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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6장

"딸아!"

뒤늦게 정신을 차린 조순자는 자신이 목숨을 잃을 뻔한 것도 잊고 부들부들 떨며 진아람 앞으로 달려갔다.

"딸, 빨리 승낙해! 앞으로 넌 군신 부인이야! 이 세상 모든 여자가 널 부러워할 거라고! 빨리 승낙해!"

"아람아."

진 할머니는 눈물을 머금으며 말했다.

"이 할미가 널 어렸을 때부터 가장 예뻐했지. 네가 고생하고 힘들어하는 걸 보고 할미의 가슴이 갈기갈기 찢기듯 아팠단다! 이제 됐어, 군신이 널 이토록 사랑하잖아. 이건 전생에 나라를 구해 얻은 복이라고. 앞으로 더 이상 고생하지 않아도 돼. 평생 부귀영화를 부릴 수 있단 말이다! 네가 이렇게 좋은 사람을 만나게 되어 이 할미는 너무 기쁘구나!"

"딸아, 군신이 너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잖아. 빨리 대답해."

진아람은 절박한 얼굴을 한 세 사람을 한번 보더니 갑자기 웃고 싶었다.

그러다 천천히 일어나 세 사람을 향해 깊이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

"할머니, 어머니, 아버지, 지금껏 키워주셔서 감사해요."

"아람아, 너 지금 이게 무슨 짓이야?"

세 사람은 삽시에 안색이 변했다.

진아람은 아랑곳하지 않고 몸을 돌려 손량을 마주하고 눈물을 닦았다. 그녀의 눈동자에는 놀랍게도 의연함이 배어 있었다.

"손량, 과거의 네가 손가의 도련님이든, 지금의 서량 군신이든, 네가 어떠한 권력을 가지고 있든, 평범한 사람이든, 나 진아람은 단 한 번도 너를 좋아한 적이 없어!"

"뭐라고?"

진개해는 격노한 사자처럼 포효하며 손을 높이 올렸다.

그러자 동원이 살의를 품은 눈으로 그를 쏘아보았다.

"어디 아람이 털끝 하나라도 건드려 봐!"

순간 진개해의 마음속에 솟구쳤던 분노가 공포로 물들어져 갔다 .

집안 어른들의 안색이 점점 더 미묘하게 변해갔다.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감히 손량의 말을 거역하다니! 다들 이 진아람이라는 여자가 겁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들과 달리 손량은 오히려 매우 평온한 표정이었다.

그는 이미 진아람이 이럴 것이라고 짐작했었다. 오늘 이런 일을 벌인 것은 단지 서현우를 욕보이게 하기 위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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