우! 내 아들 괴롭히지 마!"진개국의 아내는 달려들었고 암범처럼 이를 악물고 서현우를 쳐다보았다."사람을 때리려 하느냐? 나를 때려죽여 봐!""막내 숙모!"진아람은 얼른 ’현우가 그런 뜻이 아닙니
“돌아가는 건 꿈도 꾸지마세요.하지만 당신들 그래도 아람의 가족이니 앞으로 진씨 가문의 의식주에 관한 모든 비용은 아람이 책임질 겁니다."서현우 말했다.“여긴 네가 낄 자리가 아니잖아.”“맞아.매일 먹고 죽기만을 기다리는 기생 오라비주제에.퉤!기생 오라비라는 단어도 너에게 있어서 고급 진 단어야.넌 그냥 낯가죽이 두꺼운 무뢰한에 지나지 않아.네가 도대체 어떻게 아람을 꼬셔냈는지도 모르겠네!”“결국엔 이 모든 것이 다 네 탓이야.너만 아니였으면 우리 진씨 가문이 이런 지경까지 전락하지도 않았을 거야.”“그만해요!”진아람은 진씨 가족들의 구설수에 질려 무표정하게 말했다."서현우의 대답이 바로 저의 대답입니다.”그러고는 서랍에서 은행 카드 한 장을 꺼냈다."이 안에 20억이 있어요.가져가 쓰세요.아껴들 쓰시고.다 쓰고 나면 다시 저에게 연락을 주세요.”“겨우 20억이야?" 진씨 가족들은 실망한 표정이었다.“20억이면 충분해.”조순자는 얼른 카드를 숄더백에 넣고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그래도 내 딸이 가장 출세했네.이제는 우리 모두를 키울 수도 있고.엄마는 네가 참 자랑스럽다.”진아람은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몰랐다.진개산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역시 아람이 제일 능력이 있네.연아,백소,그리고 원이,너희들 모두 아람을 잘 보고 따라배워.”“아람아,너 진짜 너무 대단한거 아니야?”진연아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나도 널 따라 일을 좀 배우고 싶은데.그래도 될까?”서현우가 눈을 가늘게 뜨고 진씨 가문의 사람들을 바라보았다.진씨네 가족들.정말 욕심에 끝이 없네!진아람에게 붙어 피를 빨려고 할 뿐만 아니라 회사에까지 개입하고 싶어 하다니.“언니,내가 경영학을 전공했었잖아.그전에 아버지를 도와 업무도 처리했었고.근데 지금은 할 일이 없이 매일 집에만 있어.어떻게 언니네 회사에 가서 출근할 수 없을까?"진백소가 물었다.진아람이 침묵에 빠졌다.“아니지.아람아?너 이렇게 출세했는데 사촌 동생들에게도 기회를 좀 줘.백소 업무 능력이 아주 강해.
서현우의 순순함 때문에 조순자는 순간 체면이 서는 것 같았다.그래서 그에 대한 태도도 그렇게 신랄하고 각박하지 않았다."그나저나 너는 도대체 무슨 일로 바쁘니?”“제가 의관을 인수하여 개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의관?”조순자는 멍하니 있다가 진아람을 힐끗 보고는 물었다."아람이 돈을 대줬니?”진아람이 바삐 말했다."아니요....”“그렇습니다.”서현우는 앞서 진아람의 말을 끊고 웃으며 말했다."실은 저도 다른 능력은 없어요.단지 두통이나 감기 같은 작은 병들만 치료하며 하루하루를 때우는 거죠.”조순자가 고개를 끄덕였다."맞는 말이야,그래도 남잔데.하루 종일 집에서 여자가 벌어 온 돈을 쓰는 게 무슨 능력이라고?의관이라도 열어 내 용돈 좀 벌어주는 것도 괜찮지.”“맞습니다."서현우가 순순히 말했다.진아람은 멍하니 서현우를 쳐다보았다.왠지 가슴이 찡하기도 하고 감동 되기도 했다.“그럼 가서 일 봐.잘 해.사고 쳐서 아람이 뒷수습을 하게 하지말고.참.언제 개업하니?”“이변이 없으면 내일 아침 일찍 개업할 수 있어요."서현우가 말했다.이에 조순자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그럼 내일 개업할 때 나도 한 번 가볼게.”“네,그럼 저는 먼저 일하러 가보겠습니다.”조순자는 파리를 쫓듯이 손을 흔들었다."가 봐,가 봐.”서현우는 웃으며 성큼성큼 떠났다.아람솔그룹 동쪽으로 두 거리를 사이에 둔 곳은 상대적으로 번화한 거리였다.그리고 그 거리의 이름이 바로 남관거리다.서현우는 한가로이 구경하며 20분이 걸려서야 그 거리에 도착했다.멀리서 거대한 간판이 보였고 위에는 천남의관 네글자가 새겨져 있었다.일부 직원들이 들락날락하며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서현우가 의관에 발을 들여놓은 순간 최윤정이 마침 나오고 있었다.그러다 서현우를 보더니 공손하게 웃으며 말했다."현우 도련님,오셨습니까?”“그래.”서현우는 사방을 둘러보며 고개를 끄덕였다."괜찮네,편안해 보여.”“이 집 의관의 전 주인이 급한 일이 있어 출국해야 한다더군요.그래서 의관을 사는데에 얼
“정말이십니까 현우 도련님?우리 손자가 병이 없다고요?그럼 왜...”손자가 아무런 병도 없다는 말에 좌권은 흥분되기도 하면서 어쩔 줄 몰랐다.“아이가 내성적이지요?"서현우가 물었다.좌권은 망연자실해지더니 갑자기 자책하기 시작했다."저...저도 잘 모르겠어요.”진 어르신의 은혜를 갚기 위해 그는 줄곧 진씨 가문의 집을 지키느라 집에 돌아갈 시간도 거의 없었다.그러니 손자의 상황에 대해 잘 모르는 게 정상이었다.서현우가 말했다."이런 상황이 발생하기 전 고향에 낯선 사람이 갔을 겁니다.그리고 아마도 나쁜 일이 발생했겠죠.그래서 이 아이는 낯선 사람만 보면 당황하고 긴장하게 되고 나아가 호흡이 가빠지면서 혈액이 흐르는 속도가 급가속화 되어 기절 증세를 일으킨 겁니다.이건 마음의 병이니 천천히 조리해야 합니다.먼저 마음을 안정시키는 약을 처방해 드릴 것이니 아이에게 먹이세요.그러나 이걸로 근본적인 치료는 안 될겁니다.낯선 사람과 많이 접촉하게 하세요.우울증과 같은 거니 본인이 직접 마음을 열게 해야 됩니다.”“그랬군요.”강한송이 크게 깨닫더니 쓴웃음을 지었다."의도에는 끝이 없다더니.정말 늙을 때까지 배워야하는 거였네요.현우 도련님이 오늘 또 저에게 한 수를 가르쳐 주셨네요.큰 도움이 되었습니다.”“이런 아첨은 듣기 편하네요.말도 이리 잘 하는데 책을 내는 건 어떻게 생각하세요?"서현우가 웃으며 말했다.이에 강한송이 헛웃음을 한 번 짓더니 더 이상 입을 열지 않았다.“말씀해보세요.또 무슨 일이 있으신데요?"서현우가 물었다.강한송이 겸연쩍게 웃으며 말했다."역시 현우 도련님은 영명하고 무용이 뛰어나서 무슨 일이든 현우 도련님을 속일 수 없네요.실은 확실히 부탁드리고 싶은 일이 있습니다.제가 현우 도련님의 의관에서 진료 의사로 근무할 수 있을까 해서요.”“그쪽이요?”서현우가 눈을 부릅뜨고 입을 열었다."당당 금용 7대 신의 중의 한명이자 현문의 주인으로서 이 작은 의관에 와서 진료를 하겠다고요?”강한송은 손을 흔들며 말했다."신의가 옳든 아니든
석양이 지고 저녁 노을이 하늘을 이쁘게 물들였다.서현우는 솔이를 안고 솔이는 손에 풍차 하나를 들고 바람 따라 돌고 있는 풍차를 보며 맑게 웃었다.진아람은 조용히 바라보며 피곤한 얼굴에 훈훈한 미소를 지었다.몇 분 걸어서 그들은 한 빌딩으로 들어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5층에 있는 고급 식당 내 창가 자리에 앉았다.“나 이거 먹을래...그리고 이거...이거...”솔이은 메뉴판 위의 정교한 그림을 보면서 침을 삼켰다.그러고는 작은 손으로 이것저것 짚었다.다 먹어보고 싶은 기세였다.“솔이야!”진아람이 고개를 가로저었다."낭비해서는 안 돼.넌 어차피 얼마 먹지도 못해.”“왜요.저 진짜 먹고 싶은데...”진아람이 눈썹을 곤두세우며 말했다."말 들어!”“괜찮아.솔이더러 시키라고 그래.남은 건 포장해서 가져가면 돼."서현우가 웃으며 말했다.“현우 아저씨 만세!"솔이가 기뻐하며 소리쳤다.진아람이 서현우를 힐끗 보았다."계속 그렇게 나쁘게 습관 들여 봐.나중에 애가 패악해지면 그때 가서 머리가 엄청 아플거야.” “그게 뭐가 문제야?딸은 고로 부유하게 키워야 한다고 했어.게다가 솔이에겐 당신처럼 현명하고 부드러운 엄마가 있는데 나중에 커서도 틀림없이 사리에 밝은 여자애로 크지 패악해지지는 않을 거야.”서현우는 솔이의 얼굴에 뽀뽀를 했다.솔이는 서현우의 수염에 찔려 깔깔거리며 웃었다.진아람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하지만 입가의 미소가 그에게 기분이 매우 좋다고 알려주고 있었다.곧 석양이 지고 어둠이 깔리며 온 도시에 네온사인이 반짝였다.먹음직스러운 음식들이 하나둘씩 올라오기 시작했다.솔이은 급히 젓가락을 들어 먹기 시작했다.얼굴엔 금세 음식이잔뜩 묻었다.서현우는 와인 두 잔을 따른 후 솔이에게는 오렌지 주스 한 잔을 건네주었다."솔이야.우리 같이 엄마 생일 축하해드리자.”“엄마 생일 축하해요!"솔이는 즉시 오렌지 주스를 들었다.“고마워,내 새끼.”진아람은 활짝 웃으며 서현우를 바라보았다.눈동자에는 감동적인 광택이 반짝였다."당신도 고마워.
서현우는 의관을 차린다는 소식을 굳이 숨기지 않았다.그리고 사회가 그에 대한 관심 정도에 의해 소식은 신속히 퍼져나갔다.이른 아침 서현우는 상쾌한 발걸음으로 천남 의관에 도착했다.마침 최윤정이 마지막 교정 작업을 하고 있었다.강한송은 당나라 복장을 입고 늙은 서생의 모습으로 의관을 앞뒤로 여러 번 돌아다녔다.자신의 미래 작업 환경에 만족하는 듯했다.좌권은 자신의 손자를 데리고 서현우 만나러 다가왔다.소년은 긴장이 되었는지 호흡이 순조롭지 못했다.그러고는 얼굴색이 붉어진 채 서현우에게 인사를 했다."감...감사합니다...도련님께서...저를 구해주셔서...”“긴장하지 마.”서현우가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이름이 뭐야?”“저......저......저는......"소년은 여전히 너무 긴장해서 호흡이 가빴다.한참을 더듬거렸지만 끝내는 자신의 이름을 말하지 못했다.이에 좌권은 얼른 말했다."현우 도련님,제 손자는 좌민우라고 합니다.”서현우가 고개를 저었다."아이가 직접 말하게 해야 돼요.이 심리적 장애를 극복해야만 한다고요.그렇지 않으면 앞으로 세상을 어떻게 홀로 마주하죠?"“예.예.예.현우 도련님의 말씀이 맞습니다." 좌권은 얼른 고개를 끄덕였다.소년은 깊이 숨을 쉬고는 용기를 내어 고개를 들고 서현우를 똑바로 쳐다보았다.소년은 서현우의 깊은 눈동자에서 평온함을 보았다.긴장했던 마음이 서서히 풀린 듯했다."현우 도련님,제 이름은......좌민우예요.”“좋은 이름이네.”서현우가 웃으며 말했다."공부 배우고 싶어?”“아니요.”이번엔 좌민우가 아주 깔끔하게 대답했다."전 할아버지를 따라 현우 도련님이 구해주 신 은혜에 보답하고 싶어요.”“그래,그럼 일단은 의관에서 일손을 도와,그러다 어느 날 학교에 가고 싶으면 너의 할아버지께 말해.”“현우 도련님 감사합니다.”좌민우는 즉시 무릎을 꿇으려 했지만 서현우가 부축여 세웠다.서현우는 그의 어깨를 가볍게 다독이며 말했다."공부를 하면 도리가 분명하고 현명해질 수 있어.약을 구별하는것도 마찬가지야.
서현우와 진아람은 빛줄기가 되어 먼 곳을 향해 날아갔다.번산은 미간을 찌푸린 채 종적을 감췄다.다음 순간, 번산이 서현우의 머리로 돌아왔다.“무슨 일이 일어났어?”“내 여동생이 잡혔어.”“누구한테?”“몰라, 하지만 상대방이 단서를 남겼어...”반나절이 지난 후 번산이 갑자기 말했다.“이 방향은... 큰일이야, 수라곡이야!”“수라곡?”“그곳은 진정한 수라가 존재하는 곳이야, 수라 선조가 뼈를 묻은 땅이지!”“나는 수라 혈맥이고, 극락도 수라 혈맥인데, 설마 우리가 진정한 수라가 아닌 거야?”“우리 모두가 수라 선조의 혈맥을 전승하고 있잖아!”“설마 수라 선조가 죽지 않았단 말이야?”“죽었어, 하지만...”번산의 표정이 변화무쌍하게 바뀌면서 말했다.“알겠다. 너는 제물이야.”“제물?”서현우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으면서, 자신이 노복의 힘에 침식된 후에 느꼈던 그 모든 것을 생각했다.“네 여동생은 너를 대신해서 제물이 되었을 가능성이 높아. 너는 지금 정말 가려는 거야? 아마도 우리 모두는 그곳에서 죽어야 할 거야!”“당연히 네가 수라계에서 가장 강력한 존재여야 하지 않아?”“하지만 그건 수라 선조야... 수라 선조가 도대체 얼마나 많은 수단을 남겼는지는 아무도 몰라. 나는 고사하고 역사상의 모든 수라를 포함해서 진짜 극락조차도, 수라곡에 접근할 엄두가 나지 않아...”서현우의 마음속에는 자신도 모르게 절망감이 생겨났다.‘설마 해결할 방법이 없단 말이야?’‘나영이나 내가 반드시 제물이 되야 하는 건가?’쾅!바로 그때, 멀리서 귀청이 터질 듯한 폭발 소리가 울렸다.하늘에는 핏빛 빛줄기가 미친 듯이 퍼져나갔다.끝없는 핏빛은 하늘을 찌를 듯한 거인의 모습을 구축했다.몹시 화가 난 듯이 손을 뻗어서 전방의 허공을 움켜쥐었다.그리고 그 방향에서 핏빛의 형상이 허공을 갈랐다.눈 깜짝할 사이에 서현우 등과는 이미 백 리도 떨어져 있지 않았다.“나영아!”핏빛의 형상이 혼수상태에 빠진 나영이를 바로 품에 안는 모습을 보았다.
“누구야!”혈하신존의 부릅뜬 눈이 터질 듯했다.‘이렇게 많은 중견 역량들이 뜻밖에도 동시에 죽다니!’‘누가 이렇게 할 수 있어?’그리고 그 허황된 모습을 정확하게 보았을 때, 혈하신존은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극락 선조? 그럴 리가! 그럴 리가 없어!”“극락 선조?”수많은 눈빛이 번산의 몸에 집중되었다.싸움도 멈추었다.몇 초가 지난 뒤...“극락 선조님을 뵙습니다!”수많은 사람들이 노도 같은 기세로 무릎을 꿇고 엎드렸다.이 장면은 너무나 충격적이다!극락이라는 이름은 수만 년 동안 더없이 놀라운 이름으로, 전대미문의 인물이다!그와 같은 경지에 도달한 사람은 더 이상 없었다.극도 등 세 사람은 흥분해서 미친 듯이 날뛰었다.“위풍당당하신 선조님이시여!”이미 혈하신존 앞에 나타난 번산이 입을 열었다.“혈하성궁은 제명됐어.”“아니야!”혈하신존은 미친 듯이 소리쳤다.“네가 극락 선조일 리가 없어! 어떻게 천지의 규칙을 피할 수 있어? 그럴 리 없어!”“중요하지 않아.”번산이 큰 손으로 잡았다.혈하신존은 피하려고 했지만, 온 천지가 억지로 벗겨져서 피할 공간이 전혀 없다는 걸 발견했다.“안 돼!”혈하신존은 다시 미친 듯이 고함을 지르며 털썩 무릎을 꿇었다.“극락 선조님, 살려주십시오, 제가 잘못했습니다! 사람을 내놓겠습니다!”“너무 늦었어.”번산이 뻗었던 손을 꽉 쥐었다.피식...신의 경지 중기로 최강 전력으로 일컬어지던 혈하신존은 이렇게 허무하게 핏빛 안개로 사라졌다.모든 혈하성궁 소속 사람들은 멍하니 이 장면을 보면서 하늘이 무너지는 듯이 느꼈다.혈도는 그 자리에 선 채 벌벌 떨면서, 도망갈 엄두도 내지 못했다.‘천수 랭킹 1위?’‘이런 강자 앞에서는 여전히 한낱 벌레와 다르지 않아!’“노부는 살육을 많이 하고 싶지 않다. 항복한 사람은 죽이지 않겠다.”번산이 입을 열었다.응답하는 사람이 없었다.그러나 아무도 감히 반대하지 않았다.곧이어 혈하성궁 소속 무자들이 무릎을 꿇고 투항했다.남은 네 명의
“싸우면 싸우는 거야. 극락산은 분수도 모르고 날뛰는데, 마침 이 기회를 틈타 일거에 극락산을 멸망시켜야겠어. 극락이 수만 년의 신화를 이어왔는데, 오늘 끝내는 거야!”“그래, 싸우자! 극락산을 멸망시키면 마침 자원을 좀 더 차지할 수 있어!”혈하성궁 소속 사람들은 분분히 전쟁 준비를 했다.경사스러운의 분위기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멀찌감치 달아난 손님들은 긴장한 채 주목했다.‘이 싸움은 정말 시작될까?’‘극락산은 도대체 무슨 미친 짓이야?’“왔다, 왔어! 극락산이 진짜 왔어!”“맙소사... 정말 전쟁 보루야! 극락산 저 자들이 혈하성궁과 전쟁을 시작하겠다는 게 분명해!”결혼식에 참석했는데 전쟁을 목격할 줄은 아무도 몰랐다.긴장과 격동 속에 모든 사람의 머릿속에는 물음표가 존재한다.‘도대체 왜?’사람들이 아무리 머리를 짜내도 도무지 원인을 알 수가 없었다.그리고 이 스산한 긴장 속에서, 극락산의 전쟁 보루가 혈하성궁 밖에 도착했다.혈하성궁은 이미 방어진법으로 뒤덮여 있었다.혈하신존을 비롯한 혈하성궁의 고수들은 모두 대진 밖에 선 채 음산하고 흉악한 표정을 지었다.“극도! 오늘 네가 극락산에서 우리 혈하성궁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않으면 끝장을 보겠어. 나 혈하가 너희 극락산을 멸망시킬 것을 맹세하겠어!” 혈하신존이 크게 외쳤다.소리가 천지를 진동했다.“설명? 무슨 설명을 해? 우리 극락산 직계 후손의 아내를 빼앗은 너희 혈하성궁에서 해명을 해야지!” 극도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와...”떠들썩한 소리가 천지를 뒤흔들었다.모두가 경악했다.‘혈도의 신부가 뜻밖에도 극락산 직계 후계자의 아내야? 이건 너무 엄청난데?’“X자식! 극도 네가 감히 이렇게 우리 혈하성궁을 욕보이다니, 정말 끝장을 보겠다는 거야?”혈하신존은 크게 노했다.혈도의 안색도 아주 좋지 않았다.자신은 영문도 모른 채 남의 아내를 뺏은 간악한 도적이 된 것이다.“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사람을 내놓든지 전쟁을 시작하든지 결정해!”“그럼 싸우자! 혈
모든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든, 명령은 이미 하달되었으니 절대로 바뀌지 않을 것이다.사람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명령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다.모두 돌아가서 전쟁 준비를 했다.극락산의 분위기는 금세 무거워졌다.그리고 극락산에서 영혼의 수정석을 고가로 사들인다는 소식이 전해졌다.혈도의 혼례는 큰 행사다.56개 구역의 무수한 사람들이 이 성대한 혼사에 참석하기 위해서 전송진을 타고 왔다. 그 중에는 영혼의 수정석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비싼 값에 팔기 위해서든 극락산에 아부하기 위해서든 영혼의 수정석을 잇달아 보냈다.하나씩 잇달아 들어왔다.날이 밝기 전까지 모두 800여 개의 영혼의 수정석을 수집했다.성과는 만족스러웠다.물론 극락산에서 지불한 대가도 만만치 않았다.앞으로 5년간의 자원을 모두 썼다고 할 수 있다.하나라도 잘못된다면, 극락산은 무너질 것이다.그러나 극도 등 세 신존은 아무도 개의치 않았다.‘신의 경지 후기인 극락 선조님이 계셔.’‘모든 노력은 가치가 있어.’이 영혼의 수정석이라면 번산이 4, 5 번 손을 쓰기에 충분했다.신의 경지에 이르면, 전기 경지의 10명이 반드시 중기 경지의 한 명을 이길수 있는 것이 아니다. 또 중기 경지 10명이 후기 경지의 한 명을 이길수 있는 것도 아니다.‘혈하성궁이 아무리 강해도, 신의 경지 후기 한 명과 중기 3사람을 동시에 대처할 수는 없어!’‘이 실력이면 모든 걸 깔아뭉갤 수 있어!’해가 떴다.극락산에 모든 사람이 모이자 스산한 기운이 가득했다.호기심이 가득한 사람들을 향해서 극도가 손을 휘저었다.“오늘 이후, 더 이상 혈하성궁은 없다! 우리 극락산이 수라계 1위가 되는 거야! 극락 선조님의 눈부신 무적의 영광을 이어가자!”“무적! 무적!”많은 사람들이 분분히 맞장구를 쳤다.비록 이 늙은이가 술을 마시고 정신이 나갔는지 뭘 잘못 먹고 갑자기 이렇게 자신감이 생겼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자신들은 이미 극락산과 생사를 같이 하는 처지이기에 전혀 관여
세 사람은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그리고 급히 대전 뒤쪽의 벽에 걸려 있는 한 폭의 그림을 보았다.그림 속에는 천하를 오만하게 내려다보는 독보적인 패자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그... 극... 극락 선조님?”세 사람의 심장이 거세게 뛰었다.자신에게 환각이 생긴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그게 어떻게 가능해?’‘극락 선조는 수만 년의 인물이야. 그가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규칙의 제한을 벗어날 수는 없어. 절대 지금까지 살 수 없어!’“노부는 바로 극락이다. 육신을 버리고 영혼체로 존재하지. 시간의 규칙이 없는 곳에서 수만 년 동안 잠들어 있다가 이 아이에 의해 깨어나게 되었다.”위엄 있게 입을 연 번산의 모습은 완전히 극락과 똑같았다.그 자체가 극락의 악념의 화신이니, 이 세상에 번산보다 극락을 더 잘 아는 사람은 없다.“극락 선조님을 뵙습니다!”삼대 신존이 잇달아 무릎을 꿇었다.“너희들이 아직도 나를 조상으로 여기는 거야?”“선조님, 화를 가라앉히시지요. 저희 못난 후손들 어떤 점 때문에 선조님께서 이렇게 화가 나셨는지 모르겠습니다.”세 사람은 안절부절 못하면서 물으면서, 마음속으로는 또 미친 듯이 기뻐했다.‘극락 선조님이 여전히 계신다면, 육신이 없더라도 신의 경지 후기인 영혼체는 현재 수라계의 모든 신의 경지 강자들을 쉽게 이길 수 있어.’‘혈하성궁은 개뿔!’‘극락산이 당연히 1위야!’“예전에 노부는 천하를 종횡무진 누비면서 천하무적이었어. 너희 못난 후손들은 오히려 극락산을 이렇게 쇠락한 모습으로 만들었고, 혈하성궁을 두려워하고 있지. 노부가 어떻게 화를 내지 않을 수 있겠어?”“선조님, 노여움을 푸세요!” 세 사람은 얼른 머리를 조아렸다.자신들은 억울했지만 감히 반박하지 못했다.필경 예전의 극락 선조는 정말 무적의 존재였다.한 시대를 짓눌러 버린 것이다그러나 후손들은 극락 선조의 휘황찬란했던 업적을 지금까지 이어올 수 있었다.“이 아이는 우리 극락산 사람이야. 이 아이의 아내 역시 우리 극락
계속해서 전송진을 통과하면서 반나절도 안 돼 수라계의 핵심 구역인 수라역에 도착했다.다른 곳과 다를 바 없이 핏빛이 천지를 뒤덮고 있었다.하지만 다른 곳에 비하면 번화한 지역이 한두 곳이 아니다.어떤 도시에도 큰 짐승이 대지 위에 포복하는 것과 같다. 왕래하는 무자는 가장 약한 자도 모두 생사경의 경지였다.생사경 이하의 사람들은 거의 볼 수가 없었다.서현우는 깊은 시름에 빠진 채 극무 등을 따라 극락산으로 돌아왔다.극락산은 하나의 산맥으로, 주위의 네 개의 약간 낮은 산봉우리가 중간에 있는 아주 높은 산봉우리를 둘러싸고 있다.네 개의 낮은 산은 극락산에서 허드렛일을 하는 제자, 내외문 제자들, 고위 지도층과 장로들, 그리고 극락산과 관계가 있거나 종속된 크고 작은 가문의 거주지이다.중간의 아주 높은 산봉우리는 직계 후계자만 거주할 수 있다.극락노조의 혈맥을 품고 있는 적통만 극락산에 장기 거주할 수 있는 것이다.다른 사람들도 극락산에 올라갈 수는 있지만 오래 머무를 수는 없다.서현우의 출현은 극락산을 들끓게 했다.거의 모든 직계 자제들이 서현우를 보러 달려왔고, 궁금해하거나 불만을 내비치면서 서현우와 겨루면서 실력을 한 번 보고 싶어했다.특히 극상 등이 서현우에게 한 수만에 졌다는 소식을 듣자, 손이 근질거리면서 서현우에 대한 호기심은 더욱 넘치게 되었다.그러나 극무는 서현우를 데리고 다른 두 신급 강자들을 만나러 갔다.하얀 수염을 기른 노인은 극도라고 하고, 또 체구가 크고 우람한 남자는, 극전이라고 한다.서현우를 훑어보는 두 사람의 시선에는 호기심이 가득했다.“극락노조의 혈맥은 밖에서는 거의 전해지지 않았는데, 네가 혈맥을 이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구나. 앞으로 극락산에서 편히 살면서 잘 수련하도록 해라.” 두 사람은 서현우에게 매우 친절했다.아무래도 직계 혈맥이 너무 적기 때문이다서현우는 예를 갖추면서 물었다.“감히 두 신존에게 여쭙겠습니다. 혈도가 곧 결혼할 상대의 이름은 어떻게 됩니까?”극무는 갑자기 흥미를 느꼈
“일이 좀 늦어졌어요. 수확은 그런대로 괜찮았어요.”서현우가 얼버무리며 말했다.“그럼 됐어요.”홍세령은 고개를 끄덕였다.“곧 나갈 거예요. 준비하세요.”서현우도 알았다고 말했다.홍세령이 말한 준비가 무슨 뜻인지 알고 있다.지금은 갱도 세계의 통로가 닫히기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모든 사람들이 이 시점에서 또 다른 문제가 생기는 걸 바라지 않았다. 만약 나가는 시간이 지체되어 이 안에서 말살된다면 너무 가치가 없는 일이다.하지만, 나간 뒤에는 확실하지가 않았다.아주 혼란스러운 싸움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예로부터 이처럼 재물 때문에 죽고 죽이는 싸움을 벌였다.윙...곧 문이 열렸다.거의 백만 명에 가까운 무자들이 몰려나왔다.서현우가 뒤를 돌아보니 빛줄기들이 잇달아 스쳐 지나갔다.그것은 신급의 강자들이다.그들의 눈빛에서 분노와 어쩔 수 없다는 기색이 드러났다.11층과 12층을 왔다갔다하면서 찾았다.거의 물샐틈없는 수색이었다.그러나 결국 만령광모의 흔적은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어떻게 그들이 실망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서현우는 무의식적으로 입술을 핥았다.‘만령광모가 내게 있다는 이 비밀을 끝까지 지켜야 해.’이번 갱도 세계로의 여정에서 최대 승자가 된 서현우가 환고광맥의 중심부로 돌아왔다.짧은 침묵 끝에 싸움이 시작되었다.신급의 강자들은 이에 대해 조금도 동요하지 않았다.최고 세력의 대열에서도 감히 움직이는 사람이 없었다.주화입마된 자들이 예외적으로 이들을 건드렸지만, 모두 빨리 죽게 되었다.모두들 공중으로 솟아올라서 전쟁처럼 미친 듯이 싸우는 지면을 바라보며 무표정한 표정을 지었다.“가자, 이제 떠나야지.”극무가 담담하게 말했다.홍세령은 서현우를 깊은 시선으로 바라보았다.“시간이 있으면 다시 함께 탐험하도록 해요.”“그래요.” 서현우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잘 지내세요.”“잘 지내세요, 아마도 곧 극락산에 갈 거예요. 그때 다시 이야기하죠.”“안녕히 계세요.”서현우를 보고 또 홍세령을 보
“무슨 뜻이야?” 서현우의 안색이 변했다.“흥분하지 말고 내 말을 들어.”번산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나는 육신이 없어. 일단 손을 써서 공간의 장벽을 열면 령혼체는 순식간에 공간의 역량에 의해 없어지게 돼.”“나한테 빙의하면 안 돼? 그때 극무를 속인 것처럼?” 서현우가 다급하게 말했다.번산이 말했다.“그때는 내 영혼의 힘이 약해서 너에게 해를 끼치지 않았지만, 지금은 안 돼. 너의 육신의 강도가 이미 내 영혼의 부착을 지탱하기에 부족해.”서현우의 얼굴은 더없이 일그러졌다.“설마 다른 방법이 없단 말이야?”“내가 한 신급의 강자에게 공간의 장벽을 열도록 강요할 수는 있어. 그러나 지구의 좌표를 확정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야. 게다가 그 신급 강자가 너에게 열어준 것이 바로 지구의 공간 장벽이라는 것을 확신할 수 없어. 만약 어떤 험악한 곳으로 전송되면, 다시 지구의 좌표점을 찾는 것이 더없이 어려워질 거야.”‘사실 번산은 아주 보수적으로 말한 거야.’‘완전히 낯선 세상에서 길을 잃는다면, 지구의 좌표를 알아내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야.’‘게다가 그곳에 신급의 강자가 있는지, 수라계의 공간 장벽을 다시 뚫을 수 있는지도 확실치 않아.’‘불확실한 요소가 너무 많아.’‘억지로 강행한다면 목숨을 가지고 농담을 하는 거야.’“방법이 또 있어?” 침묵하던 서현우가 물었다.“그리고.”번산이 한숨을 내쉬었다.“내가 강제로 내가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은 깨달음을 너에게 주입할 수 있지만, 반드시 네가 나의 깨달음을 복제해서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다는 것은 아니야. 너는 사람마다 길이 다르고 깨달음이 다르며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는 방향도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해.”“게다가, 너의 바탕과 축적된 실력은 신급 경지와 비교해서, 아직 일정한 차이가 있어. 일단 실패하면, 결과는 네가 잘 알 거야.”서현우는 이를 악물었다.비록 가슴이 설렜지만, 그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나도 내 영혼의 힘을 없애
만령에게 감격한 번산이 웃었다.“고마워, 만령. 만약 네가 아니었다면 얼마나 오래 걸려야 이 정도로 회복될 수 있었는지 모르겠어.”“아빠 말을 들은 거예요.” 서현우의 곁으로 달려간 만령은 한 손을 안고서 의지하는 표정을 지었다.서현우는 만령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으면서, 이 새로 얻은 딸에 대해서도 보호의 정이 더 많아졌다.번산은 활짝 웃으면서 이 장면을 보고 있었다.“얼마나 남았어?” 서현우가 번산에게 물었다.번산과 공생 계약이 있기에 서현우도 번산의 영혼체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음을 느낄 수 있었다.이 사실에 서현우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영혼의 수정석은 아주 드물고 얻기 어려워. 정말 밖에서 찾는다면 수라계 전체를 다 찾아도 천 개를 찾을 수 없을 거야.’‘이렇게 많은 양으로도 번산의 영혼체를 완전히 회복시키지 못했으니 정말 엄청난 거야.’‘그리고 신경 후기인 강자의 영혼체가 얼마나 무서운지 알 수 있어.’“지금 내 실력은 신의 경지에 막 들어갔다고 할 수 있어. 2천 개만 더 있으면 완전히 회복될 수 있을 것 같아.”번산이 기대하는 말투로 말했다.서현우는 혀를 내둘렀다.‘말은 편하게 하네.’‘만약 만령이라는 만령광모의 존재가 없었다면, 번산은 평생 영혼체를 복구할 수 없었을 거야.’“완전히 복구되면 신의 경지 후기에 도달할 수 있어?”서현우가 물었다.“그래.”번산은 아주 자신있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그러나 내가 손을 대면 영혼의 힘을 소모하게 돼. 영혼의 수정석만 이를 보충할 수 있어.”서현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해했음을 표시했다.‘육신을 가지고 있는 무자는, 흡수하는 것이 정기든 혈악의 힘이든 모두 천지 사이에서 보충할 수 있어.’‘육신이 그릇과 같은 역할을 하는 거지.‘그러나 번산은 영혼체야. 그에게 가장 적합한 악의 몸은 이미 부패하고 소멸되었어. 이 세상에는 아마도 누구의 몸도 지금의 번산을 수용할 수 없을 거야.’‘번산은 영혼체의 상태로만 존재할 수 있다는 얘기야.’‘육신이 없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